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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워라밸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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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희 논설위원

요즈음 새로운 신조어가, 처음 들을 때는 의미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난무하고 있다. 외계어도 아니고, 이렇게 축약을 하면 한 세대만 지나도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길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자식까지는 어떻게든 따라가는데 손주 정도면 따로 신조어 사전을 만들어 찾아가면서 대화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하지만 때로는 그 신조어가 주는 의미가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진 경우도 있다. YOLO(You only live once)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고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미래에 대한 대비는 없이 현재만 즐기려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최근에 생긴 익숙하지 않은 ‘워라밸(Work Life Balance)’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깊이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 영어 뜻 그대로 일과 삶의 조화를 의미하는 단어이다. 젊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면서 일에만 쫓기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함께 영위하자는 좋은 의미를 지닌 신조어이다.

이 단어가 치과의사에게도 중요할 수가 있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일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초과 근무가 빈번한 제조업을 예외로 한다면, 법정 노동 시간에 의해 강제로라도 휴가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치과계 현 상황을 보면 주 40시간 근무가 요원한 의사가 많다. 간호사들에게 주 40시간을 보장하면서 의사는 야간 진료, 주말 진료 등을 통해 과도한 근무 시간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개원 환경이 워낙 열악해져 근무 시간을 늘려 병원 수입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다보니 개인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전에 스튜어디스인 지인이 우스갯소리로 “자신은 날아다니는 파출부”라고 씁쓸하게 표현할 때 “나는 고급 일일 막노동자”라고 되받아치며 폭소를 터트렸다. 하루 쉬면 하루 일당이 사라지는 슬픈 존재라고. 하지만 이제는 고급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도 민망할 정도이니. 특히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젊은 치과의사는 진료 시간을 계속 늘림으로써 이 상황을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근무 시간을 결정할 수 있기에 어떻게 생각하면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에 올라탄 격일 수 있다. 멈추어야 할 상황인데도 달리던 관성과 고장 난 브레이크에 의해 계속 달리다 심한 충돌 후에야 가까스로 멈추게 되는.

각종 조사에서 치과의사는 조기 사망 위험 직업군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평균 수명도 짧게 나오고 있다. 그만큼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큰 직업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심심찮게 젊은 치과의사의 부의가 전해진다. 과로로 인해서든, 환자와의 분쟁에 의해서든 너무나 슬픈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예전에 선배가 농담처럼 “평생 보는 환자 수는 차이가 없으니 너무 무리해서 환자 보지 말라”고 하신 명언이 생각난다. 이제 환자의 평균 수명과 치과의사의 평균 수명 모두 많이 길어져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은퇴할 나이가 점점 더 미루어지고 있으며 환자들의 무리한 요구는 치과의사를 훨씬 더 피곤하게 한다. 치과의사가 받는 스트레스가 가중되며, 더 긴 세월 스트레스를 견뎌야 하니 당장의 병원 경영 상태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호흡을 길게 가지고 자신과 가족의 삶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일을 하는 이유가 단지 돈을 쌓아놓기 위해서라면 얼마나 슬픈가. 일을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도 확인하며 벌어들인 돈으로 내 인생을 조금 더 풍요롭게 할 수 있을 때 그 돈은 가치를 지니게 되지 않을까? 돈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될 때 나 스스로 고장 난 자동차의 브레이크를 바꾸고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적절한 속도감과 주위의 경치를 동시에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워라밸은 우리 치과의사가 항상 머리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보는 뜻있는 신조어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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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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