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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유시유종(有始有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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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746)

얼마 전 학술대회에서 점심식사 시간에 강단에 올라온 연금회사 직원이 “치과의사의 정년은 언제일까요?”라고 질문했다. 연자는 대략 65세라고 답했다. 하지만 필자는 65세 이전에 은퇴한 선생님을 별로 보지 못했다.

 

그럼 최근 치과의사 정년은 실제로 언제일까. 물론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AI에게 외국과 한국을 비교하여 은퇴시기를 물어보았다. 미국은 68~69세, 호주는 66세 정도, 캐나다는 63세 정도, 일본은 60대 후반에서 70세 전후, OECD 국가는 63~67세가 가장 많다는 답변을 받았다. 최근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추세로 60대 후반에서 70세 초반으로 유추된다.

 

일반 직군에 비하면 의사와 치과의사가 상당히 더 오래 일을 하는 경향이 있다. 20대에 면허를 취득하고 대략 40여년 환자를 진료하고 은퇴를 한다. 공무원이나 선생님처럼 연금이 없는 개인사업자다 보니 스스로 은퇴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것도 부담일 수 있다.

 

얼마 전 필자와 가장 친한 선배님이 은퇴하셨다. 2년에 걸쳐 환자를 테이퍼링하고, 마지막 환자의 교정 장치를 철거하고 병원을 폐업하셨다. 마지막 병원 장비를 정리하는 날에 들러서 같이 식사를 했다. 치료가 종료된 환자의 교정용 유지장치에 혹시 문제가 생기면 부탁한다는 당부도 있었다. 의료인으로서 자신의 환자를 마지막 한 명까지 끝내고 은퇴하는 모습은 참 아름다워 보였다.

 

자고 일어나면 야반도주하거나 치료비를 선수금으로 받고 먹튀하는 치과 소식이 적지 않게 들리는 요즘이다. 이런 때 치료기간이 긴 교정치료 환자를 마지막 한 명까지 손수 정리하신 모습은 유종의 미를 거두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세상일은 유시유종(有始有終)으로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다만 시경에 나온 靡不有初, 鮮克有終(미불유초, 선극유종 : 시작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나 능히 끝까지 마무리하는 사람은 드물다)처럼 잘 마무리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유종의 미(有終之美)라는 표현이 있다.

 

치과의사 중에서도 교정의는 늘 기존 환자 마무리가 고민이다. 병원을 다른 이에게 인수를 시키더라도 스스로 마무리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처음 치료 계획을 세웠으니 마지막까지 교합이 완성되는 것을 보고 싶은 마음이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그런 당연한 일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참 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요즘 임플란트 수가 덤핑 사태를 보노라면, 비록 필자가 교정의라서 한 번도 임플란트 시술을 해본 적이 없지만, 치과의사로서 한심함을 넘어 참담함 마저 느낀다. 그저 정상적인 수가를 받으면 되는데, 혹은 그저 5~10% 정도만 할인해줘도 되는데 꼭 20만원까지 광고를 해야 했을까. 저인망 그물로 치어까지 모두 잡아버리면 안 되는 것은 어부의 기본 상식이다.

 

자신만 살기 위하여 덤핑을 하면 결국 그 수가가 자신에게 되돌아오게 된다. 덤핑은 기본 파이를 축소시키기 때문에 결국 자신도 먹을 것이 없게 된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치과계는 황폐화 될 것이다. 바다가 황폐화 되면 결국 살아남는 고기가 없게 되듯이 환자들이 20~30만원 임플란트 가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어느 순간엔 100만원 가격에 놀라게 된다.

 

어떤 물건에 대한 사회적 가격 인식이 있다. 라면 한 개는 아무리 비싸도 5,000원을 넘지 않는다는 인식이다. 임플란트는 대략 100만원 이상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있었는데, 이런 인식이 100만원은 비싸다는 인식으로 바뀌면 생각이 저항을 받는다. 아직은 그래도 사회적 인식이 남아있으나 ◯튜브에서처럼 지속적으로 저가광고에 노출되면 멀지 않은 시기에 사회적 인식이 30만원으로 바뀐다.

 

그땐 덤핑치과는 10만원으로 낮춰야 하는 부메랑을 맞고 결국 공멸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된다. 이는 과정도 중요함을 말하는 것이다. 시작과 과정과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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