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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치과생활

절개와 봉합, 만남 그리고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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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우 교수(단국대학교 치과대학 치주과 조교수)

수술은 많은 과정으로 이뤄진다. 모든 과정이 다 중요하겠지만 그 중에서 특히 애착이 가는 과정을 꼽자면 필자는 단연 절개와 봉합을 든다. 절개는 수술의 첫 과정으로 온전한 조직을 분리시키는 과정이고 봉합은 수술의 모든 과정을 진행한 다음 분리된 조직을 다시 붙여주는 마지막 과정으로써 만남과 이별처럼 그 처음과 끝을 이루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흔히 생각할 때 절개 과정은 칼로 어묵 자르는 것처럼 별다른 기술이 필요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상당한 내공과 경험을 필요로 한다. 자칫 과도한 절개를 한다거나 망설임이 섞인 나머지 매끄럽지 못한 라인이 형성돼버리면 보기도 좋지 않을뿐더러 수술 중에 과도한 출혈로 인한 시야 방해로 수술 소요 시간이 길어지거나 수술 결과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반면에 사람의 첫인상이 중요하듯 첫 절개가 보기 좋게 그어지면 이후의 수술도 일사천리도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며, 그렇기에 훌륭한 외과의사(surgeon)들의 그것을 보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함을 엿볼 수 있다.

봉합은 또 어떠한가? 잘된 봉합은 치유를 도와 좋은 치료 결과를 만들어 낸다. 얼마 전 아내가 무릎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사진 1). 수술 과정이야 들어도 잘 모르겠지만 수술 후 우연히 보게 된 술부의 봉합을 대신한 수십 개의 철심은 무릎이 아닌 나의 가슴에 고스란히 박히고 말았다. 이렇듯 다른 수술 과정과는 다르게 봉합된 모습은 수술 직후 환자 및 보호자도 쉽게 볼 수 있는 수술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1. 첫 번째 이야기(절개 디자인)
진료 일정의 절반 이상이 수술로 구성돼 있기에 하루에도 많은 수술을 하고 있는 필자의 절개 대원칙은 ‘마취하지 않은 것처럼’이다. 리도카인이라는 국소마취제의 발명은 환자의 통증과 그에 따른 술자의 스트레스를 많이 해결해줬다. 즉 환자는 마취 시의 따끔한 통증만 견뎌내면 이후에 이루어지는 수술 중 통증은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환자의 통증이 사라졌다고 해서 술자만을 위한 절개를 그어서는 안된다. 수술 후 두어 시간이 지나면 결국 마취는 풀리게 될 것이고, 진통제를 복용한다 하더라도 과도한 절개로 인한 불필요한 통증은 고스란히 환자의 몫이 되기 때문이다. 적절한 절개는 시야확보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눈 앞에 누워있는 환자가 마취주사를 맞지 않은 상태라고 가정하고 절개에 임한다면 사족 없는 보다 좋은 절개선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사진 2).



2. 두 번째 이야기(봉합사의 선택)
연애에서도 그렇지만 봉합할 때도 소위 ‘밀당’을 잘 구현하면 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긴장감(tension)의 봉합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판되는 모든 봉합사가 제 구실을 다 하고 있다. 아니 어떤 경우에는 너무 과한 기능을 하게 되는 것이 문제다. 일반적으로 봉합사가 굵어지면 바늘의 굵기도 굵어지는데, 이 경우 바늘이 조직을 관통하면서 외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조직을 당겨서 봉합할 때도 있는데 봉합사가 두껍고 튼튼한 경우 자칫 밀당에 실패해 버리면 조직이 찢어져 버리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 이렇기 때문에 필자는 다소 얇은 봉합사를 선호하는데 조직을 당겨서 봉합할 경우 조직이 찢어지기 전에 봉합사가 먼저 끊어지면서 조직 손상을 예방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확대경이 필요할 만큼의 미세 재료를 사용할 수는 없다. 얇을수록 다루기도 어렵고 봉합사의 가격 또한 오르기 때문에 조직의 밀당과 술자의 취향을 고려해 적절한 두께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사진 3, 4).





3. 세 번째 이야기(봉합의 순서)
이성이 만나서 사랑을 할 때 흔히 진도라고 부르는 일반적 순서가 있다. 이것을 무시하면 그 끝이 좋지 못한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마찬가지로 봉합에서도 권장되는 순서가 있다. 연애에서는 진도를 무시한 과감한 시도가 운 좋게 성공할 수도 있지만 환자를 대상으로 운을 시험해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치아와 인접한 조직이 첫번째이다. 연조직은 서로 같은 조직보다 매끄러운 경조직인 치아에 부착되기가 더 어렵다. 게다가 치아는 통각 이외에 시린 감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치은이 퇴축되지 않도록 이 부분의 봉합을 먼저 하는 것이 좋다. 두번째는 방향 전환 부분이다. 처음과 이 부분의 봉합을 먼저 완성해 놓으면 조직이 울거나 벌어지는 경우를 막을 수 있다. 사람이든 연조직이든 울게 해서는 안된다. 세번째는 수평 절개의 정중앙 부분을 봉합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이후의 봉합 간격이 균일해져서 추가적인 봉합의 필요성도 줄고 보기에도 좋다. 마지막으로 원심부의 심미적으로 덜 중요한 수직 절개선을 봉합해 준다. 그래야 보다 나은 치유를 기대할 수 있다(사진 6).

절개는 조직의 생이별이다. 많은 아픔이 따르겠지만 피할 수 없다면 짧고 굵게 망설임 없이 확실하게 해야 한다. 그것이 조직을 위한 길이다. 반대로 봉합은 상처 받은 조직을 새로이 연결하는 과정이다. 모든 상처가 그러하듯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지만 배려 깊은 봉합은 치유를 도와 그 과정을 더 짧고 덜 아프게 해줄 수 있다. 이것이 절개와 봉합의 매력이며 연조직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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