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X의 첫 느낌은 큰 규모였다. 코엑스의 넓은 C, D홀이 체어, 임플란트, 파일, 핸드피스 등 치과기자재로 즐비했고, 사람도 많았다. 너무 넓어서 ‘길 잃어버리기 쉽상’이란 말이 떠올랐다. 시선이 닿는 모든 곳이 치과기자재 광고로 가득했는데 학년이 낮은 예과생이 온다면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내가 정말 치과의사가 되는구나!’ SIDEX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비는 캐드캠이었다. 인상을 뜬 석고모형에서 제작되던 보철물을 컴퓨터로 옮겨 놓았으니, 그 시각적인 효과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했다. 실습 때 시간에 쫓기던 기억을 떠올리다 이런 장비를 보니, 어떤 장비를 갖출 것인지도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규모의 부스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 중에서도 ‘오투치과’라고 명명된 오스템임플란트의 인테리어부스가 가장 눈에 띄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유리로 된 전경이며 상패와 가구들로 장식된 원장실을 보며, 나중에 이런 치과를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하지만 50평 규모의 인테리어 비용이 8~9,000만원이라는 설명을 듣고는 지갑에 비수가 꽂히는 느낌이 들어 얼른 빠져나왔다. 입구와 멀리 떨어진 부스엔 상대
대망의 날이 밝았다. 두 달여 전부터 기대해왔던 SIDEX. 어쩐지 학생으로선 범접하기 어려워 보이는 행사에 명예기자의 신분으로서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마치 어른들만의 세계에 뒷문을 살짝 열고 들어간 기분이었다. 행사장 위층에 위치한 프레스룸에 들어갔을 때의 첫 반응은 어떻게 헤매지 않고 잘 찾아왔느냐는 염려 섞인 놀라움. 그만큼 SIDEX 초보자가 프레스룸까지 한 번에 찾아오기 어려울 정도로 실로 커다란 규모의 복잡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는 행사가 아닐 수 없었다. 1,000개에 가까운 부스가 있다고 하니 시험기간만 아니라면 다 돌아보았을 텐데 선택적으로 돌아야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다행히 이재윤 공보이사님의 뒤를 쫓아다니며 크게 헤매지는 않을 수 있었다. 붐비는 행사장을 이리저리 누비다 보면, 이러한 사정을 진작 알았던지 시선을 사로잡는 늘씬한 미녀들을 통해 제품 홍보를 하는 경우도 꽤 되었고, 100개 이상의 부스를 확보한 회사는 큰 규모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촌스럽게 들릴 수도 있지만 본과생인 나에게는 사실 교과서와 교수님이 치과계를 보는 유일한 창이다. 그러다 보니 교과서에 나오거나 실습 때 써본 재료, 교수님이 좋다고 언급
창밖이 조용한 아침이다. 새벽 아침에 비가 내리니 커피향이 더욱 진하게 감미롭다. 모처럼 일찍 일어난 새벽아침을 즐기고 있다. 일상보다 3시간 이르게 기상하였다. 항상 수요일 오전에 글을 쓰는데 선거일로 인하여 일정이 바뀌어서 일찍 일어나는 덕에 비 내리는 새벽아침의 고요함을 커피와 함께 즐기는 호사를 누린다. 선거 때문에 몇 달 전부터 시작한 시끄러움과 대조를 이루니 더욱 그리 느껴지는 듯하다. 선거 때면 한번 정도는 ‘어떤 당을 지지하는지와 누구를 찍을 생각이냐?’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정치적인 대화를 피하기 위하여 ‘아직 딱히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네요’라고 회색론적인 대답을 한다. 심리학을 공부하는 필자에게 선거 시즌은 아주 재미있는 시기이다. 선거 때면 수많은 심리들이 작동을 하고 그 결과가 눈에 보이게 나타난다. 개인 심리와 집단 심리까지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 어느 당의 누구냐 보다는 어떤 심리에서 발생한 사건이며 어떤 말이 어떤 변화를 초래하는지에 더 관심이 간다. 투표자의 마음을 얻고자하는 이들의 심리적인 작전과 그에 따른 투표자들의 심리적 변화 양상 등은 매우 흥미롭다. 일례로 투표자들의 양상을 보면 사람의 심리적인 패턴을
SIDEX 2016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국제학술대회와 국제기자재전시회가 그것이다. 학술대회 등록인원이 9,869명이고, 전시회를 합치면 14,828명이 등록했다. 전시 부스도 989개에 이르렀다. 모든 면에서 사상 최고를 갱신했다. 비록 숫자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 값어치가 더해진다. 강연장마다 가득 들어찬 교육 열기는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공동 프레젠테이션은 인기 강좌로 자리 잡았고 치과 각 분야의 학문적, 인격적으로 존경받는 교수들로 꾸며진 M-session의 주옥같은 강연은 참가자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골프·여행·요리·커피 등 교양 강좌 또한 강의실을 가득 채워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으로 진행된 중국어 동시통역 또한 무난하게 진행되었다는 평가다. 다만 1,000석이 넘는 오디토리움에서 야심차게 기획한 공동 심포지엄은 임플란트와 관련한 국내 유명 스터디그룹의 배틀 형식으로 진행되었지만 거의 텅 빈 강연장으로 옥의 티로 남았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우수했지만 강연 주제나 내용이 사전에 충분히 오픈되지 않아 홍보가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오디토리움 강연장을 채우는 것이 해마
Uganda* 우리도 얼마 전까지 배급 우유와 빵을 먹었다 인류의 탄생지 아프리카는 동물의 왕국과 초롱초롱한 눈빛과 검정으로 더 익숙한 사실 우간다 컵은 의료봉사 갔던 딸이 사왔는데 부모 고마움의 약효는 길게 2주정도 갔다 그런데 나의 재능 기부는? 여기 진료실, 환자들이 나의 스승이자 경전이다.
그 동안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의료진-환자간의 관계도 능동-수동의 관계에서 지도적 협력관계를 거쳐 상호참여의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외국에서도 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환자를 1900년대에는 ‘태만하다(defaulters)’라고 비난하였지만 1950년부터는 ‘믿음이 안 간다(faithless, untrustworthy)’는 정도의 표현으로 순화되기 시작하여 지금은 순응도가 ‘떨어진다(non-compliance)’는 표현으로 바뀌었듯이 세계적인 추세인 것이다. 이는 진료가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만이 아니라 의료진과 환자간의 신뢰를 형성하여 심리적 지지를 통해 동기부여를 함으로써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고 생활습관을 바꾸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일련의 과정까지도 포함함을 의미한다. 사실 전문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객관적인 진료를 하는 의료인에 비해 환자의 입장은 매우 다를 수밖에 없다. 즉 스스로 자기의 몸 상태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매우 주관적이며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경우가 많다. 환자가 질병을 판단하는 근거는 가족이나 친구 혹은 TV·인터넷·잡지 등에서 얻은 단편적인 지식이 주가 되는 경우가 많
굴포라는 말은 인공하천을 뜻한다. 2년 전 어린이날 한 친구와 서산의 굴포운하 흔적을 찾아 하루 종일 헤매며 옛 조상의 지혜를 더듬던 기억이 난다. 2016년 3월 6일 필자는 또 하나의 굴포운하인 김포지역의 굴포천을 따라 선조들의 개척정신을 되새기기로 하였다. 요즈음 완성된 인천과 서울을 잇는 경인운하, 이름하여 아라뱃길의 효시가 된 굴포천! 미완성이기에 굴포운하란 말은 붙이지 못한다. 옛날 운하는 지금과 같이 운송로를 개척해 유통을 원활하게 하고, 신속하고 안전한 유통망을 형성함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산이나 김포의 운하도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 고려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조정에서 가장 신경 쓰는 일은 삼남지방에서 바닷길을 통해 수도로 들어오는 조운선에 대한 염려였다고 한다. 서산의 굴포운하는 고려 숙종 때(1096~1105) 논의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서해 해상운송의 위험지역인 험한 물길을 어떻게 피하고, 빠른 운송을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우리나라 서해의 4대 난행량은 황해도 장산곶과 백령도사이의 인당수, 강화도와 김포사이의 손돌목, 진도와 해남사이의 명량, 그리고 태안과 신진도 사이의 안흥량이다. 특히 안흥량은 물
진료실 밖에서 확성기로 들리는 소리가 선거철임을 실감하게 한다. 웅웅거리는 소음만 들리고 떠드는 내용은 들리지 않는다. 뉴스는 온통 선거로 몰고 가지만 여론은 검사장의 126억원 주식차익과 조세도피처에 재산을 은닉한 195명의 명단에 더 관심이 간다. 이 두 사건은 비슷한듯하지만 다르다. 권력과 돈이 같이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같지만 검사장은 스스로 보고한 것이고 조세도피처 인물들은 타인의 손에 의하여 공개된 것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90년대 초에 고위공직자 재산공개를 시작하였다. 그 당시 재산을 공개할 수 없던 많은 공직자들이 사퇴를 하였다. 스스로 공개하면 안 되는 재산임을 확실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번 검사장은 당당하게 공개하고 전국 공직자 재산서열 1위에 등극하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많다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금융담당 전문검사가 비상장주식의 시세차익으로 1년에 37억원을 벌어들였다면 문제가 된다.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검사장 스스로는 인식하지 못했거나 자신이 있어서 사퇴하지 않고 공개했을 것이다. 그의 심리를 생각해보면 첫째는 익숙함의 일반화이다. 주변에서 그런 것을 너무 많이 보다보니 옳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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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법 개정안에는 성범죄를 저지르면 10년 동안 취업을 못하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고, 더 나아가 진료과정 중 발생한 성범죄로 벌금형 이상의 형을 받은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발맞춰 새누리당 박윤옥 의원은 의료행위 중 성범죄를 저지른 자의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이 포함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면허 취소는 의료인에게 있어 사형선고나 다름없지만, 성범죄의 범위가 모호해 의료인들을 막연한 불안감에 빠뜨릴 수 있는 요소가 다분하다. 최근 성인 대상 성범죄자의 의료기관 취업을 제한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결정이 나오면서 의료인 면허관리제도에 미칠 영향 또한 관심을 끌고 있다. 위헌 결정이 난 법 조항은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56조 1항으로서 의료인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또는 성인대상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확정된 자는 10년 동안 의료기관을 개설, 운영하거나 관련 업무에 종사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 헌법재판소는 성인 대상 성범죄의 경우로 한정해 경미하거나 재범 위험성이 없는 자까지 일률적으로 10년 동안 취업을 제한하는 것이 과잉규제라고 판단했다.
거머리에게 두 딸이 있어 다오 다오 하느니라 족한 줄을 알지 못하여 족하다 하지 아니하는 것 서넛이 있나니 곧 스올(grave)과 아이 배지 못하는 태(womb)와 물로 채울 수 없는 땅(desert)과 족하다 하지 아니하는 불(fire)이니라.”(잠 30:15~16). 이처럼 거머리는 욕망 가득하고 이기적인 사람을 비유할 때 사용되곤 한다. 거머리를 의인화하여 두 명의 딸로 표현하였지만 원문에서는 two suckers 즉 거머리에 있는 두 개의 흡착판을 말한다. 하나는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 달라붙는 데, 또 하나는 피를 빨아먹는 데 사용된다. 거머리는 자기 몸의 5~10배에 해당하는 양의 피를 빨아들인다고 하니 욕심의 끝판왕을 보여준다.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과 필요보다 더 가지려는 탐욕으로 점철된 거머리를 보노라니, 행복이란 성취/욕망이라고 정의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가 생각난다. 필자는 성공한 치과의사보다는 행복한 치과의사가 되고 싶다. 성공한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 무언가를 희생해가며 얻는다면 진정한 성공일까? 과연 행복할까? 칼럼을 쓰면서 자문해 본다. 성취하는 게 많을수록, 얻고자 하는 욕망이 적을수록 행복할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
개나리의 밝은 노란색이 따스한 봄기운과 함께 우리 곁에 다시 찾아왔다. 이맘때면 새 학기의 시작으로 학생들은 저마다의 다짐을 하는 시기이지만 특히 고등학교 3학년들에게는 자신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담을 느끼는 시기일 것이다. 아마도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고등학교 3학년들은 수능이 끝이 나고 자신이 원하는 대학교에만 간다면 세상의 모든 고통에서 해방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간다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막상 대학을 가더라도 또 다른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지금 수능을 앞둔 학생들에게는 별다른 느낌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군대 문제, 취업 문제 그리고 등록금 문제, 친구 문제 등 수없이 많은 일들이 있다. 마찬가지로 취업을 목전에 둔 대학생들은 취직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신입사원들은 모두가 직장생활을 자랑스러워한다.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다른 문제들로 고통스러워한다. 어찌 보면 우리들은 인생이란 바다에서 고통이라는 파도를 한두 번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수없이 직면해야 할 발달과업(Development Task)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 어떤 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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