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라토리엄’이란 국가가 대외채무를 이행할 능력이 안 돼서 지불유예 하는 상황을 말한다. 한마디로 “지금은 줄 능력이 없으니 나중에 돈 생기면 줄게”이다. 이런 모라토리엄이란 용어를 심리학자 에릭슨은 청소년들이 시행착오를 하면서 자기 자신을 발견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의미로 ‘모라토리엄 인간’이란 용어를 사용하였다. 청소년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 성인이 될 때까지는 잘못을 수용해주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일정 기간이 지나고 사회적 책임을 질 나이가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유예기간을 기대하거나 계속해서 청춘을 유지하려는 젊은이들이 증가하면서 성숙을 외면한 어른을 지칭하게 되었다. 이런 사람들이 증가하는 이유는 최근 교육환경이 독립심을 키워주지 못하는 데 있다. 부모 밑에서 편하게 놀고먹는 것이 가능하다 보니 스스로 독립해 고생하려는 의지가 사라졌다. 부모 또한 자식이 고생할 것을 원천 차단하다 보니 이런 성숙하지 못한 성인들이 증가하게 되었다. 이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이 부모다. 청소년들은 시행착오를 경험해야 하는데 요즘 우리 부모들은 청소년들이 경험해야 하는 시행착오를 원천 차단함으로써 스스로 경험을 통해 성숙할 기회를 박탈한다. 대학
어제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나가려는데 스마트폰이 없었다. 첫 번째로 당황한 순간이었다. 생각해보니 대체휴일로 평소와 달리 빈자리가 많아서 앉아오다가 옆자리에 놓고 내린 모양이었다. 일단 출구 옆 역무원에게 이야기하니 내린 위치를 확인하고 오라고 하였다. 다녀오니 어느 방향으로 가는 차였냐고 묻는다. 강변에서 왕십리 방향이라고 답하니 자신은 2호선이 아닌 7호선 역무원이라고 2호선에 가서 말하라고 하였다. 두 번째로 당황한 순간이다. 2호선 역무소를 찾다가 시간이 많이 경과되어 더 이상 어느 열차인지 아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포기하고 분실 폰에 전화를 걸려는데 공중전화가 없다. 일단 출근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병원 연구실에서 직원에게 휴대폰을 빌려서 전화를 돌리기 시작하였다. 병원 전화기는 거의 구내용이고 외부용이 필요하면 별도로 신청해야 하는데 무제한 통화 스마트폰이 있으니 별로 필요성을 못 느껴서 신청하지 않은 탓이다. 우선 분실 폰에 여러 번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는다. 누군가 주워서 돌려줄 의사가 없다는 부정적 생각이 들었다. 일단 분실 폰 기능을 정지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통신사에 전화해 발신금지로 바꾸고,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위치 추적과 기
오랜만에 내원한 환자에 인사를 건네고 보니 팔뚝 전체를 휘감은 타투가 눈에 띄었다. 최근 문신한 환자들이 많이 늘어났다. 작은 것들은 많이 보아왔으나 팔 전체를 휘감은 것을 보니 예전에 보았던 얌전한 환자의 이미지와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다. 최근 들어 타투가 젊은 층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팔다리 혹은 전신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타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접하다 보니 조금은 담담해졌다. 그러나 필자처럼 타투가 범죄자들의 전용물처럼 생각되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비치기는 쉽지 않다. 영화에서조차 조폭이나 폭력배를 나타낼 때 흔히 타투를 보여주는 기법을 사용하던 시대였다. 비록 시간이 옳고 그름조차 변화시키지만, 과거를 경험한 사람들 기억까지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예전에는 군대 신체검사에서 문신을 하면 범죄가능자로 분류돼 면제되었으나 올해부터 문신검사 자체가 없어졌다. 시대가 많이 변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타투는 역사적으로 지역에 따라 의미와 목적이 달랐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부족 간 전투에서 강하게 보이려는 목적이 강했고, 일부 민족에서는 신분적 지위를 표시하는 데 사용했다. 중국은 유교 문화의 영향으로
복날 무더위가 한창이다. 이 더운 때 올림픽을 하는 선수들도 고생이다. 이때쯤이면 도쿄는 70% 이상 습도에 고온으로 거리에 사람조차 잘 다니지 않는다. 올림픽 축구 경기를 보면서 타국 자책골에 대해 고맙다는 자막이 나오는 것을 보고 어의가 없었고 한심함을 넘어 심각하게 느껴졌다. 비록 상대편으로 경기는 하지만 같은 선수로서 감정적인 안타까움을 공유하지 못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전혀 깔려있지 않은 자막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이 배려심 없는 자막을 쓴 사람이 20~30대일 것으로 유추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MZ세대로 불리는 그들은 1등을 강요받고 자신만 잘나면 된다고 배운 세대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는 무심코 자신이 늘 하던 대로 했을 것이며 그것이 왜 심각한 문제인지 몰랐을 것이다. 결코 필자가 그들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걱정할 뿐이다. 필자도 그들 나이에는 몰랐기 때문이다. 우선 하루아침에 나라가 파산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유학하던 30대 중반에 IMF로 인해 생활비를 받지 못하고 살림과 자동차를 팔아서 근근이 버틴 기억이 생생하다. 얼마 전 대통령이 이제 선진국이라 했지만, 필자는 믿지 않는다. 필자
협회 선거가 끝난 모양이다. 전문인 협회장 선거답게 심각한 네거티브 없이 성숙한 선거 모습을 보여준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네거티브 선거는 지켜보는 사람들 마음도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요즘 대선 정국 속에서 검증 없이 마구 배출되는 뉴스들이 대부분 네거티브 다 보니 뉴스를 들을 때 마음이 그리 편하지 않다. 스포츠처럼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면 승리자도 패자도 관중도 모두 마음이 불편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권력을 향한 선거 경쟁은 속성이 다르다. 쟁취하는 자가 모든 것을 갖기 때문에 치열을 넘어 상대가 전력을 상실해야 끝나는 결투나 전쟁에 준한다. 역사를 돌아보면 정의보다는 비열하거나 야비한 자가 늘 승리했고 승리자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운명과 필연으로 미화하여 역사에 기록했다. 역사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정의로운 자보다는 교활하고 비열하고 야비한 자가 승진도 빠르고 돈도 잘 번다. 독립군 후손은 어렵게 사는 경우가 많고 친일 후손들이 아직도 잘사는 이유도 별반 다르지 않다. 즉 싸움에서 정의로운 자가 이기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일 뿐 현실은 아니다. 옛날 일본 봉건시대 사무라이들 싸움에서도 정정당당한 자들보다는 교활하고 비열한 방법을 쓴 자가 늘 승리하
일이 있어 아주 오랜만에 인천 국제공항에 들렀다. 코로나 이전에는 1년에 3~4번은 가던 곳이었는데 1년 반 만에 들르니 바뀐 것이 많았다. 화장실도 호텔급으로 업그레이드되었고 주차장도 많이 변했다. 돌아오려고 주차요금 무인수납기 앞에 서니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고 자동차 위치를 찾아주는 버튼도 추가돼 있었다. 클릭해보니 지도에서 필자가 주차한 위치를 보여주고 길안내까지 해줬다. 백화점이나 공항 혹은 병원처럼 넓은 주차장에서 차를 찾아 헤매던 일이 개선됐다는 편리함과 동시에 필자도 모르는 사이에 사생활이 모두 노출된다는 그리 기분 좋지 않은 찜찜한 느낌이 들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소설 ‘1984’가 생각났다. ‘1984’는 영국 소설가 조지오웰이 1949년에 출판한 소설로 ‘빅브라더’에 의해 국가가 개인들을 광범위하게 통제하는 사회를 그렸다. 그가 당시에 SF로 생각했던 것들이 72년이 지난 지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 이 정도이니 급격히 발달하는 AI 속도를 감안하면 가까운 시간에 더 많은 것에 적용될 것이다. 이미 은행에 가지 않고 금융 업무를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한 지 3~4년이 지났다. 택시를 앱으로 부른 지도 10년 정도 되었다. 버스 도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7일)은 소서다. 24절기 중 열한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이며,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의미에서 ‘작은 더위’라고 소서(小暑)라 하였다. 이제부터 더위가 시작된다. 가을에 접어드는 입추까지 초복, 중복, 대서를 거쳐야 하고, 말복을 지나 칠석이 되어야 선선해진다. 소서부터는 더운 바람이 불고 장마가 시작되니 습도가 높아진다. 하지에 심은 모에서 뿌리가 내리기 시작하고, 무성해지려는 잡초를 제거해 주는 김매기를 하는 때다. 이제부터 더위에 체력이 떨어지고 나른해지고 입맛도 떨어진다. 이때부터 먹을 것이 풍성해진다. 밭작물이 왕성하게 자라서 옥수수, 고구마, 고추, 가지 등 많은 채소를 쉽게 구할 수 있다. 과일이 풍성해지니 복숭아, 수박, 참외를 구하기 쉬워진다. 선조들은 더위로 떨어진 체력은 제철 음식으로 원기를 회복하라 하였다. 양력으로 7월 5일에서 7일경에 들어오고, 올해는 7월 7일이라서 소서를 지나고 첫 번째 경(庚)이 들어오는 날이 11일(경신일)이니 초복이 4일 남았다. 초복에는 삼계탕을 먹어 기력을 회복하고 더위에 대비했다. 소서는 봄에 열심히 일한 것을 관리 유지하기 시작하는 때다. 모든 일이 그렇듯 관리와 유지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엄마와 같이 내원했다. 본인이 궁금한 사항을 묻고는 의젓하게 진료를 받았다. 그 옆 유니트체어에는 6학년 아이가 있었다. 의사전달을 잘하지 않고 입을 벌리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고 저학년이나 유치원생 정도의 행동을 보였다. 유아나 초등학생 아이들을 진료하는 데 있어 필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본인 협조도다. 유치원생이든 저학년이든 반드시 본인과 대화를 유도하고 본인 결정을 존중하여준다. 어린 아이들은 스스로 결정한 것에 자부심이 있어 좋은 협조를 보인다. 교정치료는 장기간 진료가 요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과 대화 신뢰도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주 아이들에게 대화를 유도한다. 그럼 6학년 같은 2학년생과 2학년 같은 6학년생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6학년생의 부모는 아이가 2학년생 행동을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대학생 아들을 “우리 아이가”라고 표현하는 엄마들 인식과 같다. 시간에 따라 성숙하는 아이들에 대한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부모가 과거 생각 속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에게 자기결정권을 주는 등의 성장에 따라 대우가 달라져야 아이들 또한 스스로 변화를 감지하며
후진국형 화재사고가 또 발생해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한 명이 순직했다. 지면을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빈다. 늘 그렇듯이 현대식 건물에서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고 화재경보 신호는 무시되었다. 게다가 화재 발견자들의 신고도 보안요원들이 무시했다고 한다. 우리사회가 지금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보여주는 포인트이다. 조그만 동네 치과도 매년 실시해야 하는 필수 법정 의무교육이 산더미 같은 이 시대에 최고 물류센터에서 스프링클러가 작동되지 않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이 사회는 애매하게 만만한 치과의사들만 못살게 구는 것일까. 일선 치과는 매년 개인정보보호 교육, 성희롱 예방교육,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아동학대 신고의무 교육, 긴급복지 지원 신고 의무자 교육, 결핵 감염 예방교육을 받아야 한다. 작은 동네 치과도 이런 상태인 시대에 대기업 물류센터에서 이런 후진성 화재사고가 발생한 것은 제도와 현실이 따로 작동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도와 현실이 따로 작동되는 나라를 후진국이라 하고, 회사는 불량회사라 한다. 광주붕괴사고 등 최근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며, 사회 근간을 지탱하는 기본적인 질서와 도덕성이 무너진 결과라 생각한다. 과거에 이와 유사한 시기가
며칠 전 광주 건물 붕괴사고를 보며 크게 놀람과 동시에 참담함이 밀려왔다. 우선 지면을 통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2021년에 이런 후진국형 사고가 아직도 발생하는 것을 보며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점들이 집약된 사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뉴스에서 공사비가 평당 28만원에서 하도급으로 하청을 주며 최종 4만원으로 하락했다고 한다. 이는 1970년에 발생한 와우아파트 붕괴사고를 생각나게 했다. 철근 70개가 필요한 데에도 5개만 사용하여 6개월 만에 완공하고 5개월 만에 붕괴된 졸속 행정과 부정부패의 종합판이었던 대형 사고였다. 이 사고로 인해 그 후 아파트 건설에 대한 감시와 감독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후 20초 만에 5층 건물이 완전히 붕괴된 95년 삼풍백화점 사고가 발생했다. 뇌물에 의해 설계·시공·유지관리 등에 총체적 부실이 나타난 사건이었다. 최근 군대 급식부실을 보며 우리 사회 전반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나라든지 사회기강과 정의가 무너지면 군대급식으로 나타나고, 그것은 결국 사회를 지탱해주는 근간이 흔들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도 과거 사건들을 돌아보면 알 수 있다. 한국전쟁이 발발할 당시 군대 비리가
집에 오는 길에 길게 늘어선 자동차 옆으로 한 손으로 바이크를 운전하며 지나가는 사람이 보였다. 다른 한 손은 머리에 올라가 있었다. 호기심에 자세히 보니 모자가 바람에 날리지 못하게 잡고 있었다. 헬멧도 아닌 모자를 쓰고 그 모자가 날릴까 봐 손으로 잡고 한 손으로 바이크를 운전하는 모습에 철없는 청소년들인가 하고 다시 보니 30대 후반 정도 되어 보였다. 구강외과 수련시절에 응급실에서 바이크 사고를 많이 본 적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부인과 어린아이들도 있을 텐데’하는 걱정이 앞섰다. 옛날 어른들은 바이크를 ‘과부제조기’라 칭했다. 개도국 시절 처음 바이크가 수입되고 비싼 헬멧을 못 썼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큰 사고로 이어졌다. 그 후로 나온 말이 ‘사고 나면 안타깝지만 즉사하여 하루 이틀 애도하고 끝나는 것이 낫다’였다. 복지나 의료보험이 없던 시절에 큰 사고는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가족 모두가 생활 자체가 어려워지거나 하층민으로 전락하기 쉬웠기 때문에 생긴 슬픈 말이었다. 자동차보험과 의료보험, 복지 등의 개념이 증진된 지금은 사라진 과거의 추억 속 말들이지만 헬멧도 없이 위험하게 한 손으로 운전하며 모자를 잃어버릴까 한 손으로 잡고 있는 모습은
얼마 전 환자로부터 “이를 꼭 세 번 닦아야 하나요?”란 질문을 받았다. 이 질문은 학문적으로나 임상적으로 다양하게 설명할 거리가 있는 좋은 질문이다. 하지만 20대 환자가 협회에서 발간된 통상적으로 적혀 있는 팸플릿을 보고 자신은 낮에는 식사 후 3분 안에 이를 닦기 어렵다고 진지하게 물어오면 이야기가 다르다. 초·중·고생이 질문했다면 당연하게 학문적으로 답변했겠지만 20대 대학생이 ‘꼭’이란 표현을 강조한 질문에는 착잡함이 있었다. 필자는 “치아는 얼마나 이를 닦지 않아야 충치가 발생할 거라고 생각하나요?”라고 반문했다. 환자는 ‘일주일’이라고 답했고, 구강은 혀운동과 침이 흐르고 있어서 치아를 못 닦는 상황이어도 자정작용이 생겨 일주일 동안에 충치가 발생하지는 않으니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변했다. 더불어 낮에 칫솔질을 세 번 하기 어렵다면 가능한 시간에 하고 자기 전에 꼼꼼히 닦으면 별일 없을 것이라 덧붙였다. 이 대화를 진행하면서 심리학에서 말하는 ‘사고의 확장성’을 생각했다. 사고(思考)는 하나를 배우면 성숙하면서 그것을 다른 것에도 적용하며 폭넓게 확장되어야 한다. 그런데 부모의 간섭 등이나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경험해 보지 않은 경우에
'마음이 아프다’는 말과 ‘가슴이 아프다’는 말이 있다. 통상은 마음과 가슴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마음이 시리다는 표현보다는 가슴이 시리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마음이 미어진다는 표현보다는 가슴이 미어진다는 표현이 더 호소력이 있다. 마음과 가슴을 한자는 심(心)과 흉(胸)으로 구분한다. 마음은 심장을 의미하였고 가슴은 심장이 포함된 가슴 부분을 의미하였다. 영어에는 soul, mind, heart, breast, spirit가 있지만 정확하게 마음을 표현하는 용어는 없고 가슴을 표현하는 heart가 있다. 필자가 대학 시절에 즐겨듣던 보니테일러의 ‘Total Eclipse of the Heart’에서 느끼는 그런 감정이 heart이고 가슴이다. 순우리말인 '마음'과 '가슴'은 다른 듯 비슷하게 사용한다. 하지만 필자가 느끼는 마음과 가슴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엄청난 정신적인 충격이나 당황스러운 상황을 만났을 때, 가슴 한 부분에 응어리가 꽉 막히는 듯이 뭉쳐지는 것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마음이 아닌 가슴이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가슴은 마음보다 좀 더 실체가 있다. 반면 마음은 실체가 확
TV에서 시골할머니가 코인투자에 실패하여 평생 모은 자금을 모두 손실을 본 내용이 방송되었다. 요즘 젊은 세대에서도 코인투자가 열풍을 넘어 광풍이다. 주식시장이 주춤하니 모두가 코인투자로 갈아타고 있다고 한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시골할머니 쌈짓돈까지 정체불명의 코인이 빨아들이는 지경이 되었는가. 단순히 시골할머니 쌈짓돈 사기 사건을 넘어 우리 사회를 대변하는 일면이다. 코인투자로 90% 이상 손실을 보고 슬퍼하며 망연자실하는 할머니가 현재 우리 사회 모습이고 미래여서 슬프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한탕주의를 넘어 올인성 도박에 중독되었다. 영끌 부동산 투자는 금리인상이라는 독박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에 도박이다. 영끌 대출 주식투자 또한 불확실에 대한 투기로 도박이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코인투자는 도박의 정점이다. 주식 전문가들은 자기 돈으로 하면 투자이고 빚내서 하면 투기라고 말한다. 최근 정치인들이 선거 표를 의식해서 젊은이들에게 집값 90%까지 대출해주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 정신 나간 말이다. 90% 대출받아 구입한 주택이 폭락하면 그들 인생도 같이 폭망하는 것을 알면서도 단지 ‘표’만 생각하는 정치인들은 당뇨병 환자에게 원인 치료는 무시하고 당
마음이 아픈 이유에는 외부 자극통증과 내면 자발통증이 있으나 통상적으로 일반인은 잘 구분하지 못하고 그냥 결과만으로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외부적 요인이 없이 스스로 내면에서 외롭고 쓸쓸하여 괴롭고 아픈 것은 자발통증이다. 내면 자발통증은 크게 욕심과 우울로 구분할 수 있다. 욕심에 의한 아픔이라면 포기나 수용을 선택해야 한다. 욕심은 욕망으로 마음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육체에서 생존 메커니즘은 잉여영양분을 지방으로 축적해 비만을 초래하듯이 마음에서는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서 출발한 욕심이 과도하게 욕망으로 축적되어 괴로움을 양산한다. 주어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할 때 고통을 수반한다. 이때 현실적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욕심을 포기하고 현실을 수용하는 선택을 하면 고통을 줄일 수 있다. 종교와 철학은 포기보다는 완곡하게 내 것이 아니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현실 수용보다는 주어진 것에 감사하란 표현을 사용한다. 결국 내 것이 아닌 것을 탐하지 않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면 욕심은 해결된다. 하지만 우울은 욕심과 많이 다르다. 우울이라면 그 원인을 보아야 한다. 외로움과 그리움이 있다. 외로움은 산 위에서 굴린 눈덩이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