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전 국민이 짧게는 7일에서 길게는 10일 이상을 쉰다고 한다. 무엇인가 리셋되는 느낌이다. 그동안 국내외적으로 수많은 사건이 있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모든 것이 빠르게 진행될 때는 잠깐 쉬면서 생각할 시간을 갖거나 리듬을 바꾸거나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국내외적으로 작년부터 시작되어 최근까지 진행된 사건들을 돌아보면 이상하고 괴상한 일들이 많았는데 요즘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한마디로 ‘탈상식의 시대’다. 작년에 느닷없이 진행된 계엄과 새벽 날치기 대통령 후보 교체 사건 등의 보기 드문 촌극부터 시작되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경기는 최악으로 가면서 100만 자영업자가 폐업했다. 그나마 버티는 자영업자의 75%인 900만명이 월수입이 100만원을 넘기지 못하고 있는데 아직도 부동산 불패라는 믿음으로 부동산은 들썩이고 있다. 동맹국에서는 한국인 300여명이 쇠사슬에 묶여서 비행기로 돌아왔다. 미국 장관은 25% 관세를 내든가 3,500억 달러를 투자하라고 강압한다.
세상 모든 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그 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일반적이지 않고 비상식적이다. 비상식은 상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상식이 아니란 것을 인지하면 다시 돌아올 여지가 있다. 그러나 국가적인 관계인 외교에서 비상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상식이 아닌 상식에서 이탈한 ‘탈상식’이다. 탈상식은 상식의 기준이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즉 뉴노멀이다.
뉴노멀은 새로운 상식의 기준이 만들어졌고, 과거의 상식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탈상식이 상식이 되었다는 말이다. 과거에 삼한사온이 상식이었으나 지금은 기상에서 그런 용어는 사라진 지 오래다. 서해에서 오징어가 잡히면서 오징어는 동해에서 잡힌다는 상식은 사라졌다. 자연계도 기후 온난화의 영향으로 기상이변이 상식이 되고 있다. 올해는 엄청난 더위에 단 한 개의 태풍도 오지 않았다. 어쩌면 여름에 태풍이 온다는 상식도 사라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이렇게 을사년이 지나가고 있고 이제 긴 휴식을 맞이한다. 이 휴식이 지나고 나면 새로운 뉴노멀의 시대로 바뀔 거라는 느낌이 든다.
내년은 병오년이고 후년은 정미년이다. 지난 병오년 1966년엔 중국에서 문화대혁명이 있었다. 동양철학에서 병오(丙午)는 화(火:불) 기운이 매우 강한 것을 의미한다. 그다음인 정미(丁未)는 열기가 대단한 화로를 의미한다. 앞으로 다가올 2년은 불의 기운이 매우 강한 때로 온갖 쇠들이 용광로에 들어가 단일한 쇳물이 되듯이 새로운 기준들이 만들어지는 때라 볼 수 있다. 단, 옳고 그름과는 상관없다.
문화대혁명이 단일화를 위한 혁명이었지만 그 결과는 결코 긍정적이지 않았다. 미국이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기존 상식과는 전혀 다른 탈상식화된 뉴노멀화라고 예측된다.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고착화되었고 프랑스의 경제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는 것 또한 미국 탈상식화와 무관하지 않다. 엄청난 재정 지출에 의한 적자가 만들어낸 현상들이다. 우리나라를 위시하여 세계 모든 국가가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 양적완화라는 이름으로 엄청난 재정을 지출했다. 그리고 받은 영수증 때문에 미국은 탈상식적 행동을 선택했고 프랑스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했다. 국내나 국외나 이미 상식을 논하기 어려운 실정에 이르렀다. 언제나 그렇듯이 어려움은 늘 민초들의 몫이었던 것이 마음에 걸린다. 뉴노멀 시대에서 일반 서민들이 고통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환율이 다시 1,400원을 넘었다. 급하지 않으면 치료받지 않는 치과치료는 소비의 끝자락에 걸려있다. 경기가 나쁘면 치과들도 힘들어진다. 게다가 경쟁은 도를 넘었고 이젠 30만원 임플란트 광고가 29만원으로 바뀌었다. 이미 치과계도 탈상식으로 뉴노멀화된 지 오래다. 뉴노멀에서 간과하기 쉬운, 경계할 것이 하나 있다. 항상 옳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칫 공멸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뉴노멀을 외쳤던 독일과 일본이 그렇게 망했다. 뉴노멀 시점에 생각이 많아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