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측과 2020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협상(이하 수가협상)을 위해 지난 23일 1차 협상 테이블에 나섰던 대한치과의사협회 수가협상단(단장 마경화)이 지난 29일 2차 협상을 마치고 나온 후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차 협상 후 가진 치협 수가협상단은 브리핑에서 “전체 유형별 진료비 증가율이 평균 11%인 가운데, 치과의 증가율은 가장 낮은 4.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표는 아이러니하게도 수가협상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2차 협상이 끝난 후 상황은 또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건보공단 측에 따르면 재정운영위 소위가 기대 이하의 추가재정소요(밴드)를 제시해 협상 자체의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치협 수가협상단인 서울지부 최대영 부회장은 “건보공단이 아직 구체적인 밴딩 폭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가히 충격적인 수치될 것이라고 밝혔다”며 “이렇게 되면 치과가 유형별 증가율 순위 면에서 아무리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해도 증가율 자체가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치협 수가협상단은 이날 2차 협상에서도 치과의 인상요인에 대해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협 수가협상단 경기지부 김영훈 부회장은 “오늘 공단 측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치과는 기간당 진료비가 타과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며 “표면적으로만 보면 치과의 진료비 수익이 높은 것 같지만, 이를 진료시간 비율로 따지면 타과와 차이가 난다. 즉 노동집약적인 치과는 야간진료 및 주말, 휴일진료 등 진료시간을 늘려야만 치과운영이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치협 김수진 보험이사는 “자료를 보면 최근 치과의 인력구성에 있어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치과위생사 고용이 간호조무사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구인난 사정이 나아지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관련 지출만 늘고 있다. 여기에 감염관리에 대한 보상은 여전히 전무한 상황”이라고 다양한 치과 수가인상 요인을 설명했다.
치과 수가협상은 오는 31일 3차 협상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날 모든 유형별 수가협상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서울시치과의사회 이상복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2차 수가협상을 마친 치협 수가협상단을 격려 차 방문했다.
서울지부 이상복 회장은 “지난해 협상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건정심행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안타까웠다”며 “수가협상단에게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오직 회원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뿐이다. 회원들의 살림살이가 조금이나마 개선될 수 있도록 올해도 노력해주고 있는 협상단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협상단장을 맡고 있는 치협 보험담당 마경화 상근부회장은 “올해도 이렇게 격려차 방문을 해준 이상복 회장을 비롯한 서울지부 임원에게 감사하다”며 “아직 협상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른 상황이지만, 어찌됐든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격려방문에는 서울지부 이상복 회장을 비롯해 김재호 부회장, 함동선 총무이사, 조정근 재무이사, 노형길 SIDEX사무총장, 강호덕 보험이사 등이 함께 했다.
신종학 기자/sjh@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