논단
[치과신문 논단] 치과에서 만난 ‘테토녀’와 ‘에겐남’
몇 달 전 저녁 식사 자리에서 둘째 딸이 아내에게 “아빠는 에겐남이야?”라고 묻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에겐남’이라는 단어가 낯설었지만, 지금은 모르는 이가 드물 정도로 널리 쓰이고 있다. 최근 MBTI만큼이나 MZ세대 사이에서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테토녀’와 ‘에겐남’이다. 테토와 에겐은 각각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을 줄인 말이다. 단순히 ‘남자 같은 여자’, ‘여자 같은 남자’를 뜻하기도 하지만, 좀 더 정확히는 테토 성향은 이성적이고 현실적이며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유형을, 에겐 성향은 공감 능력과 감수성이 뛰어나고 배려심이 깊은 유형을 지칭한다. 언뜻 재미있는 유행어 정도로 보일 수 있으나, 이 말이 사회 전반에서 유행한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성 역할의 경계가 흐려지고, 소통방식과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 또한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치과 진료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에는 “원장님이 알아서 잘 치료해주세요”라고 하던, 소위 ‘오마카세’식 진료를 선호하는 환자들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치료 방식을 선택하며, 의료인의 설명과 배려를 당연한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