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문재인케어가 발동한 지 2년이 넘어가고 있는 현재,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 측의 ‘국고지원 확대’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건보재정이 9년 만에 당기 적자로 전환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고, 이에 국고지원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지난 23일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윤일구·김정우 의원이 주최하고, 무상의료운동본부 및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이 주관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국고지원 확대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가 ‘건강보험 재원의 국가책임 준수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정형선 교수는 국고지원의 필요성을 얘기하기에 앞서 현재 우리나라 경상의료비 추이의 심각성을 짚었다. 정 교수에 따르면 2018년 GDP 대비 경상의료비는 8.1%로, 2017년 7.6%에서 1년 사이 0.5%p가 증가했다. 이는 2001년 건보재정파탄 시 0.7%p 증가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이 속도대로라면 몇 년 내로 OECD 평균 8.8%를 넘어설 것을 보인다. 더욱이 입원 환자의 상당수가 아직까지 가족 간병에 의존하고 있는데, 보호자 없는 입원이 실현되면 의료비는 더욱 급속히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것.
따라서 안정적인 건보재정을 관리하기 위한 재원조달에 대한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특히 보장성강화정책과 관련해 현정부는 건강보험보장률 70% 목표 달성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해봐야 할 시기다.
정 교수는 “전체 건강보험보장률 자체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70% 수준의 건강보험보장률은 최소한 달성해야 한다는 정치적 합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보장률지표의 분모에 이미 포함됐던 급여 및 비급여 항목의 지출 규모가 그대로 유진된다면, 문재인케어에서 계획하고 있는 보험재정의 투입으로 보장률 70% 달성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보재정 전체 수입에 국고지원금 비중의 추이를 보면 지난 2010년 14.3%에서 2013년 12.3%까지 낮아졌다가 다시 2015년 13%까지 소폭 증가했지만, 2018년 11.4%까지 감소했다.
또한 정 교수는 국고지원과 건보재정 누적적립금의 상관관계에 대해, 건강보험은 단기보험으로 누적 적립금을 많이 유지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고, 오히려 불필요하게 큰 누적적립금은 제도 운영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무엇보다 누적적립금의 사용과 병행해 국고지원을 적정 규모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규정을 명확히 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과거 3년 평균/전전년도의 보험료 수입/보험자부담분의 100분의 14를 국고에서 100분의 6을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지원한다. 단, 국민건강증진기금의 지원금액은 당해연도 부담금 예상수입액의 100분의 60을 초과하지 못한다’는 식으로 지원규모를 명확하게 하고, 정산절차 또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주제발표 후에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건보재정 국고지원 확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피력됐다.
신종학 기자 sjh@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