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0년 전 안양천을 따라 광명으로 서독터널을 통과해 칠리저수지와 물왕저수지, 소래생태공원을 지나 소래까지 갔다가 캄캄한 밤중에 응봉동까지 돌아오는, 150㎞를 거의 탈진상태로 돌아온 일이 있다. 그때는 지금보다 젊은 나이인 60대 초반이었다. 그러나 몸은 세월을 거스를 수 없어 이제는 1년이 다르게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 라이딩거리 150㎞를 생각하면 내가 어떻게 다녀왔나 하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의심케 한다. 70이 넘은 지금의 필자로서는 자전거를 그렇게 멀리 탈 수가 없다. 그래서 지금은 50~70㎞를, 자연과 역사를 더불어 되씹고, 맛을 찾아다니는 자전거여행으로 바꾼지 오래다. 우리나이의 몸에 알맞고 즐거운 라이딩에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이다. 그때 소래의 정경은 서민들의 삶이 스며든 낭만적인 포구였다. 그 때를 잊지 못하고 다시 소래를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때처럼 전 코스를 자전거로 갈 수 없어서 전철을 이용해 거리와 시간을 절약하며 몇 개의 방문지를 섞어 가기로 했다. 송도국제신도시를 거처 소래로 가는 50㎞ 코스다. 자동차로 드라이브 할 수 있는 코스라 드라이브하는 사람들은 이 코스가 낭만에 젖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좋은 코스라 여겨진
휴대전화를 수리하는 서비스 기사들이 고객 몰래 휴대전화의 설정을 바꿔서 본사의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받지 못하게 하는 사례가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그 이유는 고객이 서비스 만족도 평가를 하지 못하게 하려고 그런다는 것인데,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수리기사들은 서비스 만족도가 만점에서 단 1점만 깎여도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불이익이라는 것이 보통 200만원 안팎인 월급이 최대 50만원까지 깎이기도 하고 고용 자체가 불안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수리기사들이 잘못된 방법을 쓴 것이고 기업에서 고객만족도를 조사해서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업경영의 방법이므로 기업에서 고객평가를 한 것을 뭐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심평원에서 진행하려고 하는 환자경험평가 설문내용을 보면 “담당 의사(간호사)는 귀하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어 대하였습니까?”, “담당 의사(간호사)는 귀하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주었습니까?” 등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환자의 경험으로 공평한 대우를 받았는지, 치료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는지에 대한 문항도 있다. 이런 문항이 객관성을 근거로 평가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든다. 원칙적으로는 환자를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집착’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집착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것에 늘 마음이 쏠려 잊지 못하고 매달림’이다. 불교 용어로는 ‘그릇된 분별로써 어떤 것을 탐내어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함’이다. 그런데 영어표현으로 집착에 딱 맞는 용어가 없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Attachment는 애착이고 Fixation은 고착이라 번역한다. Obsession은 강박이고 Paranoia는 편집증이다. 따라서 집착에 정확하게 해당하는 용어를 찾기가 어렵다. 일부 사람들은 애착과 집착이 유사한 유형인데 결과가 긍정적이면 애착이라 하고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면 집착이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불교적 개념에서의 집착은 애착도 포함한 광범위한 개념이다. 아마도 집착이란 단어가 ‘건달, 이판사판, 아수라판’ 등과 같이 불교적 개념을 지니고 장착한 탓인 듯싶다. 이런 심리를 강도에 따라 분류해보면 ‘애착<집착<고착<강박<편집’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애착에 대한 연구는 2차 세계대전 때 시작됐다. 적의 폭격을 피하기 위해 시골로 피한 아이들이 부모들과 떨어져 생활하면서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여 연구가 시작됐다. 애착이나 집착이나 분리불안이나 욕
대한치과의사협회 제30대 회장단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이미 지부장 직선제 선거를 치른 효과로 협회장 직선제에도 상당한 관심을 나타내는 회원들이 늘고 있다. 그렇지만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일반 회원들은 선거에 대한 무관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치협 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제주지부를 시작으로 21일 대전지부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제30대 치협 회장단 선거 후보자 정견발표회’를 개최하고 있다. 후보자들은 거의 매일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정견발표 및 토론회에 임한다. 가히 살인적인 일정이다. 거의 매일 회장 후보를 비롯해 3명의 선출직 부회장 후보들까지 지역 투어를 해야 하는 셈이다. 심지어 모 지부는 평일 오후 3시로 일정을 정한 경우도 있다. 물론 각 지부가 정견발표회를 유치해 유권자들에게 후보자들의 정책과 비전을 알리고 비교할 수 있게 하자는 욕심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막상 대다수 정견발표회장에서 지부와 후보자 캠프의 관계자들 외에 일반 유권자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 그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물론 과거의 사례에서도 정책발표회나 토론회에 일반 회원들이 참여하는 경우가 드물기도 했다. 또한 정책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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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던 가을의 어느 날 오후, 점심시간에 배달되어온 치과신문을 읽던 중 나의 눈길을 끄는 기사가 있었다. “베트남 치과의사 되기에 관한 모든 것”. 평소 막연히 노년에는 따뜻한 남쪽나라에 가서 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던 나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그 때부터 뜻이 있는 대학동기 3명과 함께 베트남 치과의사 면허 취득을 위한 영어자격시험 준비가 시작되었다.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으나 여권 공증과정과 주한 베트남 대사관의 공증과정은 처음 해보는 일이라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올해 1월 21일로 시험일자가 확정되고 오래간만의 시험을 치르게 되니 몸은 바쁘지 않으나 마음은 왠지 부담이 되고 떨리기까지 하였다. 서류는 홍익메덴의 문영철 사장과 구본혁 법인장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접수를 마치고 약간의 시험준비(필기는 TOEFL Reading 위주, 인터뷰는 9월에 시험을 치른 경험자에게 정보를 얻어 인터넷 searching과 3~5분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영어로 준비)를 하였다. 오랜만에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가족들은 적극적인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드디어 1월 20일 우리는 베트남 호치
개원 초창기 겨울, 아침 출근 시 나는 사뭇 로마 원형경기장에 등정하는 검투사 심정이었다. 파카잠바, 모자, 장갑, 안경, 넥타이, 귀마개로 중무장한 후 스님의 말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一日不作 一日不食)”를 되새기며 나섰다. “오늘은 또 어떤 환자와 맞서게 될까? 칼과 창 대신 한손에 핸드피스, 한손에 미러를 들고 유효적절한 언사를 날리며 적시타를 터트려야 할 텐데…” 오전 대기실에 그득했던 사자들을 다 처치하고 나면 입은 마르고 허기지고, 그냥 ‘히키코모리’이고 싶었다. 환자 많은 게 죄였다. 그땐 다 그랬다. 누구와 점심 같이 하자고 전화할 여유가 없었다. 단골 칼국수 집은 혼면을 하며 환자진료를 복기하고, 반성하고 후회하는 한 시간의 도피처였다. 세로토닌이 분비되고 오후 이차전에 대비한 자가 치유의 시간이었다. 그러다 여기저기 감투를 맡게 되었다. 매주 도시락 조찬모임이 있는 날이 있었다. ‘말하며 듣고 생각하며 먹는’ 주요행위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생리에 거슬렸지만 요령을 터득하는 공부가 됐다. 그날은 번번이 11시가 넘어서야 환자들을 비집고 들어갔는데, 내가 소문난 명의인가 착각할 정도였다. 조석으로 호텔을 출입할 때면 사업가인
일본 삿포로를 다녀오던 길에 공항 출국장이 많은 인파로 대기하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요즘 저가항공의 등장으로 제주와 일본은 과거에 비하여 항공료 반값으로 여행이 가능하여 관광지는 인파가 많은 편이다. 날씨가 추운 탓과 눈이 많이 내린 이유인지 노인 팀은 별로 보이지 않았지만 중장년이 많았다. 긴 줄에서 지루하게 기다리다보니 본의 아니게 앞에 서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일부러 들으려했다기보다는 쉼 없는 대화가 들려왔다는 것이 옳겠다. 두 팀이 있었다. 앞쪽 6명은 대략 45~50대 정도의 중년 여성 집단이고, 뒤쪽 4명은 30대 초중반 쯤 되어보였다. 오랜 시간 지루했던 두 집단은 자연스럽게 관광을 온 이유로 대화를 시작하였다. 중년여성 팀은 이번에 고3이 끝나고 대입시험이 종료된 엄마들의 관광이었다. 30대 여성 팀은 아이들이 초등학교 3~5학년 정도의 엄마들로 고등학교 동창모임에서 온 것이었다. 중년 팀은 30대 팀에게 끊임없이 앞으로 벌어질 아이들의 일에 대하여 무용담처럼 가르쳐주었다. 그 이야기를 듣던 필자는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오류를 발견하였다. 그들은 마치 자식이 대학에 합격하는 순간 부모로써 해야 할 일들이 모두
사무장병원은 전국 곳곳에 독버섯처럼 퍼져있다. 사무장병원은 크게 세 가지 형태다. 의료인이 아닌 자가 의료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개설하는 경우, 불법 네트워크치과처럼 의료인이 한 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 운영하는 경우다. 이 모든 형태의 사무장병원은 국민에게도, 국가에도, 의료인에게도 해로운 백해무익(百害無益)한 기생충과 다름없다. 지난 5년간 사무장병원으로 적발된 건수는 960여 건에, 부당이익금은 1조4,000억 원에 달하는 등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적발 건수가 해마다 증가한다는 것은 당국이 아무리 적발하더라도 병원경영지원회사 및 법인의 불법 전매 등 불법개설 유형이 날로 고도화되면서 사무장병원은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어쩌면 사무장병원을 운영하는 사무장 또는 의료인이 적발됐을 때 받는 벌금형 처벌보다 벌어들이는 수익금액이 엄청나므로 또다시 사무장병원 개설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할지도 모른다. 지난달 28일 ‘사무장병원 근절방안 마련을 위한 법률개정공청회’에서는 의료인을 고용한 사무장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에 이견이 없었다. 사무장과 마찬가지로 고의로 면허를 대여하고 이익을 취한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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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과의사협회 유사 이래 처음으로 전체 회원들의 민의로 회장을 뽑는 직선제가 시행되고 있다.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도 최근 직선제로회장단을 선출했다. 물론 협회 출범 초창기에는 회원이 몇 안 돼 직선으로 총회를 치렀을 것이다. 그 이후 회원이 많아지고 전국적인 조직이 되어가다 보니 원활한 회의 진행과 의견 수렴을 위해 대의원제가 채택되었을 것이고, 많은 변화 끝에 올해는 직선제를 채택해 직선 서울지부 회장단이 탄생하게 됐다. 그동안 직선제에 대한 열망은 가득했지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에 대한 불안감과 일부 기득권층의 반대에 부딪혀 계속 미뤄지기만 했던 게 사실이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다지 어려움도 없었고, 예상했던 부작용들도 없었다. 걱정했던 그 모든 것들이 쓸데없는 기우였고, 막상 해보니 전 회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선거가 됐다. 또한 필자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검증되지 않은 예상 밖 인물의 출현도 없었다. 오래 전 모 의료인 단체의 첫 직선제 시행 시에 의외로, 전혀 알려지지 않은 후보자들의 출현과 그들의 선전으로 의외의 결과가 나와 많은 의료인이 놀란 적이 있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강릉원주대 치과병원장인 엄흥식 교수가 치과에서 가장 오랜 시간 함께하는 동료이자, 손의 연장인 치과 기구들을 사진에 담아 책으로 펴냈다. 20년 가까운 시간동안 500여 기구 속에서 역사를 지닌 기구들의 참모습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삶의 흔적과 세월을 사진 곳곳에 담아냈다. 저자는 치료와 수술에 동원되고, 소독기에서 고온과 고압에 시달리며 생긴 흡집과 변색에서 그 기구가 거친 역사, 치과의사가 되고 좋은 치과의사가 되려 노력한 자신의 역사, 힘든 시기를 겪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발전해 온 치과병원의 역사까지 함께했던 순간들을 실었다. 저자는 그 역사를 찍고 싶은 마음으로 세월의 흔적을 세밀하게 보여주는 작은 기구들을 하나하나 찍었다. 무뎌지고 흠집 나고, 변색된 기구의 모습에서 스스로를 발견했다. 꾸준히 한 길을 걸어온, 작지만 큰 역사, 저자의 과거에 의해 만들어질 미래를, 작은 도구를 찍은 사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출판사 : 대한나래출판사 저 자 : 엄흥식 가 격 : 40,000원 문 의 : 02-922-7080
복지부는 의료인 등의 명찰착용 시행시기를 2017년 3월1일에서 최소 1개월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의료인 명찰착용 의무화는 일부 성형외과의 유령의사 수술로 인한 폐해를 없애기 위해 제정됐다. 그러나 명찰 착용이 수술실에서의 유령의사를 단절시키는 묘약이 될 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의원급 의료기관을 위축시키는 악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의료인들이 명찰을 착용할 때 환자의 신뢰도가 향상되는 것이 사실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명찰 패용을 위반했을 때 과태료를 내야 하는 규제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 꼭 필요하다면 권고사항으로 정해 두는 게 적당하다. 즉, 자율에 맡겨도 되는 영역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인 명찰 착용 의무화는 개원가의 주축을 담당하는 간호조무사들의 업무의욕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특히 업무영역에 대한 분쟁의 불씨가 도사리고 있는 치과의 경우, 간호조무사의 치과 기피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여 치과 보조인력의 이탈에 불을 지필 것이라는 불안감이 개원가를 엄습한다. 현재 치과 개원가는 진료보조 인력 구하기 전쟁 중이다. 대도시나 대형병원을 제외한 개원가는 몇 달을 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