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 등 구강용품을 생산·공급하고 있는 국내 중견기업 중 하나인 ㈜애경산업(대표 고광현)이 자사에서 새로 출시한 신제품 치약 홍보용 포스터에 치과의사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애경은 최근 잇몸세균을 억제한다는 내용으로 홍보를 하고 있는 자사 치약제품에 대한 홍보를 위해 전국 200여개 치과에 홍보용 포스터를 배포했다. 문제는 이 포스터에 본인의 허락을 받지 않고 치과의사의 사진을 첨부한 것.
당사자는 경희대학교 예방치과학교실의 박용덕 교수. 박 교수는 “애경 측에 정식으로 항의를 했다”며 “애경은 이번뿐만 아니라 수차례에 걸쳐 본인의 허락을 받지 않고 여성지 등 대중잡지에 본인의 칼럼 등을 실은 바 있었지만, 문제삼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제품을 직접 광고하는 홍보용 포스터에 본인이 출연한 케이블 TV 프로그램을 캡처한 사진을 올려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애경은 박 교수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배포된 홍보용 포스터를 전량 수거하는 것은 물론, 사과문을 게재했다.
박 교수는 “최근 치과의사들의 위상이나 명예가 여러모로 실추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구나 대학에 몸 담고 있는 현직 교수를 제품 홍보에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점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며 “만약 약속대로 홍보물의 전량 수거와 추후 재발방지 약속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법적인 조치까지 감안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경 측은 치약 등 구강용품 개발 사업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관련 단체의 지속적인 후원에 나서고 있는 등 치과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애경 측의 초상권 침해는 업체들의 무분별한 상업주의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학 기자/sjh@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