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극단 사회에서 행복 사회로…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95)

지난주에 일본 센다이에 다녀왔다. 일본 유학을 마치고 정확히 20년이 지났다. 센다이 모습은 예전과 같은 듯 달랐다. 20년이 지났지만 유학 시절 다니던 길이나 건물들도 별로 많이 변하지 않았다. 다만 도로를 달리는 차들이 다르게 느껴졌다.

1998년 당시는 자동차 절반 정도가 외국차였다. 벤츠나 BMW 등 외국 고급차가 흔했다면 지금은 대부분 차들이 일산으로 바뀌었고 외국 승용차는 간간히 보였다. 특히 절반 이상 뒤에 짐을 많이 실을 수 있는 개량형 SUV가 많았다. 20년 사이에 눈에 띄는 변화였다. 늘 앉았던 길가 벤치에서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그 많았던 외국 고급승용차들이 왜 사라진 것일까? 그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우선 외제 고급승용차를 타는 이유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1998년 당시에도 토요타는 좋은 차였다. 캐나다에서 절반 정도가 일제차였다. 좋은 차를 타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성립되지 않는다. 간단하게 명품을 선호하던 것과 맥락이 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는 조금 다르다. 이미 일제차는 내구성이나 성능에서 월등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50%가 외제차였던 것은 아마도 마음 속 내면에 남에게 좀 있어 보이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면에서 지난 20년 동안에 남에게 보이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남에게 보여지는 삶보다 자신의 내면을 보는 삶의 형태로 전환을 의미한다. 남에게 보여지는 것으로부터 벗어나면 생각과 선택이 자유로워진다. 삶이 풍요로워진다. ‘내가 누구인데’에서 나로 돌아오는 순간이다. 외제차가 없어진 것은 개개인이 보여지는 삶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졌음을 의미한다. 지금 우리를 돌아보면 도로에 20~30% 정도가 외제차이다.

예전 일본처럼 우리도 보여지는 삶에 갇혀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들 내면을 신중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유치원에서 정부 지원금으로 아이들에게 먹여야 할 돈으로 명품가방을 사고, 외제차를 사서 문제가 발생했다. 한편에서는 결혼을 앞둔 보육교사가 아동학대로 몰려 학부모에게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아이들이 자신의 엄마를 ‘맘충’, 벌레라고 부른다. 의사는 환자를 성추행하고 치과의사가 먹튀했다. 술에 취한 한 환자는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하는 의사에게 죽은 사람 말고 살아있는 자신을 먼저 치료하라고 요구했다. 내가 돈을 내고 치료받으니 그 정도 기분 나쁜 것은 참으라고 한다. 자식이 보험금을 노리고 부모를 살해했다. 교사인 아버지가 학교 시험지를 훔쳐서 자식을 1등으로 만들었다. 이것들이 극단에 이른 우리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교사인 아버지는 시험지를 훔쳐서 딸들에게 가르쳐주며 과연 어떤 삶을 살기를 바랐고, 살라고 하였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도무지 그 교사 아버지의 정신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 도둑질해서 받은 점수가 과연 교육에 무슨 의미가 있으며 100년을 살아야 하는 딸들 삶에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40여년밖에 살아보지 못한 아버지가 어떻게 100년을 살아야 할 딸들 행복에 간섭할 수 있는 것일까? 과연 지금 아버지 판단이 50년 뒤에도 옳을 것인가?

우리사회가 모든 곳에서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모든 이치가 그렇듯이 이제 머지않아 꼭짓점을 찍고 하강할 것이다. 삶에서 행복은 결코 돈이나 명품이나 성적에 있는 것이 아님을 모두가 경험을 통하여 알게 될 때가 꼭짓점이다.

내 자식만 1등하라는 생각에서 1등을 안 해도 행복하면 된다고 생각이 바뀌면 맘충에서 엄마로 돌아올 수 있다. 다시 엄마로 돌아와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 우리사회도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 “잘 먹고 잘 살아라!”가 아니고 “행복하게 살아라!”로 바뀌면 된다. ‘내가 옳고 네가 틀리다’에서 ‘나와 다르다’로 생각을 전환하면 경쟁에서 더불어 사는 삶으로 전환되고 그것이 통섭이다. 경쟁에서 더불어 사는 삶으로 바뀌게 된다.

그 때 비로소 편안한 삶의 가치를 인식하게 되고 행복에 대하여 긴 안목으로 볼 수 있게 된다. 타인에서 자신으로 돌아오는 마음 변화가 행복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재테크

더보기

미국증시 조정과 연준의 첫 번째 금리인하

조정받기 시작한 미국증시 3월말에 고점을 만든 미국증시는 4월 1일부터 3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주에는 50일 이평선을 하회하며 하루도 반등 못하고 매일 하락해서 미국주식 투자자들의 근심이 높아졌다. 다행히 이번 주는 20주 이평선 부근에서 반등에 성공해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 3월 14일에 기고한 칼럼에서 첫 번째 금리인하 시점이 6월이라 가정했을 때 4월 전후 주식시장 조정 가능성에 대해 미리 다뤄봤다. 기준금리 사이클 상으로 첫 번째 금리인하 전후에 미국 주식시장의 조정 및 횡보구간이 나오게 되는데, 마침 3월 FOMC를 앞두고 그동안 강세장을 이끌어왔던 AI 대표 주식 엔비디아가 주당 $1,000을 앞둔 상황에서 큰 변동성을 보였다. 당시 S&P500 공포탐욕 지수도 극도의 탐욕에서 벗어나서 추세를 벗어나 점차적으로 하락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단기 고점 가능성에 대해서 2주 전에 유튜브 영상을 통해 추가로 분석한 적이 있다. 필자는 대중의 심리 지표를 활용해 시장의 변곡점의 경로를 예상하는데, 공포탐욕 지수의 추세와 put-call 옵션 비율, 기관투자자들의 매수-매도, 거래량, 차트 분석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해 금리 사이클과 비교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