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북한이 백두산에 관광 온 한국인들을 납치할 것이라는 테러경계령을 내려서 백두산 가는 것은 뒤로 미루고, 지인들과 함께 중국 동북3성을 탐방하였다. 중국 심양으로 들어가 단동, 연길, 훈춘을 지나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를 돌아보는 여정이었다.
중국 동북3성의 항일독립유적지를 둘러보는 여행에 가이드를 해 준 여행사 직원이 북한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북한에서 치과기공사로 5년간 근무했고, 지금도 북한을 오가며 NGO활동을 하는 중국 화교여서, 북한의 생활과 문화, 현재의 상황에 대한 간접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생각하듯이 모든 북한 주민이 헐벗고 굶주리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평양에 사는 북한 주민들은 상당한 혜택을 받고 살고 있으며, 하위 1/3이 어렵지, 중간 1/3과 상위 1/3은 잘산다고 한다. 물론 잘산다는 기준이 무엇인지는 견해차이가 있다 하겠다.
우리가 방문한 단동의 건너편에 있는 신의주도 몇 년 전만 해도 불빛 없는 암흑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고층 건물들이 들어섰고, 지금은 밤중에도 불빛이 켜져 있으며, 단동에 사는 이들도 북한이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식량배급을 잘 해 주지 못하기에 장마당을 통해 물건을 사고파는 일에 당국이 모르는 척 해줘 나름대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은 무상의료, 무상교육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이번에 망명한 북한의 엘리트인 태영호 주 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주로 담당했던 분야가 북한체제를 선전하는 것이었는데, 이 속에도 무상의료, 무상복지가 들어있었다.
그러나 무상의료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60~7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또한 의사나 치과의사도 배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에 집에서 몰래 돈을 받고 치료해 준다고 한다. 우리로 말하면 무면허로 치과의료 행위를 하는 부정 치과의료 행위자(속칭 치과 돌팔이)처럼, 주택 등에 치과의료 기구를 갖추고 불법 시술을 해 준다고 하는데, 이게 보편적으로 행하여진다고 하니, 진정 무상 의료를 하고 있다고 자랑할 수 있을까? 무상이라는 이름으로 의료수준 자체가 매우 저급하고, 미진한 상태이기에 허울만 무상임을 알 수 있었다.
최근 우리사회에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으로 무상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다. 특히 지난 2011년에는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현직 서울시장이 사임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의 복지서비스 수준이 워낙 낮고, 경제성장과 발전을 위해 많은 희생과 대가를 치른 경험 때문에 무상OO 정책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유권자들 사이에 강하게 지지되었다. 그리하여 심지어 2012년 대선에서는 많은 복지서비스 프로그램이 공약으로 제시되었고, 도입되었다. 기초연금제도의 도입이나 요양보험서비스 등도 그러한 예의 하나였다.
우리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는 사회복지서비스가 확충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과 책임, 자유시민사회의 지속적 발전이 제약되거나 무시된 프로그램의 도입에는 적절한 견제가 필요하다. 국민들의 자발성과 자치성을 확보하면서 자기결정과 자기책임이 확보되는 자유민주공화정이 앞으로 통일될 우리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시스템일 것이다. 북한의 실상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통일한국의 건강한 그림을 그리고 설계해야 할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