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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QE’로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며 위기를 봉합하는 연방준비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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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90

연준의 재할인창구 대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넘어서다

암호화폐 친화 거래소 실버게이트 뱅크런에서 시작하고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이 불을 지핀 미국 은행 위기는 유럽으로 불이 옮겨 붙었다.

 

​수년간 약한 고리로 불려왔던 크레디트 스위스가 결국 일주일도 채 안되는 시간에 UBS에게 인수 합병됐다. 이 과정에서 스위스 정부와 중앙은행이 개입해 최대 1,000억 스위스 프랑에 달하는 유동성을 공급하고 신속한 인수합병을 위해 크레디트 스위스가 발행한 170억 달러 규모의 코코본드(AT1 채권)를 상각했다.

 

상각된 AT1 채권에 투자한 여러 금융기관들은 손실을 입게 됐지만,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신속하게 손실을 확정 분산시키며 유럽의 은행 위기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다음으로 뱅크런 가능성이 높은 은행으로 주목 받았던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FRC)가 UBS의 크레디트 스위스 인수합병 소식 이후 3월 20일 하루 동안 -47% 하락하는 등 올해만 -92% 나 하락했으며 은행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하고 있다.

 

​현 위기 사태에 대한 연준의 책임론까지 불거지는 가운데 연준(Fed)은 은행권 위기 대응을 위해 영국, EU, 캐나다, 일본, 스위스 등 5개국의 중앙은행들과 달러 유동성 공급을 위해 통화 스와프 운용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연준과 중앙은행 결국 유동성 공급에 적극 나서다

이번 미국 은행 위기를 결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해결하는 모습이다.

 

1) 재할인창구(Discount Window)

​2022 말부터 연준의 재할인창구 이용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었다. 미국 일부 은행들의 유동성이 부족해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있었는데, 올해 SVB 파산 사태가 터졌다. SVB는 파산 직전까지 재할인창구 대출액 상위 은행이었다.

 

연준의 재할인창구는 은행이 긴급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용하는 유동성 공급 통로 중 하나다. 은행들은 자금 유동성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규 예금 유치, 연방기금시장에서의 대출, 재할인창구 이용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재할인창구를 이용하면 은행이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낙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은 되도록 재할인창구까지 이용하는 것을 꺼려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의 재할인창구 대출은 은행 시스템이 단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이 제공하는 대출 서비스다. ​은행들은 중앙은행이 보유할 수 있는 담보(정부채 등의 유가증권)를 제공하고 재할인창구를 통해 현금을 받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주로 하루에서 몇 주 정도의 단기 대출을 위해 이용하지만 최대 9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2) BTFP(Bank Term Funding Program·BTFP)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ank Term Funding Program·BTFP)은 SVB 파산이 금융 시스템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3월 10일 미국 연준이 도입한 새로운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이다.

 

BTFP를 통해서 은행과 저축조합, 신용조합 등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담보로 최대 1년간 대출을 제공받을 수 있다. BTFP를 이용하면 은행들은 미국채의 액면가를 담보로 대출을 제공받기 때문에 유동성 확보를 위해 미국채 같은 우량한 보유 자산을 손해 보며 서둘러 매각할 필요가 없어진다.

 

지난 2022년 초단기 채권을 제외한 모든 채권이 사상 최악의 손실을 입었기 때문에, 미국 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채의 손실이 컸다. SVB 파산의 주요 원인도 보유한 장기 미국채 가치 하락으로 인한 미실현 손익이 뱅크런으로 확정 손실되며 자본금이 잠식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미국채의 액면가를 보증해줘 연쇄적인 뱅크런 우려를 막아보려고 연준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SVB 파산 이후 연준의 재할인창구 대출액 사상 최고치 경신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는 72억 달러를 재할인창구를 통해 유동성이 공급됐으며 금융위기 정점에서는 1,100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금융위기가 진정된 후 2020년 3월까지 10년간 거의 사용되지 않다가 코로나19 위기 때 일시적으로 500억 달러까지 증가한 적이 있다.

 

 

최근 SVB 파산과 잇따른 미국은행들의 뱅크런 파산 위험으로 연준의 재할인창구를 통한 은행 대출이 2008년 금융위기 때의 기록을 뛰어넘어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재할인창구는 중앙은행의 역할 중 하나인 ‘최후의 대출자’로서 금융시장에 안정과 유동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은행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3월 15일 종료된 주간 재할인창구 대출은 전주 대비 급증하여 1,528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4월 12일에는 676억 달러로 절반으로 줄어들며 3월 보다 안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새로 신설된 BTFP는 계속 증가하다가 790억 달러에서 정점을 찍고 4월 14일 기준 718억 달러로 처음으로 하락했다. 재할인창구와 BTFP 모두 연준이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은행에 긴급하게 지급하는 자금 대출로서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과거 코로나 위기와 비교해 봐도 SVB 파산 이후 긴급 대출이 급격히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은행의 파산 위기가 막 시작하는 단계인 것을 감안하면 연준의 재할인창구와 BTFP 대출은 이번 금융위기의 규모가 얼마나 크고, 위험한지 알려 줄 수 있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동시에 아직 기준금리 인상을 마무리하지 않은 연준의 긴축적 행보가 곧 끝날 것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준금리는 내리지 않았고 양적긴축도 시행중이지만, 이미 사상 최대 수준으로 연준은 은행에게 유사양적완화(Not QE)로 유동성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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