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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가을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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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윤 논설위원

동료 치과의사들끼리 모이는 자리가 예전만큼 즐거운 분위기가 아니다. 옛날에는 환자 보는 이야기며 아이들 키우는 얘기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우곤 했는데, 요즘의 화제는 딱 한가지이다. 어려운 경제상황과 불법네트워크 치과. 앞으로의 상황도 어려울 것이며, 우리나라가 일본의 치과계를 따라가는 것 같다는, 우울한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

 

분위기를 더욱 암울하게 만드는 것은 아무도 반론을 제기하거나 그렇지 않을 것 이라는 얘기를 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모두들 수긍하고 있다는 것이다. 갑자기 숙연해지는 분위기와 침묵이 한동안 흐른다. ‘진정, 답이 없는가’라고 혼자 스스로에게 물어보지만 아직까지도 뚜렷한 해법은 없는 것 같다.


불황이 순식간에 장기화에 접어들 듯, 불법네트워크 치과와의 싸움도 장기전에 돌입한 느낌이다. 그들은 요즘 들어 더욱 조직화되고 세밀하고 집요하게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으며,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을 지켜보는 민초들은 벼랑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것 같은 아찔한 마음이다.


실제로 필자가 소속된 지역의 치과의사회와 클린회원 운동을 함께 진행하며 활발히 취재를 하고 기사를 냈던 신문조차도 여러 면을 할애하여 그들의 인터뷰를 싣고, 변명을 대변하는 것을 보고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는 동료도 있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모두가 의욕상실이 될 것 같아 두렵기까지 하다.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한 번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하고 싶다. 마치 개구리가 도약을 위해 잠시 몸을 움츠리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여기고 싶다. 다음 번 전투에서는 지금보다 더 치밀한 전략과 전술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 의료인의 면허대여 금지를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많은 치과의사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다른 의사의 면허를 통해 의료기관을 여러 곳에 설치하고 개설수익을 올리는 것에 경종을 울리는 이 법안의 주요 내용은 ‘가. 의료인은 의료기관 개설과 경영을 위하여 의료인이 아닌 자나 다른 의료인에게 면허를 대여할 수 없도록 함(안 제4조제2항 신설)과, 나. 의료인은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도록 함(안 제33조제8항)’ 이다. 치협이 주장한 대로 현행법의 1인의 의료인이 1개 의료기관만을 개설하는 것을 법률상 강화하여 원천적으로 불법 네트워크식 의료기관의 설립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발의된 법대로 시행된다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제기했던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바야흐로 가을의 정점이다. 밖에서 산책하기 좋은 날씨이기도 하고 또, 해마다 가을에는 학술대회가 풍성한 계절이다. 치과계 전문지마다 각 학회별로 학술대회를 알리는 광고가 면면이 넘쳐나고 있다. 해외 초청연자를 비롯하여 유명 국내 연자들까지 마치 치과계 올스타가 총출동한 느낌이다. ‘가을의 전설’하면 사람들은 흔히 프로야구를 떠올린다. 프로야구도 포스트 시즌으로 접어들어 서로 누가 울고 웃느냐의 각 팀의 접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매 경기 매 순간이 총력전이다. 그러기에 가을의 전설은 프로야구 팀들의 코리안 시리즈 우승을 위한 전쟁이다.


우리도 이 아름다운 계절, 가을에 전설과도 같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치과계의 모든 올스타를 동원하더라도 반드시 승리해야만 하는, 마침내 승리로 끝날 전쟁을 말이다. 꽃피는 봄에 시작한 싸움이 뜨거운 여름에 탄력을 받아 가을에 서서히 열매를 거두고 겨울에 따뜻한 아랫목에 모여 ‘가을의 전설’을 얘기할 날이 가까운 미래에 오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지면을 빌어 맨 앞에 서서 열정으로 일하시는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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