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1 (목)

  • 구름조금동두천 14.7℃
  • 흐림강릉 15.9℃
  • 구름많음서울 15.8℃
  • 구름많음대전 16.0℃
  • 구름많음대구 15.6℃
  • 흐림울산 13.9℃
  • 맑음광주 16.4℃
  • 부산 14.5℃
  • 구름많음고창 15.5℃
  • 구름많음제주 18.8℃
  • 구름조금강화 13.8℃
  • 구름많음보은 14.6℃
  • 구름조금금산 15.5℃
  • 구름많음강진군 17.1℃
  • 흐림경주시 14.4℃
  • 흐림거제 14.5℃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사고(思考)의 확장성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19)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얼마 전 환자로부터 “이를 꼭 세 번 닦아야 하나요?”란 질문을 받았다. 이 질문은 학문적으로나 임상적으로 다양하게 설명할 거리가 있는 좋은 질문이다. 하지만 20대 환자가 협회에서 발간된 통상적으로 적혀 있는 팸플릿을 보고 자신은 낮에는 식사 후 3분 안에 이를 닦기 어렵다고 진지하게 물어오면 이야기가 다르다. 초·중·고생이 질문했다면 당연하게 학문적으로 답변했겠지만 20대 대학생이 ‘꼭’이란 표현을 강조한 질문에는 착잡함이 있었다. 필자는 “치아는 얼마나 이를 닦지 않아야 충치가 발생할 거라고 생각하나요?”라고 반문했다. 환자는 ‘일주일’이라고 답했고, 구강은 혀운동과 침이 흐르고 있어서 치아를 못 닦는 상황이어도 자정작용이 생겨 일주일 동안에 충치가 발생하지는 않으니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변했다. 더불어 낮에 칫솔질을 세 번 하기 어렵다면 가능한 시간에 하고 자기 전에 꼼꼼히 닦으면 별일 없을 것이라 덧붙였다.

 

이 대화를 진행하면서 심리학에서 말하는 ‘사고의 확장성’을 생각했다. 사고(思考)는 하나를 배우면 성숙하면서 그것을 다른 것에도 적용하며 폭넓게 확장되어야 한다. 그런데 부모의 간섭 등이나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경험해 보지 않은 경우에 사고가 확장하지 못한다. 대학생 정도라면 3분 안에 3분 동안 3회 칫솔질을 하라는 학회 권고 사항에 대해 “꼭”이라는 질문을 하지 않고도 ‘상식’선에서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다. 농담이 아니고 정말 진지하게 질문을 하면서 본인도 뭔가 어색함은 느끼는 듯했다. 이것은 그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이 잘못된 길을 걸어오면서 어린이들 사고의 확장성을 키워주지 못해 나타난 결과다. 그들은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한 피해자다. 그동안 교육은 전반적으로 남을 빨리 이기는 것에 집중되어왔다. 마음이 급한 부모는 어린이가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대신해 주었으며, 이것이 반복되며 어린이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능이 퇴화되면서 사고의 확장이 어려워졌다. 더불어 스스로 판단한 것에 대한 믿음이 없고 누군가 그것을 대신해주거나 결정을 지어 주어야 안심이 되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꼭 3분은 아니어도 자기 전에 잘 닦는 것만으로 충치 예방 효과가 크고, 낮에 한두 번 닦으면 된다고 두세 번 강조해 안심시켜주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상식이 무너진 모습을 보인다. 며칠 전 10살 초등학생이 게임을 그만하라는 말에 흉기를 들고 엄마를 찔렀다. 10개월도 안된 아기가 운다고 부모가 폭행해 중태라는 기사는 하루가 멀다 하고 들린다. 군인 급식이 불량하다는 기사와 군인 급식을 민간업자에게 외주하자는 것도 보인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중간이 없다. 중간을 수학에서는 평균이라 하고 종교에서는 중도라 한다. 시쳇말로는 절충이라 하기도 한다. 상식이란 양극단이 배제되고 보편타당한 일반적인 지식을 말한다. 아기는 대화를 울음으로 하는 것은 상식이다. 아이가 울면 무엇을 원하는지를 찾는 것이 상식이건만, 아동학대 부모들은 울어서 시끄럽다고 생각했다. 군대란 전쟁을 대비해 준비하는 것이 상식이건만 급식을 외주준다는 발상은 전시상황이란 상식 자체가 없다. 10살 아이가 게임 하지 말라는 엄마를 흉기로 찔렀다는 것은 상식이 아닌 교육 자체가 완전히 파괴되었음을 의미한다. 10세 아동 교육은 학교와 가정에서 담당한다. 그에겐 학교 교육도 없었고 가정교육도 없었음을 의미한다. 학교란 지식을 전달하는 기능만 아니라 또래집단 속에서 단체행동 룰을 배우는 장소이기도 하다. 학교가 입시 위주로 변하면서 교육이 무너졌고 윤리와 도덕이란 단어는 배울 기회조차 없어졌다.

 

선진국은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다. 중산층이 잘사는 사회다.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철권에 의한 독재가 가능한 사회는 후진국이고, 법이 지배하는 나라는 개도국이고, 윤리와 도덕이 다스리면 선진국이라 했다. 윤리와 도덕, 염치와 상식이 중요한 가치로 존중되는 사회로 변해야 진정한 선진국이다. 그것이 진정한 미래가치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활용 쓰레기에 대한 단상
매주 수요일마다 재활용 쓰레기를 버린다. 양손 가득 들고 나가기도 하고 명절 때는 두 번 다녀오는 경우도 있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 두 사람 사는 집에서 무슨 재활용 쓰레기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가 하는 생각이다. 왠지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는 듯한 죄책감이 들 때가 많다. 가급적 일회용 물품을 자제하며 쓰레기를 줄이려고 최대한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두 손 가득 집어도 부족한 경우에는 마치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 파라사이트라는 생각마저 든다. 코로나 이후에 더 많은 재활용 쓰레기가 나오는 듯하다.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해보면 제일 많은 것이 비닐, 플라스틱, 종이다. 비닐과 플라스틱은 석유화학 제품이고 종이는 나무로 만든다. 결국 나무는 줄어들고 석유사용량은 증가되는 것으로 환경파괴의 주범 역할을 한다. 필자가 재활용 분리수거를 처음 접한 것은 일본 유학 시절이었다. 일본은 80년대에 이미 분리수거를 시행하고 있었다. 우리처럼 요일을 정하고 모든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아니고 요일 별로 버리는 품목이 달라서 늘 신경 써야 했던 것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귀국하고 몇 년 지나서 우리나라도 아파트서부터 분리수거를 시행했는데 초창기에는 주민들이 분리수거 해놓으면

재테크

더보기

개인연금에서 워런 버핏처럼 투자할 수 있는 ETF

세계 최고의 투자자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Inc.)의 회장 겸 CEO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여러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지주회사다. 많은 투자자가 워런 버핏의 투자철학에서 영감을 얻고 투자를 하고 있다. 시중에는 워런 버핏을 다룬 수많은 책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그가 직접 쓴 책은 ‘워런 버핏의 주주서한’ 하나 뿐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매년 연례보고를 하며 워런 버핏 명의로 주주서한을 발표한다. 이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서한이 워런 버핏이 유일하게 직접 쓴 메시지인 것이다. 1991년 워런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서한에서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에 대한 언급을 처음으로 한다. “경제적 해자”는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비롯되는데, 1. 필요 혹은 욕구가 있고 2. 소비자 입장에서 비슷한 대체재가 없으며 3. 가격 결정력이 있는 경우 3개의 조건이 충족되면 기업은 공격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에 가격을 책정하고 높은 수준의 ROIC(투하자본이익률. 기업이 실제 영업활동에 투입한 자산으로 영업이익을 얼마나 거뒀는지 나타내는 지표)를 달성하게 된다. 워런 버핏이 언급한 경제적 해


보험칼럼

더보기

치면열구전색술과 지각과민처치_급여기준의 확대와 축소

지난 호까지 보존치료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충전치료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보존치료 항목 중 치면열구전색술과 지각과민처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 두 가지 항목은 각각 ‘비급여’와 ‘100:100 항목’에서 급여화되었고, 이후 급여기준의 변화가 많았다는 점에서는 매우 비슷하다. 반면 기준확대와 기준축소라는 각각 다른 방향으로 변화가 있었던 점에서는 상당히 대조적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치면열구전색술은 정부의 보장성확대 정책에 따라 치과분야에서는 최초로 급여화된 항목인 만큼, 급여화 배경과 급여기준 확대 과정에 대해서 알아두면 현재 진행 중인 보장성 강화 정책의 추진방향을 예측해 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치면열구전색술은 ‘09~13 중기 보장성 계획’에 따라 2009년 급여화되었다. 급여화 이후의 통계에서 우식예방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2011년도 심평원의 통계에 따르면 급여화 이후 1년간, 6~14세의 치아우식환자 11만명 중 치료치아대상이 약 3만 5,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34.1% 이상 우식예방 효과를 보인 것으로, 재정면에서는 약 20억원 가까이 절감효과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2014년도의


법률칼럼

더보기

[법률칼럼] 방송협찬 시 ‘협찬고지’는 금지

■ INTRO 지난 칼럼에서는 의료인이 방송에 출연하는 것에 의료법 상 의료광고 규정이 적용되는지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금주 칼럼에서는 이미 예고한대로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의 방송협찬 가부 및 시술권 등을 시상품으로 지급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방송협찬 가부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이 방송에 협찬을 하는 것 그 자체는 어떠한 법령도 위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문제는 협찬사실에 대한 표시방법입니다. 현재 방송법 시행령이나 ‘협찬고지등에 관한규칙’에 의하면, 방송의 협찬주를 표시하는 것도 광고로 간주되고 의료법상 방송광고가 금지되는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의 경우에는 협찬을 하였다는 점을 고지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방송사업자는 협찬주에게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구성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방송의 내용이나 맥락, 목적과 무관하게 병원이 배경이 되고 병원의 시술내용이 홍보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병원에 대한 협찬고지를 한 것과 관련하여 방송 프로그램이 방송통신심의원회로부터 제재처분을 받은 사례가 보도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사례에서 의료기관의 행정처분 여부(의료광고규정 위반에 기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