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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견리망의(見利忘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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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태석 논설위원

최근 치과계는 몇 년을 끌어온 진료영역문제의 통쾌한 대법원 판결로 오랜만에 환호를 지를 수 있었다. 그것은 억눌려 있던 치과의사들의 마음을 한쪽으로라도 시원하게 풀어준 쾌거였다. 그 동안 협회장을 비롯한 임원, 관련 학회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이번 일은 보톡스, 프락셀 레이저를 치과의사가 시술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보다 구강악안면 영역이 치과 고유의 영역임을 대법원에서 확인해 준 것에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것은 마치 독도를 UN이 나서서 국제사회에 대한민국 영토임을 선포해 주는 것과 동일한 효과이기에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그러나 결과에 마냥 좋아만 하고 있을 때는 아닌 것 같다. 의사협회가 반발 할 것이란 예상은 할 수 있었지만, 수위가 심상치 않을 것 같다. 이번 문제만 갖고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협회장 탄핵이 추진되고 있고, 대한피부과학회는 ‘구강 미백 학회’를 이미 창설했고, 구강 및 점막질환치료를 확대 홍보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어린이 치아 불소도포 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나라가 국토를 수호하는 것처럼 협회가 진료영역을 사수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지키는 것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혹시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한 번 더 살펴보아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잃었을 때 소탐대실(小貪大失)이란 말을 많이들 한다. 비슷한 경우에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라든가 ‘이익 때문에 의리를 잃는다’는 뜻으로 견리망의(見利忘義))라는 말을 쓴다. 장자에 나오는 고사이다.


장자가 조릉의 정원으로 사냥 갔을 때의 일이다. 큰 새를 활로 쏘려는데 새가 움직이질 않았다. 자세히 보니 그 새는 제비를 노리고 있었고, 그 제비 또한 매미를 노리고 있었다. 매미는 제비가 자신을 노리고 있는 줄도 모르고 즐겁게 울고 있었고, 새와 제비, 매미는 모두 눈앞의 이익에 마음을 빼앗겨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몰랐던 것이다. 이를 보고 생각에 잠겨 있는데 정원지기가 다가와 정원에 함부로 들어왔다고 책망하는 것이었다. 장자 또한 이익을 보고 자신의 처지를 깨닫지 못했던 것이었다. 이때부터 견리망의는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혀 자신의 참된 처지를 모르게 된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의사협회의 상대적 박탈감은 아픔 이상의 충격이었을 것이다. 우리의 권리를 양보는 못 할지라도 상처를 보듬어 줄 아량은 가져야 할 것이다. 의사협회는 적이 아니라 우리와 영원히 같이 가야할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 의사협회 중요 보직을 맡고 있는 선배와 개인적인 일로 통화한 적이 있었다. 대뜸 첫마디가 “요즘 치과의사랑 전화 할 일 없는데” 하시는 농담 속에 가시를 드러내신다. 웃으며 끝내는 마지막 인사말 역시 서운함이 묻어 있다. “그렇게까지 하지 말라고 전해줘, 언젠가 우리 신세 질 날 있을 거야!” 여운이 남는다.


영역 싸움은 지금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의사협회, 한의사협회는 물론이고 치과위생사협회나 치과기공사협회와도 조만간 이 싸움에서 만날 거라 확신한다. 다행히 진료 영역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협회는 ‘치과진료영역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한다. 원컨대 모든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는 해야겠지만, 성과에 사로잡혀 견리망의하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싸움은 항상 이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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