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치과의사회(회장 정진·이하 경기지부)가 외부감사를 통해 드러난 회계부정 의혹을 둘러싸고 집행부 내부의 갈등, 전·현 집행부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5일 경기지부 정진 회장은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이 자리에서 정진 회장은 “회무를 맡은 후 GAMEX의 성장 등으로 회계가 많이 늘어났고, 내부감사의 한계를 느껴 외부감사를 결심하게 됐다”면서 “외부감사는 이미 지난 총회 감사 지적사항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특히 “3년 간 회계를 정리하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3억원대 회계이상이 발견됐다”면서 “명확한 규명이 없을 시 사법기관에 판단을 의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회 책임자로서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을 밝히기 어렵지만, 이미 10년 전부터 이어져온 일임이 드러났고, 회장으로서 회원들의 회비가 새나가는 것은 근절해야 한다고 생각해 공개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본인의 선거에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데 대해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하며, “회장으로서 마지막까지 의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경기지부 회관관리위원회의 의견도 제시됐다. 회관관리와 관련된 부분은 정진 회장이 이석한 뒤 최수호·이용근 감사와 회관관리위원회 최형수 위원의 주도로 진행됐다. “건축비 가운데 소명이 되지 않은 6,800만원이 있다”면서 “경기지부 회칙대로 하고 위원회에 보고하고 총회에 보고한다고 불법이 다 용서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법 테두리 안에서 회칙을 준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의원총회 산하 단체로 “3월 총회 전까지 회관관리위원회가 백서를 만들기로 한 상태에서 선거 이후로 그 작업을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표가 공개되자, 20일에는 경기지부 현 부회장 3인과 이사 11명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지난 1일 개최된 임시이사회에서 회의 명예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명확한 절차를 거쳐 한 점의 의혹이나 억울함도 없어야 하며 내부검증을 거쳐 확인된 부정에 대해서는 경기지부가 직접 고소해야 하고, 결정된 사항을 회원에게 알려야 한다고 결의된 바 있다”면서 “잘못된 시스템에 대한 관리감독소홀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회장이 또다시 이사회에서 결정된 절차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일을 추진하는 데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덧붙여 △외부 회계감사 결과에 대해 관리감독 소홀을 인정하고, 시스템 상의 문제와 관례적인 부분까지 철저한 진상규명 요구 △이후 밝혀진 부정행위에 대해 필요한 경우 사법조치 등을 통해 회 손실 최소화 및 관리감독 책임자들은 회원들에게 사죄할 것 요구 △회장은 더 이상 이사회 결정을 무시하는 독단적인 행보를 중단하고 관리감독 최고 책임자임을 자각하고 자중할 것을 촉구했다.
하루 뒤인 21일에는 전영찬 前회장을 비롯한 전임 집행부 임원들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전영찬 前회장은 “전임 집행부에서는 회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건축 관련 분담금과 빚 없이 지부 재정 내에서 시행하기로 결의했고 최선을 다해 이 원칙을 관철했다”면서 “모든 지출은 계좌이체 내역 및 영수증으로 증빙할 수 있다. 지출은 매 이사회에 보고해 승인을 받았고 총회에서도 통과된 사안으로, 수억 원의 횡령 의혹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마치 회관건축에 대해 의혹이 있는 것처럼 의혹을 제기해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면서 “이미 고발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왔고, 그렇다면 소명하고 무고로 고발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고발도 안하고 흑색선전으로만 악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회무를 하며 집행부 내에 그런 문제가 생겼으면 회장의 감독책임. 임원의 책임에 대한 사과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집행부 임기말, 선거전 가운데서 공론화된 회계부정은 경기지부 내홍을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