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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똑같은 잎도 없지만 완전히 다른 잎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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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78)

창밖이 조용한 아침이다. 새벽 아침에 비가 내리니 커피향이 더욱 진하게 감미롭다. 모처럼 일찍 일어난 새벽아침을 즐기고 있다. 일상보다 3시간 이르게 기상하였다. 항상 수요일 오전에 글을 쓰는데 선거일로 인하여 일정이 바뀌어서 일찍 일어나는 덕에 비 내리는 새벽아침의 고요함을 커피와 함께 즐기는 호사를 누린다. 선거 때문에 몇 달 전부터 시작한 시끄러움과 대조를 이루니 더욱 그리 느껴지는 듯하다. 선거 때면 한번 정도는 ‘어떤 당을 지지하는지와 누구를 찍을 생각이냐?’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정치적인 대화를 피하기 위하여 ‘아직 딱히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네요’라고 회색론적인 대답을 한다.


심리학을 공부하는 필자에게 선거 시즌은 아주 재미있는 시기이다. 선거 때면 수많은 심리들이 작동을 하고 그 결과가 눈에 보이게 나타난다. 개인 심리와 집단 심리까지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 어느 당의 누구냐 보다는 어떤 심리에서 발생한 사건이며 어떤 말이 어떤 변화를 초래하는지에 더 관심이 간다.


투표자의 마음을 얻고자하는 이들의 심리적인 작전과 그에 따른 투표자들의 심리적 변화 양상 등은 매우 흥미롭다. 일례로 투표자들의 양상을 보면 사람의 심리적인 패턴을 알 수 있다. 무슨 일이 벌어져도 변하지 않는 부동층이 있다. 일명 충성고객이다. 이들은 확실한 심리적 프레임을 지닌 사람들로 타인의 말이나 생각을 듣지 않으며 항상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다. 대략 이들이 20%는 된다. 반면 생각에 약간의 여유는 있으나 행동의 프레임을 바꾸지 못하는 집단이 20% 정도가 있다. 또 생각에 따라 행동이 바뀔 수 있는 유동성 프레임을 지닌 이들이 40% 정도 된다. 절대 방관자가 10% 정도이고 돌발사건으로 참석을 못할 가능성도 10% 정도이다. 그래서 선거는 유동성 프레임을 지닌 이들이 목표가 된다.


 설득 방법도 간단하다. 우는 아이에게 사용하는 방법이 동원된다. 어르고 달래고 협박하고 뇌물을 주면 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왜 우는가?’에는 관심이 없는 것뿐이다. 특정사건이나 말에 반응하는 여론이나 집단 심리의 변화는 다양하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항상 그 정도이다. 여당은 자신들이 집권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처럼 호들갑이고 집권하면 파라다이스가 연출될 것처럼 이야기한다. 반면 야당은 여당이 집권하면 큰일날 것처럼 이야기한다. 이 말을 한번 뒤집어 생각하면 진위가 보인다. 지금까지 지속해온 집권여당이 대단한 일을 하였는가? 대단하지 않았다면 유지되어도 별반차이 없을 것이다. 그럼 야당이 집권하면 바뀔 것인가? 이것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이들이 많다. 지나온 세월을 통하여 크게 보지 못한 일이라서 선거를 통하여 많은 것이 대단하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그래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희망으로 투표소에 간다.


하지만 정치꾼들에게 선거는 한 번의 축구 경기 일뿐이다. 이길 수도 있고 질수도 있고 실력도 필요로 하지만 운도 많이 작용하는 그런 게임일 뿐이다. 정치꾼들은 선거를 한일 축구 경기와 같은 양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그들의 방법이다. 그러기 위하여 각각의 유권자가 지니고 있는 잠재적인 심리를 흔드는 고도의 작전을 구사한다. 이렇듯이 유권자의 바람과 정치인의 바람은 전혀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동상이몽이다.


선거일이 고마운 것은 세상이 좀 조용해졌다는 것이다. 모든 이야기를 다 덮어버리고 몇 개월에 걸쳐서 지겹도록 들어온 선거이야기를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되니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부터 모두의 관심은 ‘누가와 어느 당’에 가 있다. 하지만 필자는 별로 관심이 없다. 필자가 회의론자이거나 무정부론자라서는 아니다. 그것보다는 ‘세상에 똑같은 잎도 없지만 완전히 다른 잎도 없다’라는 레닌의 말이 또 다시 유효하였는가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이 말이 틀리는 때마다 혁신적인 변화가 왔다. 이 말이 틀리는 위해서는 나무가 바뀌어 전혀 다른 나무가 되었을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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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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