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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필 교수의 NLP 심리상담 -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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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의 힘

초등학교 때 이야기를 흥미롭게 해주신 선생님이 계셨다. 그 중에서도 땅이 바다보다 낮은 나라의 이야기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바다가 가까이 있었던 부산에서 성장한 나로서는 바다보다 낮은 땅의 이야기가 유독 흥미로웠다. 땅이 바다보다 낮았기에 바닷물을 퍼내기 위한 수단으로 풍차를 이용하였던 네덜란드 이야기였다. 풍차를 이용하여 바닷물을 퍼내고 그리고 바닷물을 막기 위하여 제방을 쌓았던 도시를 상상하면서 흥미로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특히 제방에 구멍이 생겨서 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제방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자신의 몸으로 그 구멍을 막고 목숨을 희생한 어린 소년의 이야기는 그 시절 어린 필자에게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물론 그 이야기가 실화가 아닌 동화라는 사실을 성장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어린 소년이 그러한 일을 하였다는 것이 어린 시절 필자에게는 큰 교훈이 되었다. 그 이후 위인전에 관심이 더욱 커졌고 한동안 탐닉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사실은 역사에 길이 남고 후세의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 훌륭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해낸 업적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봉사와 희생을 하였다는 점이다. 특히 사회와 정의를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을 보면 감동과 함께 자성의 계기가 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관객들을 눈물바다로 만들고 마음 깊은 감동을 주는 장면들 대부분이 바로 주인공의 희생이다.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여 다른 사람을 구하고 사회를 살리는 내용들이다. 아마도 지구상의 수많은 생명체 중에서 다른 사람을 구하려고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는 생명체는 사람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희생은 고도로 성숙된 사람의 태도에서 발현되는 능력이다. 아름답고 감동적인 일이지만 누구나 선뜻 행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희생을 고귀하게 여기고 희생하는 사람들이 존경을 받는다. 이와는 다르게 책임이라는 것이 있다.

 

책임이란 자신이 행한 일에 대한 결과를 달게 받아들이는 일이다. 책임은 희생과 달리 성숙한 사람이 아니라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용하는 기본적인 행동양식이다. 책임은 훈련을 통해서 학습되어진다. 학생들에게 부여하는 과제나 숙제가 책임감을 키우는 훈련이고, 청소와 같은 일들도 책임감을 학습하는 과정이다. 책임이라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다하지 않았을 때 반드시 처벌이라는 것이 뒤따른다. 그러한 처벌을 통해서라도 책임감을 강제적으로 학습시키는 것이다.

 

책임감을 처벌이라는 자극을 통하여 강하게 학습시키는 이유는 책임감이 없는 조직이나 사회는 제도나 규율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숙제나 과제를 하고 싶어하는 경우는 드물다. 자신에게 부여된 청소를 자발적으로 하려는 경우도 거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숙제를 하기 싫어하고 자신은 청소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하기 싫더라도 자신이 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부분을 수용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것이 바로 책임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조직구성원으로서 가장으로서 부모로서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일들이 저마다 있다. 만약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을 회피한다면 자신은 편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사회에 피해를 입히게 된다. 즉, 책임이란 사회를 구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이득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행위들이다.

 

하지만 희생이란 다른 사람들을 구하고 사회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자신의 희생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거나 사회에 이득을 준다. 이러한 희생은 훈련이 아닌 교육을 통하여 학습되어진다. 교육이란 지식을 주입시키는 행위가 아니라 내재되어진 인간의 능력을 밖으로 발현되도록 일깨우는 과정이고 그 내재되어진 능력 중 하나가 희생이다. 그래서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훨씬 희생정신이 강하다. 여기서 교육이란 학교와 같은 제도권 교육뿐만 아니라 가정교육과 같은 사적 교육도 포함한다.

 

학력이 높고 학벌이 좋다고 훌륭한 교육을 받았다고 할 수 없다. 많이 배우고 학벌이 좋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나 사회를 위하여 희생하는 것은 아니다. 반면 제도권교육의 받지 않은 사람들 중에서도 희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교육은 그 사람의 인격과 관련되어진다. 영웅은 어지러울 때 나타난다. 즉, 누구도 나서지 않고 모두가 주저할 때 자신을 희생시키는 사람이 영웅이 된다. ‘make sacred’ ‘…을 신성하게 한다’라는 뜻을 가진 희생(sacrifice)은 아름답고 위대한 일이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가 혼란스럽다. 작금의 사태를 벌였던 사람들이 희생의 위대한 힘은 아니더라도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책임지려는 기본적인 모습이라도 보여 주었으면 한다. 상식과 기본이 있는 사회가 그립다. 

 

글_ 손정필 교수(평택대학교 교수 / 한국서비스문화학 회장 / 관계심리연구소 대표)
jpsh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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