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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사고(思考)의 확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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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19)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얼마 전 환자로부터 “이를 꼭 세 번 닦아야 하나요?”란 질문을 받았다. 이 질문은 학문적으로나 임상적으로 다양하게 설명할 거리가 있는 좋은 질문이다. 하지만 20대 환자가 협회에서 발간된 통상적으로 적혀 있는 팸플릿을 보고 자신은 낮에는 식사 후 3분 안에 이를 닦기 어렵다고 진지하게 물어오면 이야기가 다르다. 초·중·고생이 질문했다면 당연하게 학문적으로 답변했겠지만 20대 대학생이 ‘꼭’이란 표현을 강조한 질문에는 착잡함이 있었다. 필자는 “치아는 얼마나 이를 닦지 않아야 충치가 발생할 거라고 생각하나요?”라고 반문했다. 환자는 ‘일주일’이라고 답했고, 구강은 혀운동과 침이 흐르고 있어서 치아를 못 닦는 상황이어도 자정작용이 생겨 일주일 동안에 충치가 발생하지는 않으니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변했다. 더불어 낮에 칫솔질을 세 번 하기 어렵다면 가능한 시간에 하고 자기 전에 꼼꼼히 닦으면 별일 없을 것이라 덧붙였다.

 

이 대화를 진행하면서 심리학에서 말하는 ‘사고의 확장성’을 생각했다. 사고(思考)는 하나를 배우면 성숙하면서 그것을 다른 것에도 적용하며 폭넓게 확장되어야 한다. 그런데 부모의 간섭 등이나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경험해 보지 않은 경우에 사고가 확장하지 못한다. 대학생 정도라면 3분 안에 3분 동안 3회 칫솔질을 하라는 학회 권고 사항에 대해 “꼭”이라는 질문을 하지 않고도 ‘상식’선에서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다. 농담이 아니고 정말 진지하게 질문을 하면서 본인도 뭔가 어색함은 느끼는 듯했다. 이것은 그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이 잘못된 길을 걸어오면서 어린이들 사고의 확장성을 키워주지 못해 나타난 결과다. 그들은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한 피해자다. 그동안 교육은 전반적으로 남을 빨리 이기는 것에 집중되어왔다. 마음이 급한 부모는 어린이가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대신해 주었으며, 이것이 반복되며 어린이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능이 퇴화되면서 사고의 확장이 어려워졌다. 더불어 스스로 판단한 것에 대한 믿음이 없고 누군가 그것을 대신해주거나 결정을 지어 주어야 안심이 되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꼭 3분은 아니어도 자기 전에 잘 닦는 것만으로 충치 예방 효과가 크고, 낮에 한두 번 닦으면 된다고 두세 번 강조해 안심시켜주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상식이 무너진 모습을 보인다. 며칠 전 10살 초등학생이 게임을 그만하라는 말에 흉기를 들고 엄마를 찔렀다. 10개월도 안된 아기가 운다고 부모가 폭행해 중태라는 기사는 하루가 멀다 하고 들린다. 군인 급식이 불량하다는 기사와 군인 급식을 민간업자에게 외주하자는 것도 보인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중간이 없다. 중간을 수학에서는 평균이라 하고 종교에서는 중도라 한다. 시쳇말로는 절충이라 하기도 한다. 상식이란 양극단이 배제되고 보편타당한 일반적인 지식을 말한다. 아기는 대화를 울음으로 하는 것은 상식이다. 아이가 울면 무엇을 원하는지를 찾는 것이 상식이건만, 아동학대 부모들은 울어서 시끄럽다고 생각했다. 군대란 전쟁을 대비해 준비하는 것이 상식이건만 급식을 외주준다는 발상은 전시상황이란 상식 자체가 없다. 10살 아이가 게임 하지 말라는 엄마를 흉기로 찔렀다는 것은 상식이 아닌 교육 자체가 완전히 파괴되었음을 의미한다. 10세 아동 교육은 학교와 가정에서 담당한다. 그에겐 학교 교육도 없었고 가정교육도 없었음을 의미한다. 학교란 지식을 전달하는 기능만 아니라 또래집단 속에서 단체행동 룰을 배우는 장소이기도 하다. 학교가 입시 위주로 변하면서 교육이 무너졌고 윤리와 도덕이란 단어는 배울 기회조차 없어졌다.

 

선진국은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다. 중산층이 잘사는 사회다.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철권에 의한 독재가 가능한 사회는 후진국이고, 법이 지배하는 나라는 개도국이고, 윤리와 도덕이 다스리면 선진국이라 했다. 윤리와 도덕, 염치와 상식이 중요한 가치로 존중되는 사회로 변해야 진정한 선진국이다. 그것이 진정한 미래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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