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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비혼식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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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92)

‘비혼식’이라는 단어는 사전에 없는 말이다. 그런데 이 용어를 젊은 세대는 다 알고 나이든 세대는 거의 모른다. 필자가 나이를 직접 묻지 않고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으로 어떤 특정 단어를 알고 있는지 여부를 물어본다. 예를 들어 캔디를 아는 세대, 황금박쥐를 아는 세대, 세일러문을 아는 세대가 다르다. 또 패션 스타일을 보아도 세대구분이 된다. 선글라스를 머리띠로 사용하면 정윤희, 유지인 세대이다. 남자가 굵은 목도리를 하면 겨울연가 세대이고, 여자가 하면 도깨비 세대이다. 영화를 보아도 구분이 된다. 남녀가 앉아서 대화를 하면 2010년 이전 영화이고 스마트폰을 보고 있으면 그 이후 영화다. 사람들은 자신이 과거에 경험한 일들이 지금도 반복될 것이라 생각하며 자신이 옳다는 기준에서 외부를 바라본다. 새롭게 리뉴얼하지 않으면 고정된 생각과 관념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혼식’이란 단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용어를 사용하는 세대를 이해해야만 한다. 그럼 비혼식이란 단어를 모르는 기성세대를 위하여(적어도 40대는 50% 정도 모를 것이고, 50대 이상은 90% 모를 것이고, 60대 이상은 들어도 이해를 못할 것이고, 70대 이상은 알면 말세라 할 것이다) 잠깐 설명해 보면 ‘자신은 자신이 소중하기 때문에 타인에게 자신의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결혼이 전혀 필요하지 않으므로 자신과 스스로 결혼하는 것을 남에게 알리는 행사를 하는 것’이다.

표면적 내용은 이것이지만 내면의 마음속 한편에는 그동안 자신이 타인에게 보내준 축의금을 회수하겠다는 속내가 없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어느 것이 목적이든 50대 이상 세대에서는 납득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일단 자신을 제일 사랑한다는 말은 언뜻 생각하면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만 달리 보면 외로운 사람이란 말이다. 심리학적으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군가에 기댈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적대감이 없어야 기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기댈 곳이 없다는 것은 누군가에 대해 적대감이나 경계심이 있다는 말이다.

남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자신도 사랑할 수 있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사회 속에서 내가 원하는 나로 인정받을 때 행복을 느낀다. 사회를 떠난 수도자라면 치열한 수행을 통해 자아를 발견하고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다. 하지만 사회 속에서 혼자만의 행복은 고독을 위장한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또 동물학적으로는 유성생식에 대한 포기이거나 반란이다. 자연은 스스로 종을 보존하기 위하여 작용하기 때문에 아마도 그것에 대한 자연적인 대가는 치러야 할 것이지만 이직 젊은이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내용이다.

한편 그동안 자신이 지불한 축의금을 회수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슬픈 사회현상이다. 축의금이나 조의금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살기 힘들던 시절에 가족 행사가 생기면 빚을 내고 그 후로 가정이 더욱 힘들어지는 일들을 막기 위하여 십시일반으로 서로가 조금씩 보태는 일종의 지역 단위 보험과 같은 의미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던 것이 후진국 시절을 지나 선진문화로 진입하면서 축의금이나 선물은 돌려받기 위한 것이 아니고 선진국처럼 그동안 그 사람과 쌓아온 인간적인 관계에서 진정한 축하 의미로 변했다.

그런데 그것이 다시 회수를 해야 하는 개념으로 전환된 것은 사회문화가 선진적으로 변하는 것에 역행하여 가는 것이고 사회적 퇴행이 생긴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는 축의금을 회수해야 할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상황을 의미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심리적인 영향이다. 심리적 영향을 생각하면 다양한 원인이 있다. 단순히 내 돈을 돌려받겠다는 간단심리뿐만 아니라 프로이드가 말한 반동심리나 합리화와 부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 나타나는 다양한 형태의 복합심리 결과일 수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비혼식은 지금 우리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더욱 슬픈 것은 자식들의 이런 모습을 부모세대가 전혀 모르는 세대 간 소통 두절이 더욱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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