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전영선 기자 ys@sda.or.kr] 국가건강검진 시 구강검진을 안받은 사람의 두경부암 발생 위험이 16%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두경부암은 우리 몸의 머리(두부)와 목(경부)에서 뇌와 눈, 식도를 뺀 입·코·혀·목·침샘 등에 생기는 악성 종양을 가리킨다. 편도암과 설근부암 등 구인두암의 위험은 48%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우진, 치과 이효정, 방사산종양학과 엄근용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논문을 대한암학회의 국제학술지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3~2004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약 40만명을 대상으로 일반 건강검진만 받은 24만2,955명과 구강검진을 추가로 받은 16만5,292명으로 나눈 뒤 두경부암 발병 여부를 10년간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일반건강검진만 받은 그룹은 구강검진을 추가로 받은 그룹에 비해 두경부암 발생률이 16% 가량 높았다. 특히 구인두암과 구강암에서는 위험도가 각각 48%와 20%까지 올라갔다.
연구팀은 수진자들이 검진 후 구강위생에 악영향을 미치는 음주, 흡연 등 생활 습관을 교정하거나 치아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구강 내 염증, 인유두종 바이러스 등을 감소시키고 결국 두경부암 발생 위험을 줄이는 데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연간 약 5,000명이 두경부암을 앓는다. 후두암, 구강암, 구인두암, 하인두암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발병 부위에 따라 명칭이 다양해 두경부암 자체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편이고, 아직 국가암검진사업의 대상 항목에서도 빠져있어 말기에 이르러 발견하게 되는 환자들이 많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이효정 교수는 “국민 대부분을 아우르는 국가건강검진에서 구강검진만 추가해도 두경부암의 위험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연구 의미가 깊다”며 “구강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가건강검진 수진자를 대상으로 구강검진을 장려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