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신종학 기자 sjh@sda.or.kr]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환산지수계약협상(이하 수가협상)이 마지막 협상 기일인 지난 1일 자정을 넘긴 오늘(2일) 아침 6시경 마무리됐다.
특히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이상훈)는 7차 협상까지 가는 장시간 레이스를 펼쳤지만, 7개 유형 중 가장 낮은 1.5% 인상률을 최종적으로 제시받아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협상장을 떠났다.
더욱이 이번 수가협상은 보건기관을 제외한 6개 의약인단체 중 치협과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 3개 단체가 ‘결렬’을 선언, 향후 보장성 강화 등 정부의 건강보험 정책 추진에 큰 부담으로 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결과 2021년도 평균인상률은 1.99%이며, 소요재정은 약 9,416억원으로 △한방 2.9% △약국 3.3% △조산원 3.8% △보건기관 2.8% 등 인상률로 타결됐다.
협상이 결렬된 유형에 대해 건보공단이 제시한 최종 수치는 △치과 1.5% △의원 2.4% △병원 1.6% 등으로 각각 확인됐다. 이번 수가협상에서 최하위 수치를 제시받은 치과는 애초부터 힘든 협상을 예고했다.
치협 협상단에 따르면 건보공단이 최초로 제시한 인상률은 0.5%.로 그야말로 충격적인 수치였다. 치협 협상단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만족할만한 수치까지 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1일 협상단을 격려차 방문한 치협 이상훈 회장은 “건보공단이 제시한 수치를 보고 받고 ‘과연 이게 현실인가’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며 “지금까지 보장성 강화 정책에 적극 협조해온 치과계의 희생과 코로나19로 인한 치과 의료기관의 경영악화 현실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치과보장성 확대로 인한 진료비 증가를 치과 전체 진료비 증가로 직결시켜 이해하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건보공단 측에 따르면 이번 수가협상은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건강보험 재정상황,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능력, 진료비 증가율 등을 고려해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제시된 소요재정(밴드) 범위 내에서 추진했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상황에서 진행된 이번 협상에서 공급자단체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및 경영악화 등을 근거로 정책적 배려를 기대했고, 가입자단체는 자영업자 등 경제위기로 보험료 인상에 많은 부담감을 내비쳤다.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장인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가입자와 공급자 간 의견차이 해소와 설득을 위해 여러 차례 만남과 협의과정을 거쳤지만, 코로나19 일선에 있는 병원·의원 그리고 치과가 결렬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수가협상에 가장 먼저 결렬을 선언한 의협 협상단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협상의 여지가 보이지 않았다. 결렬을 선언하고 협상장을 나선 의협 박홍준 협상단장은 “애초부터 이 협상이 이뤄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며 “적어도 협상은 상대가 진심으로 손을 내밀었을 때 그 손을 잡아주는 것이 진정한 협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협상 내내 이러한 교감은 없었고 이번 협상 결렬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 측에 있다”고 성토했다.
역시 협상이 결렬된 병협 송재찬 협상단장은 “현재 코로나로 인한 의료기관의 경영악화 문제를 건보공단도 나름대로 고려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와 가입자 측의 생각, 입장 차가 매우 컸다”며 “회원 병원들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오늘(2일) 오전 6시 마지막에서야 최종 결렬을 선언한 치협 협상단은 “건보공단이 제시한 치과 수가 인상률은 그간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에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적극 협조했던 치과계의 기대를 전혀 충족하지 못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했던 치과계의 바람도 반영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건보공단은 재정운영위원회가 심의·의결한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결과를 오는 5일 개최되는 건정심에 보고할 예정이다. 건정심에서는 이번 협상에서 결렬된 병원, 의원, 치과의 환산지수를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이달 중 의결하고, 이후 보건복지부장관이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명세를 고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