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시장 박원순·이하 서울시)가 서남권 장애인치과병원 설립 필요성에 공감하고, 추후 장애인치과병원 설립 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27일, 서울시청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 권태호 회장, 이계원 부회장 및 이사들이 배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달 9일 첫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구강보건의 날 행사를 비롯해 학생치과주치의사업, 서남권 장애인치과병원 설립 문제 등의 논의가 오갔다.
현재 서울시에 등록된 장애인치과병원은 지난 2005년 서울시와 서울시치과의사회가 국내 최초로 설립한 서울시립장애인치과병원(성동구 소재)이 유일한 전담기관이다. 하지만 서울시에 등록된 장애인은 40만3,435명(2010년 기준). 이 중 구강진료가 필요한 대상자는 22만8,344명이며, 이 가운데 중증장애인이 7만3,300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구강건강에 문제를 겪고 있는 많은 중증장애인들이 치과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박원순 시장은 “장애인치과병원이 한쪽 지역에 편중돼 있다 보니 중증 장애인들이 치과 치료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타당성 분석을 마친 후, 설립계획을 수립해 서남권에도 장애인치과병원이 설립될 수 있도록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치과주치의 사업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학생치과주치의사업은 지난 2012년 시범사업 후 순차적으로 확대, 2016년 현재 서울시 19개구 4만5,0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서울지부 전용찬 총무이사는 “서울시 25개구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며 “서울지부에서 학생치과주치의사업을 실시한 이후 성남, 대구, 광주 등 여러 지역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치과주치의사업은 현재까지 11만명 이상이 혜택을 받았으며, 사업을 통해 구강건강관리를 제공받은 학생의 경우 충치 유병률이 감소해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학생치과주치의사업이 4학년뿐 아니라 전학년으로 확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지방정부 차원이 아닌 중앙정부에서 주도적으로 실시될 수 있도록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박 시장은 “의료의 경우 예방에 10%만 투자해도 50%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치료보다는 예방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학생치과주치의사업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남다르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지난 6월 9일 첫 법정기념일을 맞아 청계광장에서 진행된 ‘구강보건의 날 행사’에 대한 내용도 오고갔다. 권태호 시장은 “첫 법정기념일을 서울시와 함께해 의미가 남달랐다. 타 지부에서도 서울지부 행사에 대해 찬사를 보낼 정도로 잘 마무리됐다”며 박원순 시장에게 경의를 표했다.
특히 박원순 시장은 “시민들이 다가가기엔 너무 전문적인 분야지만 이러한 행사를 통해 대중들이 구강보건에 대해 많이 알아가는 기회가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구강보건의 날 행사는 시민 2,000여명 참여,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이 진행돼 성황을 이뤘다.
한지호 기자 jhhan@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