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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의료서비스?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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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논설위원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서 서비스 질을 향상하자!” 몇 년 전 대형 병원에 있었던 캐치프레이즈다. 이 표현이 맞는 말인가? 혹시 ‘환자’를 고객으로, ‘의료서비스’를 서비스로 잘못 쓴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본 사람은 없었을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서비스’라는 외래어가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시점은 언제부터인지 궁금해진다.


서양의료 시스템이 정식으로 도입된 시기는 19세기 말부터인 일본의 식민통치 시대다. 그 당시인 1930년대 우리나라 상업계에 처음으로 각종 ‘서비스 걸’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서비스라는 용어가 대중에 알려지기 시작했다(병원에서 서비스라는 용어가 사용된 기록은 없다). 이후 미군정 시에도 “서비스가 좋은 곳”이라든지, “그 다방의 아가씨는 서비스가 좋다”라는 상업적 이미지로 우리 국민에게 인식돼 왔다.


하지만 서비스(service)라는 단어의 유래는 고 프랑스어인 service, 라틴어인 서르비띠움(servitium-slavery)으로 신에게 봉사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그러던 것이 19세기에 이르러 종교적 의미보다는 남에게 베푼다는 의미로 서비스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면서, 현대는 주로 세 가지 의미로 쓰이고 있다. 첫째, 종교적 의식으로의 서비스(service) 즉, 교회나 성당에서 하는 예배나 미사를 이르는 의미, 둘째, 의료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서비스라는 의미, 셋째, 소비자를 상대로 한 상업적인 서비스라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태생부터 서비스라는 단어가 상업적인 의미로 사용됐기 때문에 다른 두 가지 의미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생각해 보지도 않고 남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숭고한 의료서비스조차 무의식적으로 상업적인 개념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용어가 인간의 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나라 의료계의 문제들 중 하나인 사회와 환자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의 한 요인이 된다고 본다. 즉 환자가 소비자인 고객이 되면서 의료행위가 상거래 행위처럼 여겨지게 됨으로써 내가 내 돈을 지불한 만큼 당연히 치료를 받는 것이고, 의료서비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상업적인 서비스 형태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 의식은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를 비롯한 많은 의료사고에 대해 의료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는 요인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의료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인간적이고 철학적인 다소 형이상학적인 행위인데, 이것이 소비하는 물품으로 전락함으로써 의사와 환자의 신뢰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긍정적인 인간관계는 서로간의 신뢰에서부터 출발한다. 하물며 자신의 생명을 맡기는 의사를 신뢰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치료와 치유가 이뤄질 수 있을까? 치료는 고객이 아닌 환자와 의사의 신뢰 관계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의사가 판단하기에 환자에게 꼭 필요한 치료를 권유하는 경우조차 의사를 일단 의심부터 하는 것이 지금 우리 의료계의 현실이다. 물론 외국의 병원에서도 서비스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서 서비스라는 용어가 발달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병원에서 이뤄지는 서비스는 그들의 의식 속에는 의료서비스인 것이다.


대기업에서 세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시작된 의료의 상업화에서 환자가 고객이 되고, 의료서비스가 (상업적)서비스 상품으로 전락한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시작해야 할 일은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다. 누구나 평생 한 번은 환자가 될 수 있다. 환자는 가장 약한 존재로서 보호받고 인간적으로 존중받을 대상이지, 상품을 사는 고객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잠재적 환자라고 볼 수 있다. 환자에게 환자라는 이름을 돌려주고, 의료서비스를 좀 더 아름다운 우리말로 바꾸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의료도 얼마든지 훌륭한 문화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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