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려고 지난번 투고한 글을 찾다보니 금주의 인기기사 4위에 오른 것에 놀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유혹’이란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한 탓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든다. ‘믹스커피의 유혹’이란 제목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필자의 기호식품에 대한 글이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해야 할지, 아니면 독자들도 믹스커피의 유혹에 견디려고 노력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자극적인 제목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최근 뉴스에 나오는 머리기사는 대부분 자극적이거나 아니면 낚임성으로 구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가지 기사를 서로 재생산하면서 서로 경쟁적으로 자극적인 제목을 달게 된 것이다. 24시간 뉴스 채널이 없던 90년대 초반까지는 그렇게 흉악한 범죄도 많지 않았다. 24시간 뉴스를 생산해야 하다 보니 나쁜 것을 계속 키워야 했고 많은 사람들이 몰라도 될 일들을 본의 아니게 알게 되는 시대다. 타임지 창립자 헨리 루스의 “좋은 소식은 뉴스가 아니다. 나쁜 소식이 뉴스다”라는 유명한 말처럼 뉴스를 들을수록 나쁜 소식만 가득한 세상으로 보인다. 심지어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아니고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라고까지 에둘러 비판한 사람도 있었다. 얼마 전 모 연예인이 집을 팔
하루 일과를 시작할 때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믹스커피를 타는 일이다. 시판하고 있는 종류가 무척 많지만, 필자는 연아커피를 좋아한다. 예전에 김연아가 선전하여 연아커피라고 불린다. 믹스커피 한잔이 공깃밥 한 개 만큼 칼로리가 있다는 말은 이미 국민 상식이다. 많이 마시는 경우엔 하루에 4~5잔을 마시다 보니 설탕과 프림에 의한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을 걱정해 믹스커피 줄이기를 시도하여 보지만 매번 실패한다. 이번에도 2주간 성공하였지만 역시 또 실패하였다. 담배 끊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믹스커피를 끊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믹스커피 중독도 심리학에 중독 현상에 한 부분으로 들어가야 할 듯하다. 일단 멈추면 금단현상이 나타난다. 계속해서 믹스커피가 심리적으로 유혹을 한다. 처음 마실 때 혀끝에 느껴지는 따스함과 달달함, 그윽한 커피향은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준다. 그래도 건강을 위해 끊어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결코 유혹을 견디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페이스북 이용자가 뽑은 ‘한국을 빛낸 발명품 10선’에서 9위 첨성대를 제치고 5위를 할 정도 국민의 선호를 받고 있으니 대단한 위력을 지니고 있다. 필자가 믹스커피를 마시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최근 초등학생을 둔 30대 엄마가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되었다. 아들이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어 심의위원회에 회부된다는 통지를 받고는 수업 중인 교실에 난입해 교사의 목을 조르고 폭행을 하며 학생들을 협박해 기소된 사건이었다. 교권이 무너진 현실을 알고는 있지만 참 안타깝고 슬픈 시대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은 필자 생각이 미치는 영역을 넘어섰다. 뭐라고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사건이다. 엄마란 존재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다. 그 엄마는 누구를 위하고 무엇을 위하여 그런 행동을 했을까? 과연 아들을 위한 행동이었을까. 아니면 자신이 화난 것을 분풀이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을까. 결국 그 엄마의 행동은 자신을 징역 1년형을 받게 했고, 아들은 자신의 일로 인해 엄마가 감옥에 가는 결과가 되었으니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필자가 고등학생 시절에 회사를 다니는 누님이 귀가가 늦어지면서 걱정을 하시던 어머니는 끝까지 기다리면서 회사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어 알아보시는 것을 참으셨다. 답답하던 필자가 어머니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행여 다른 이유로 늦어지는 것이라면 굳이 회사 동료들에게 늦게 들어온다는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어제 출근길이었다.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하려는데 신호등이 빨간색이었다. 얼마 전에 바뀐 ‘우회전 일시정지법’대로 차를 멈추고 3초를 세는 중에 뒷차가 ‘빵’하고 클랙슨을 울렸다. 교차로에 사람이 없는데도 멈추었다고 빨리 가라는 의미인 듯했다. 자동차 사고에 대한 예능프로그램인 한블리에서 변호사는 3초 동안에 우측 좌측 정면을 한 번씩 보라고 조언했다. 최근엔 어쨌든 일단 멈추고 3초를 사수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그때마다 3초란 시간은 참 긴 시간이라고 느낀다. 뒷차 운전자도 마찬가지 심정이었을 게다. 치과 외래에서 에칭하고 기다리는 15초 시간이 참 길다고 느끼는 것도 같은 마음이다. 국가 대항전 축구 경기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1골 차로 이기고 있을 때는 시간이 너무 더디게 흐르고, 지고 있을 때는 빠르게 흐른다. 사람 마음속에서 느끼는 시간의 속도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흐른다. 게임을 하거나 재미있는 영화를 보면 빠르게 흐르고 재미없는 수업은 기다려도 흐르지 않는 느낌이다. 최근에는 이런 마음속 시간 속도의 차이는 심리적인 면에다가 생리적인 면도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재미있어서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은 생리학적으로 도파민의 분비로 인한 것으
4월이 시작되었다. 어쩐 일인지 올해는 개나리가 핀 것은 보지 못하고 지나갔다. 늦은 꽃샘추위와 잦은 비 때문에 벚꽃은 피다 말았다. 이제 목련도 피었다 지는 분위기다. 꽃도 피다만 탓인지 세상이 온통 시끄럽다. 선거로 출근길뿐만 아니라 창밖에서 들려오는 확성기 소리로 시끄럽고 어수선하다. 한 달 이상 끌어온 의료분쟁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장기화될 모양새다. 영국 시인 앨리어트는 시 ‘황무지’에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하였다. 물론 그가 의도한 의미와는 다르지만 요즘 4월의 모습과 어울리는 표현이다. 그는 겨우내 꽁꽁 얼어붙었던 차갑고 딱딱한 대지를 뚫고 지상으로 나와야 하는 어린 새싹의 숙명적인 어려움을 보았다. 자연에서 봄인 3, 4월은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동물들이 동면에서 깨어나오며 생기가 돌아오는 때다. 반면 사람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라 쉽지 않은 달이다. 초등학생은 중학생이 되고, 고3은 대학생이 되는 환경이 바뀌는 때이다. 신학기가 시작되고 새롭게 변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때를 생각하면 시인의 눈에 보인 어린 새싹과 같이 잔인한 달일 수 있다. 4월경이면 뇌에 MRI를 찍어야 한다고 치아 교정 장치를 제거해달라고 요청
1950년대 미국에서 혈기 넘치는 젊은이들이 서로 용감함을 자랑하기 위해 자동차로 마주보고 달리며 피하는 사람이 겁쟁이(chicken)인 것이 증명되는 게임이 유행했다. 치킨게임이다. 이 게임에는 3가지 결과가 있다. 가장 흔한 경우로 조금이라도 겁이 더 많은 자가 핸들을 돌려서 피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둘 다 죽기로 각오하고 버티다가 같이 부딪치며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는 것이다. 셋째는 동시에 피하는 것으로 승자도 패자도 없는 최선의 경우지만 빠르게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차가 동시에 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 치킨게임에 대해 성균관대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는 모두가 살아남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출발하자마자 차의 방향을 고정하고 누군가 먼저 핸들을 떼어 상대방이 볼 수 있게 차창 밖으로 버리는 방법이다. 자신은 선택 방법이 없는 것을 상대에게 보여주며 선택권이 핸들을 버리지 않은 상대방에게 옮겨지게 하는 것으로 가장 무모한 방법이다. 물론 두 사람이 동시에 버린다면 이 또한 운명이다. 두 번째는 누군가 제3자가 “하나, 둘, 셋”을 세면 동시에 핸들을 꺾으라고 둘을 설득하는 방법으로 둘 다 자존심을 세우고 사고도 막을 수 있는 최
세계적으로 유명한 메이저리거 오타니와 가족이 내한한 모습을 뉴스에서 보았다. 뛰어난 인성을 지녔다는 이야기를 기사로 보던 차에 실제로 부모님과 일반 객석에서 관람하는 부인 모습은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1조원의 남자를 아들로 둔 부모님이 자식으로부터 돈을 받는 것을 거부하고 평소에 살던 모습 그대로 산다는 기사와 4만원짜리 가방을 들고 일반 객석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부인의 모습은 조금 가진 자들이 플렉스를 자랑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시대에 새로운 모습으로 보였다. 어설픈 졸부와 부자 부모덕에 알량한 부를 과시하는 철없는 이들 모습이 플렉스라는 비정상이 정상화되어 가던 시기에 MZ세대에서도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보았다. 몇 년 전 작고한 스티븐 호킹 박사는 슈퍼인류의 탄생을 예견했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유고집 ‘어려운 질문에 대한 간략한 답변(Brief Answer to the Big Question)’에서 가까운 미래에 유전자 조작에 의해 탁월한 유전자로 짜깁기 된 인간들이 탄생하기 시작할 것이며, 그들이 슈퍼인류가 되고 최종적으로 현생인류는 종말을 맞게 될 것이란 예언을 했다. 그러나 그는 슈퍼인류에 대해 논했지만 인성에 대해서는 언급한 바가
최근 비트코인이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상승하고 있다. 이 뉴스를 들으며 무엇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착한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 권선징악과 성실하고 근면한 사람이 잘산다는 것이 공통의 교육적 목표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였다. 이런 가치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 살면서 규칙이 만들어졌고, 공동의 선을 추구하기 위해 윤리와 도덕 그리고 성실한 삶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근면성실한 자가 존경받기보다는 무능하거나 고지식한 사람으로 취급되었다. 노력 없이 일확천금을 얻은 자들이 각광받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구독자가 많은 유튜버가 큰돈을 벌면서 선망의 대상이 되었고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순위가 되었다.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무리하게라도 영끌해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20~30대가 혈안이 되었다. 무리한 코인투자로 모든 것을 잃은 청년들이 속출하기도 하였다. 이런 사회적 환경에서 비트코인이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는 뉴스는 비상식의 상식화를 가속시킬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갱신할수록 성실한 노력으로 번 돈의 가치는 하락한다. 비트코인의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용어 중에 ‘구성의 오류’가 있다. 다른 표현으로는 ‘합성의 오류’라고도 한다. ‘구성의 오류’는 어떤 원리가 부분적으로 옳은 것들이 모여도 전체적으로는 옳지 않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옳다고 추론함에 따라 발생하는 오류를 의미한다. 즉 개별적인 것을 합한 것이 전체의 모습과 다를 수 있는 것으로, 예를 들어 홀수인 3과 홀수인 5를 더하면 홀수가 아닌 짝수 8이 되는 것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다. 경제학적으로는 옳다고 시행한 정책이 의도와 다른 결과를 초래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예를 들어 지역에 KTX역이 들어오면 지역 경제가 발전할 것으로 생각하였지만 실제로는 서울사람들이 지역에서 소비하는 경우보다 지역사람들이 서울에서 소비가 더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경주 호텔사업이 어려움을 겪은 것은 경주에 머물기보다는 당일치기로 일을 보고 되돌아왔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정부가 좋은 의도로 전세금이 부족한 주민들을 위해 저금리로 전세대출을 해주었다. 그런데 집주인들은 전세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용해 전세금을 지속적으로 올릴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사기꾼들은 돈 없이도 갭투자가 가
구강내과 전문의가 아닌 치과의사들에게 ‘K07.4 상세불명의 부정교합 Malocclusion, unspecified.가 무엇을 의미하나요?’라 질문하면 한 번에 답할 수 있는 이는 드물 것이다. 필자가 진단서를 발부하기 위해 질병분류기호표를 찾다 보면 ‘K07.4 상세불명의 부정교합Malocclusion, unspecified.’가 늘 보였다. 그때마다 궁금증이 있었다. 교합을 주로 다루는 교정전문의인 필자가 어떤 교합을 의미하는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특히 필자는 ‘부정교합’이란 용어가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지녀왔기 때문이다. ‘정교합’이 아닌 모든 교합이 부정교합이다. 즉 거의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용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 교정전문의인 필자에게 내원한 초진 환자에게 주소를 물어보면 적지 않은 환자가 “부정교합을 개선하기 위해 치아교정치료를 받고 싶다”고 말한다. 그들이 사용한 부정교합이란 용어만으로 필자는 구체적으로 환자상태를 파악할 수 없어 또 질문해야 한다. 마치 택시에 탄 승객에게 운전수가 “어디로 갈까요?”라고 목적지를 묻는데 “운전하세요”라고 답변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게 들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K07.4 상세불
아침에 눈을 뜨니 사방이 어둑하다. 흐린 날씨에 조금씩 비가 내리고 있다. 지난밤 저녁 뉴스에서 며칠간 겨울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를 들으며 약간 귀에 거슬렸다. 입추가 지났고 어제가 우수인 지금 내리는 비는 겨울비가 아니고 봄비라 해야 옳기 때문이다. 비록 아직 두꺼운 겨울 패딩을 벗지 못했지만, 절기상으로 봄이다. 우수는 봄이 시작되는 입춘과 개구리가 깨어나는 경칩 사이 절기로 눈이 녹아 비로 온다는 의미에서 우수다. 봄비는 국어사전에 ‘봄철에 오는 비. 특히 조용히 가늘게 오는 비를 이른다’고 정의돼 있다. 지금 창밖에는 봄비의 특징처럼 고즈넉한 분위기에 조용히 비가 내리고 있다. 역시 겨울비가 아니고 봄비가 맞다. 물론 앞으로 한 두 번의 꽃샘추위는 남아있겠지만 ‘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린다’는 속담처럼 서서히 봄기운이 돌며 초목에 싹이 트고 먼 산에서부터 초록빛이 올라올 것이다. 24절기는 베이징, 허베이, 텐징 지역인 중국의 황하강 이북인 화북 지역에서 시작됐다. 강을 끼고 넓은 평야 지대이기 때문에 문명의 발상지가 된 곳이다. 24절기는 한반도가 아닌 황하 기준이기 때문에 조금은 차이가 날 수 있지만, 하루 이틀 차이로 무시할 만하다. 이는 지금
최근 정부는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증가시키는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의료계는 강한 반대를 하고 있다. 정부는 향후 의사가 부족할 것이란 이유를 들었지만, 객관적인 설득력이 부족하다. 의대 증원 계획은 소아청소년과(소청과)가 문을 닫으면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의료 기피과 문제 해결방법으로 과거 군사정권이 강제적으로 의대 수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킨 방법을 답습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어 걱정이 앞선다. 영화 <서울의 봄>처럼 쿠데타에 성공한 군사정권은 국민적인 인기를 얻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의대를 획기적으로 늘렸다. 의대를 늘려서 의사 수가 많아지면 의료수가가 낮아질 것이란 단순한 생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때처럼 의사 수를 증가시키면 소청과를 포함한 기피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단순한 사고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문제의 시작은 2017년 12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발생한 신생아 사망사건이다. 검찰은 의사 4명과 간호사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고 게다가 이들 중 일부를 구속까지 했다. 최종 결과는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무죄가 선고된 사건이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의료사고가 높은
최근 축구 경기를 보느라 새벽까지 잠을 못자면서 생활 리듬이 조금 깨졌다. 연속해서 극적인 결과를 연출하는 카타르 아시안컵 한국 축구 경기를 보았기 때문이다. 16강과 8강전에서 모두 경기 종료 직전에 동점을 만들고 연장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90분을 생각하고 시청했지만 두 경기 모두 연장전에 휴식시간을 포함해 150분 이상으로 근 3시간이 걸리며 새벽 4시경에나 잘 수 있었다. 생활의 리듬은 깨졌지만 다행히도 이겨서 억울하지 않다. 한국 대표팀의 경기를 보면서 그들의 투지에 찬사를 보냈다. 경기 운영에서 집단심리에 빠지기 쉬운 조건을 극복한 노련함을 보며 승리의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 심리학에 집단심리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리스키 시프트(Risky shift) 현상이다. 다수가 모이면 개인보다 위험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은 현상으로 순식간에 한 편으로 몰려가기 쉬운 심리다. 이 현상은 축구 경기에 자주 나타난다. 예를 들어 경기 종료가 몇 분 안 남게 되면 어차피 진 경기이기 때문에 수비수까지 포함해 전원 공격을 감행하는 경우가 많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은 한국에 1:0으로 지고 있었다. 경기종료를 앞두고는 전원 공격을 시
최근 미국의 한 유명한 작가이자 인플루언서인 맨슨이 올린 한국여행기 동영상 하나가 화제다.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했다’는 제목으로 작가가 한국여행을 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원인적인 분석을 같이 담고 있다. 그는 한국이 경제적으로나 K팝 등 문화적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개인들은 깊은 우울증과 외로움을 앓고 있다고 했다. 우선 그는 스타크래프트식 성공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스타크래프트에서 한국이 성공한 이유는 K팝 스타들이 연습생 시절에 기숙하며 오로지 연습에만 올인한 결과와 같다고 보았다. 오직 한 가지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하여 모든 것을 집약해야 하는 환경을 만들어 개인이 지닌 능력을 최대한 뽑아내는 것이 결과는 좋을 수 있지만, 사회적 압력과 경쟁으로 작용해 개인은 심리적으로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여기에 참조 인터뷰한 한국 심리학자이며 작가인 이서현 씨는 “교육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모든 분야에서 경쟁이 심하다. 한국엔 완벽주의자가 많다. 만약 100점을 맞지 못하면 실패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고 이는 우울증과 연관이 깊다. 항상 실패의 느낌을 갖게 된다”고 설명하며, 6·25전쟁 후 한국은 경제 성장이 정말 빨랐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