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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인 원장의 사람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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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고개를 넘어서

11월 들어 일요일마다 비가 내린다. 여름과 달리 늦가을 비는 나이든 사람에게는 위협적이다. 비록 기능성 재킷을 입긴 했으나 스며드는 비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비에 젖어 내려간 체온은 곧바로 감기로 연결될 수 있기에 3주간 라이딩을 못해 몸은 상당히 무거운 상태다.


2015년 11월 22일 일요일, 기온은 내려갔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지난주 취소됐던 경기도 광주 남종면 분원리 가마고개를 가게 됐다. 팔당대교 남쪽 강변도로를 따라 팔당댐을 지나면 광동대교가 나오는데 이 다리를 건너면 조그만 사거리가 나온다. 왼쪽은 남종면 오른쪽은 퇴촌면이다. 남종면 쪽으로 방향을 틀면 성황당 고개를 넘어 바로 금사리가 나온다. 오른쪽으로 금사리 마을길을 따라 오르면 가파른 고개! 가마고개이다. 이 고개를 내려서면 귀여리로 가게 된다. 왼쪽으로 여우고개를 넘으면 분원리이다.


두 번의 취소를 한 이 코스! 정말 우리에겐 날씨 덕에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됐다. 강변이 아름다운 그 남종면의 분원리, 금사리, 귀여리를 도는, 조선백자와 도공의 넋이 서려있는 도자기 라이딩이다. 우리의 라이딩은 언제나 역사 고을의 유래, 맛거리와 자연경관의 아름다움, 이 세가지를 포함시킨, 체력단련의 코스를 달려왔다. 코스의 95%이상이 온로드(포장도로)이므로 하드테일(앞에만 샥옵서버가 1개인 자전거) 라이트스피드를 선택했다. 우리는 중앙선 전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용문행은 등산객과 사이클팀이 많이 승차하기 때문에 덕소행을 결정하였다.


아침 10시에 덕소역에 모인 대원들은 6도의 차가운 아침안개를 뚫고 강변으로 나선다. 이른 아침인데도 수많은 사이클팀이 우리 옆을 지나쳐 몰려나간다. 멀리 팔당대교가 보인다. 오늘의 코스는 70㎞, 힘든 코스가 될 것이다. 유니폼 위에 기능성 고어텍스 재킷을 입었는데도 찬바람은 작은 틈사이로 몸에 스며든다. 이럴 땐 좀 속도를 올려 산소를 태워줘야 몸의 열이 오르는 법이다.


조금 달리니 몸에 열이 나기 시작한다. 고글에는 김이 서리고, 입에서는 하얀 입김이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온다. 팔당대교 램프를 올라 다리를 건너 남쪽 강변도로로 진입하여 민물매운탕집이 늘어선 45번 미사대로로 들어선다. 이석리, 삼성리를 지나 삼성리 언덕에서 한숨 돌린다. 벌써 20㎞를 달리고 있다. 과학동을 거처 도마삼거리에서 광동대교를 건너 광동사거리에서 남종면으로 들어선다. 이제부터 남종면 강변라이딩이다.


처음 맞는 5~6%의 성황당 고개를 넘고 금사교를 넘어 금사리 마을길로 들어선다. 금사리 마을길은 늦가을에 뒹구는 낙엽만이 쓸쓸한데 저 멀리 우리가 넘어야 할 가마고개가 어렴풋이 보인다. 낙엽 떨어진 나목과 빛바랜 잔디가 스산하고, 가끔 손님 없는 토마토 가게는 을씨년스럽기까지 하였다. 1㎞를 올라갔을까 본격적인 산길이 우리 앞에 버티고 한번 올라와 보라는 듯 의기양양하게 서 있는 듯하다. 말라버린 잎새를 달고있는 나목은 애쓰는 우리를 측은한 듯 내려다보고, 적막한 산속에는 칼바람만이 귀를 스친다. 앞에 나타난 18%의 숨막히는 100m의 업힐, 다리에 경련이 나서 잠깐 페달을 멈추었다. 마사지를 한 다음 지그재그로 오른다. 정말 대단한 오르막이다.


저 멀리 앞에 구부러진 길, 그 위에 고개정상이 있겠지! 적막한 산중에 낙엽을 스치는 바람소리와 우리의 거친 숨소리만이 어우러져 산속에 울려 퍼진다. 이를 악물고 오른 가마고갯마루, 필자는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옛날 도자기를 굽던 가마터가 있어서 가마고개라고 불리우고 있는 이 고개, 양쪽 절개지에는 하얀 백토가 여기저기 보이는데 이 흙이 도자기를 만드는 고령토라고 한다. 이 고즈넉한 고개마루에 앉아 있자니 그 옛날 이 고개를 넘던 도자기 장인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인절미 몇 점을 입에 털어 넣고 물 한 모금을 마신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고개를 달려 내려가는데 새매기골, 수리울, 당비골의 급격한 경사를 40㎞/h 이상의 속도로 달려간다. 이런 속도에서는 앞의 상황을 미리 예측해야 사고로 이어지지 않는다. 정암천이 흐르는 곳에서부터, 길의 미친 듯한 경사가 수그러들고 얌전해진다. 산길을 다 내려오니 연꽃단지인 물안개공원이 바로 앞에 보이는 귀여리이다. 괘내, 제청말, 귀실의 3개마을이 합쳐 귀여리가 되었고, 조선조 중종때 대사간이었던 한승정이 낙향해 이곳에 정자를 짓고 귀여정이라 한데서 귀여리라고 불렀다고 한다.


정암천을 가로지르는 귀여교를 넘어 다시 금사리로 방향을 잡는다. 예전에 포장되어 있지 않아 우리를 고생시켰던 여우고개! 이제는 이 8%의 고개를 쉽게 오른다. 고개 정상에는 남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었다. 아무도 없는 전망대에는 낙엽만 싸여 고요한데 남한강 건너 두물머리가 아물거린다. 우리는 강변나무 데크를 달려 분원리로 향했다. 분원마을 분원초등학교 뒷산에 자리한 분원백자전시관 가는 길의 경사가 상상을 초월한 25%, 70~80m 언덕 꼭대기에 있었다. 폐교사를 이용해서 조성한 전시관은 아담하며 갖가지 백자자료가 전시되어 있었다. 여기서 보는 팔당호의 전경은 오늘 경치의 백미였다. 전시관에 들어가니 매장된 유물을 유리판으로 덮어 놓아 발밑으로 현장감 있게 관찰할 수 있었다. 전시관의 바깥면은 철판으로 둘러싸서 수장고의 이미지를 형상화시켰다. 녹이 슬어 빨갛게 된 철판표면은 소중한 문화인 조선백자를 지키려는 우리의 표현이었다. 전시된 유물들과 토층전시패널 그리고 영상물은 조선백자와 더불어 분원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 있었다.


자상한 직원이 설명한 사옹원, 분원. 번조소에 대한 상세한 얘기가 머릿속에 새겨져 가고 있었다. 우리는 다시 망조고개를 넘어 하얀 금사리석비를 지나 아까 지나갔던 가마고개들머리를 지난다. 우리는 해협산(531m) 능선을 넘어 남종면의 절반을 돌아 왔던 것이다. 이제 늦은 점심을 먹어야겠다. 성황당 고개를 내려와 광동 사거리에서 퇴촌쪽으로 들어갔다. 작년에 맛깔스럽게 매운탕을 내놓던 집을 찾았으나 그 집은 애견카페로 바껴 있었다. 어딜가나 하고 몇 바퀴도니 눈에 들어오는 엄지 매운탕집, 손님이 밖에 줄을 서있었다. 음식을 잘하는 집인가 보다. 20분 있으니 자리가 났다. 자리에 앉으니 펄펄 끓는 잡고기 매운탕이 나왔다. 맛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줄을 섰나 보다. 여러 개의 고개를 넘으며 소진한 체력을 이 매운탕으로 보충해야 했다.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만추의 11월 말! 밖에는 칼바람 부는 오후, 그러나 방안에는 자전거 사랑에 빠진 대원들의 열기가 솟아나고 있었다. 이제 덕소역까지 가게 되면 70km의 라이딩이 끝날 것이다. 벌써 오후 3시! 이제 석양의 황금빛 햇살이 우리의 귀로를 비춰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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