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양도·양수 시장에서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브로커가 개입돼 가격이 부풀려지는가 하면, 믿고 계약한 평균 월매출에 크게 밑도는 사례가 허다하다. 치과 양도·양수 시장에서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양도·양수의 거래 패턴도 과거와는 크게 변화됐다. 과거에는 선후배나 치재상 등 주변 지인이 양도·양수의 가교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인터넷 카페나 사이트 등으로 옮겨졌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 ‘치과양도·양수’를 검색하면 관련 사이트가 상위에 랭크된다. 아무래도 일면식이 없는 이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거래이다 보니, 양도·양수만 이뤄지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피해가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최근 개원가에 따르면 한 치과의사가 브로커를 통해 2억5,000만원에 치과매물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치과에 매겨진 가격은 무려 4억3,000만원. 1억8,000만원이나 부풀려진 셈이다. 터무니없는 가격 탓인지 해당 치과는 약 7개월이 지난 뒤에야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억1,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마터면 브로커의 가격 부풀리기에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월매출 2,500만원이라는 말을 믿고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했지만,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 진료차트와 카드전표, 치과기공소와의 기공물 거래내역까지 모두 확인했음에도 월매출은 한참이나 모자랐다. 특히 개원 경험이 부족한 페이닥터나 치대를 갓 졸업한 치과의사의 경우 이러한 미끼를 덥석 물 수도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전문가들은 치과 양도·양수 시 정확한 가치판단 기준 없이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피해라고 지적했다. 정확한 기준에 따라 의료기관의 가치를 평가하고, 그 기준을 바탕으로 거래가 이뤄진다면 브로커가 개입해 수억원을 가로채는 사례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월매출 부풀리기 역시 일시적으로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 골든와이즈닥터스 박기성 대표는 “전표나 거래된 기공물 목록 등을 살펴본다고 해도, 월매출이 거짓으로 부풀려졌다는 것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문제의 핵심은 거래전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월매출 산정 기간”이라며 “3개월 정도의 단기간에는 밀어내기 식으로 얼마든지 매출을 늘릴 수 있다. 단기간의 평균을 내는 것이 아니라 최소 3년간의 월매출을 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싸게 팔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반대로 산 사람 입장에서는 비싸게 샀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비싸게 샀다고, 그리고 싸게 샀다고 해서 이를 사기라고 몰아붙이는 것보다는 충분한 사전조사와 정확한 기준을 잣대로 양도·양수에 임하는 것이 피해를 방지하는 최선책이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