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문항은 조용한 작은포구다. 많은 배가 고기 잡으러 나갔는지 고깃배 몇 척이 정박해있고, 사람도 없어 한적하기만 하다. 우리는 한국전쟁 때 3.8선을 넘었던 국군의 자랑스런 진군을 생각하며, 기사문항을 떠난다. 3.8선 휴게소부터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돼 이제는 본격적인 경사각 5%이상의 업힐이 시작된다. 3~4㎞의 지루한 오르막! 5%가 넘기 시작한다. 신입대원은 자신의 힘을 믿고 선두로 치고 나간다. 신입대원은 죽을 힘을 다해 안보일 정도로 앞서 나간다. 내 뒤의 오벨로 대원이 혼자말로 말한다. “저러다간 주저 앉을텐데...” 고개는 오르막, 내리막이 있어야 재미가 있는데 이 고개는 줄곧 오르막이다. 몇 ㎞를 갔을까 앞서가던 신입대원의 속도가 줄기 시작한다. 경력이 오래된 대원은 어떤 종류의 언덕에서도 자신의 템포를 잃지 않는다. 항상 같은 템포로 달려 신입대원을 추월한다. 거의 언덕을 몇 백 미터 앞에 두고 신입대원의 페달링 횟수는 줄어들어간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발이 말을 듣지 않는 모양이다. 한참 뒤늦게 올라와서는 주저앉아 버린다. 그리고는 여성대원에게 “어쩌면 힘이 그렇게 셉니까”라고 묻는다. 여성대원의 말은 간단하다.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
가천대학교 길병원이 IBM의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Waston for Oncology)’를 다음달부터 암 환자 진료에 본격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바둑에서 구글의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은 충격적인 사건은 인공지능이 사람과의 승부에서 이길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이제는 의학에서 인공지능의 판단이 직접 진료에 적용된다는 것은 새로운 시도이며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건이다. 2013년 2월 IBM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60만 건의 의학적 근거, 42개 의학 저널과 임상시험 데이터로부터 약 200만 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학습했다고 한다. 진단 정확도도 전문의들과의 진단 일치율이 대장암의 경우 98%, 직장암 96%, 방광암 91%, 췌장암 94%, 신장암 91%, 난소암 95%, 자궁경부암 100%에 달하고, 백혈병의 경우 83% 정도의 일치율을 보였다. 하지만 상당한 수준의 진단능력을 가진 것은 맞는 것 같으나, 이 정확도를 어떻게 검증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다고 할 수는 없는 상태다. 과학이 무언가를 결정적으로 입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 보다는 어떤 가설이 참일 가능성을 높이거나 낮추는 증거를 모으는
의료기관의 개별적 노동관계를 규율하는 준거규범은 성문법인 근로기준법과 근로자와 맺는 근로계약서, 병원에 확립된 관행 등이 거론될 것이다. 오늘은 사규로 속칭(俗稱)되는 취업규칙의 내용과 적용 등에 관하여 알아본다. 1. 취업규칙이란 무엇인가? 의료기관에 다수의 근로자가 재직하는 경우 재직 중 근로자가 지켜야 하는 직장질서, 임금, 근로시간 등과 같은 중요한 근로조건 등을 규정하는 것으로 효율적인 병원의 운영을 위한 일반규범을 뜻한다. 2. 취업규칙은 누가 만들고 변경할 수 있는가? 이와 관련하여 근로기준법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93조(취업규칙의 작성·신고)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따라서 상시근로자 10인 미만 병원의 경우 인사노무관리의 필요성으로 인해 취업규칙을 제정할 필요는 있지만 이를 관할 고용노동부에 신고할 의무는 없다. 3. 재직근로자가 10인 미만이라면 취업규칙을 굳이 만들어야 하는가?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개별적 노동관계를 규율하는 데는 근로기준법과 근로계약서와 병원에 확립된 관행 등이 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은 그 적용
이번 교육부 국정조사 내용이 우리나라 학생들의 심리적 현주소를 나타내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 교육부 담당 소속 의원은 “올해 초·중·고등학교 학생 중 6만여명이 심리상태가 전문가의 추가 검사나 상담이 필요한 ‘관심군’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학생 중 70%만이 전문기관에서 치유 및 치료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30% 학생은 학부모 거부 등으로 치료가 단절되거나 교육청의 지역 연계 인프라 구축 부족 등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경쟁 교육체제를 바꾸는 것이 근본 대책이다”고 밝혔다. 교육부에서는 매년 학생정서행동 특성검사를 실시한다. 이 검사는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와 상담 등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매년 초등학교 1·4학년과 중·고등학생 1학년을 대상으로 온라인·서면 검사 방식으로 이뤄진다. 올해 실시한 학생정서행동 특성검사에서 초·중·고생 191만여명 중 3.2%인 6만여명이 ‘관심군’으로 분류됐다. 그 중 자살을 생각하는 중증도의 위험수준으로 평가된 학생이 지난해 8,613명보다 1,011명 증가한 9,624명이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현재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 중에 6만여
최근 다른 의사의 명의를 빌려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운영한 의사에게 지급된 급여비 44억여 원을 환수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의료법 제4조 2항(의료인은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을 위반한 것으로 바지원장과 실제 개설자의 연대책임을 물은 것이다. 이는 사무장병원의 실질적 개설자인 의료인에게 배상책임을 물은 최초의 사건으로서 향후 사무장병원 척결에 청신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명의를 빌려준 의사에게도 건강보험공단은 56억원의 요양급여비 환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사무장병원에서 실질적인 이익을 챙긴 실소유주는 주로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는 경우가 많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반면 경제적 약자인 바지원장에게는 면허 정지와 함께 급여비 환수 폭탄을 내려 자살에 이르게 하거나 파산 지경에 빠뜨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이는 처벌에 있어 주객이 전도된 경향이 강했고, 사무장병원을 적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내부자 고발을 막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젠 의료기관의 실소유주도 거액의 환수 대상에서 빠져나갈 수 없어 사무장병원 개설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위 사건에서 병원경영회사의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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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병원에서 정기적(정기 상여금) 또는 비정기적(비정기 상여금)으로 형태로 격려금, 위로금, 속칭 명절떡값 등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의 법적성질과 이와 관련한 근로기준법의 적용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상여금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43조(임금 지급) ②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임시로 지급하는 임금, 수당,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면서 단서의 사례로 ‘1개월을 초과하는 기간에 걸친 사유에 따라 산정되는 상여금(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3조 3호)’을 단서로 규정할 뿐 상여금이 무엇인지에 관한 적극적 정의규정을 하고 있지는 않다. 2) 상여금의 준거규정은 무엇인가? 전술(前述)한바와 같이 상여금의 지급의 강제성, 상여금의 임금성 등에 관한 규정이 없으므로 상여금은 1차적으로 병원에서 근로자들과 맺은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 상여금지급에 관한 병원의 선례(先例)등이 준거규정이 될 것이다. 3) 상여금과 통상임금 어떠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 여부는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
8월 31일 점심시간에 속보를 보고 생각이 멈추었다. 광주에서 치과 치료에 불만을 품은 40대 남성이 여자 치과의사를 흉기로 찔러 경찰에 붙잡혔다는 기사였다. 이 남성은 이날 예정된 치료를 받고 난 뒤 여선생이 다른 환자를 돌보는 동안 미리 준비해온 흉기로 찔렀다고 한다. 2009년부터 치과치료를 받아온 남성은 한달 전 보철치료 과정에서 발치를 한 뒤로 극심한 통증을 느껴 수차례 항의했다고 한다. 남성은 경찰조사에서 “여선생이 뽑아도 되지 않을 치아를 건드려 통증이 심해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자신의 항의에 “무성의하게 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가 이용하는 치과인데 평소에 치료를 성의 없게 해준다, 치료를 잘못해 놓고도 미안하다는 말도 안 한다”라고 답변했다는 기사가 보인다. 같은 동료로서 참담한 마음이다. 조속히 피해 선생님이 쾌차하시기를 바라지만 피해 선생님이 극복해야 할 심리적인 트라우마가 더욱 걱정이다. 더불어 이 사건을 보는 필자는 몇 가지 생각에 착잡한 마음이다. 이 사건은 단순히 우연히 발생된 사건이라기보다는 어디선가 누구에게나 발생될 수 있는 사건이었다는 점이다. 이와 유사한 맥락의 사건이 이미 사회에 팽배해져 있었다. 층간소음
한 달에 한번 글 쓰는 치과의사들을 만난다. 7월초 모임에서 이병태 박사님께 과거 구강악안면외과와 醫科의 소송전례에 대해 여쭸다. “아~그거, 내가 준 책 다 안 읽었어? 거기 다~ 나와 있어.” 집에 와서 단숨에 독파했다. 그로부터 5일후 치과계 인물 탐구서, 力作 ‘나는 사람이 좋다’를 남기고 심근경색으로 영면하셨다. 빨간 보타이와 중절모자, 소탈한 웃음과 재담, 소주폭탄주를 즐기던 치과계 史官, 이병태. 저작을 도왔다는 두 아들이 엄숙히 문상객을 맞았다. 1971년 동대문구의사회에서 “치과의사가 언청이 수술을 할 수 있느냐”는 질의가 보건사회부에 접수되었다. 보사부는 당시 서울치대 김주환 학장에게 유권해석 공문을 보냈고, 그는 이 문제를 당시 구강악안면성형외과의 선구자이고 개원의였던 정순경 박사와 의논했다. 정순경은 본인이 서울치대 교수 재직(1958~1962) 당시 강의했던 교재 ‘성형구강외과학’을 첨부해 공문을 보내도록 했고 민병일 교수가 이를 실행했다. 그 이후로 논쟁이 없어졌다(153쪽 참고). 미국의 경우, 구강악안면외과학 발전이 민주적·점진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짐작하지만, 전혀 아니다. 의과와 투쟁하며 산발적으로 이뤄졌다. 19세기 말,
지난 8월 31일, 광주광역시의 한 치과에서 여성 치과의사가 진료 도중 흉기에 찔려 상해를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응급 수술 후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소식에 가슴만 쓸어내릴 뿐이다. 범인이 본인의 진료 후 다른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치과의사의 등 쪽에서 준비된 흉기로 공격했다는 사실을 접한 치과의사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치과의사가 진료실에서 환자에 집중하는 동안 치과의사의 등은 어떠한 공격으로부터도 무방비 상태다. 체어에 누워있는 환자가 누군가에게 공격당하리라 상상하지 않는 것처럼, 등 쪽에서 누군가로부터 공격받을 거라 예상하는 치과의사는 없다. 이 사건 이후 진료에 집중하지 못하고 수시로 등 쪽이 서늘함을 느낀다는 치과의사들의 하소연에 착잡한 심경을 금할 수 없다. 불과 몇 달 전, 의료인폭행방지법이 통과돼 진료실 폭행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채 가시기도 전에 속수무책으로 일어난 사건을 보며, 강화된 처벌만으로는 폭행을 예방하기가 어렵다는 의료계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고질적인 진료실 폭력의 근원을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이 다시 한 번 심도 있게 다뤄져야 하며 특단의 대책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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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서울시치과의사회와 중국 청도시 민영치과의사회가 구강전람회 방문 및 상호 우호협력 조인식에 서명했다. 그리고 지난달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린 2016 QIDEX 참석 차 권태호 회장, 강현구, 이계원 부회장 등과 함께 청도시를 방문했다. 청도시가 위치한 산동성에는 6,000명이, 청도시에는 2,000명의 치과의사가 있으며 청도에는 1개의 치과대학에서 매년 50명의 치과의사를 배출한다. 이번 청도시 구강전람회에는 300개 업체가 출품했고, 약 2만명의 참관객이 다녀갔다. 북경에서 열리는 SINO나 광저우에서 열리는 Dental South China에 비해 규모가 매우 작았다. 지난해 조인식에 참석하기 위하여 방문했던 권태호 회장은 “작년에 비해 전시 규모나 형식이 매우 급속하게 발전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특히, 올해 2016 SIDEX에 참여한 청도시 민영치과의사회는 SIDEX의 내용과 형식이 많은 영향을 준 것 같다는 의견도 전했다. 청도시 민영치과의사회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왕위명(王聿明) 회장은 2004년에 생겼을 정도로 역사가 짧지만, 다른 어느 도시 치과의사회보다 더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치과의사회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