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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다나의원 사태가 슬픈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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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62)

양천구의 어떤 의사가 보건소에 신고를 하였다. 비정상적으로 C형 감염이 많아진 것을 발견한 의사가 역학조사의 필요성을 보건소에 알렸다. 조사결과에서 다나의원이 일회용 주사기를 반복 사용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다나의원을 다닌 환자 787명을 조사하여 현재까지 매독 항체 양성반응 4건, 말라리아 항체 양성 18건, B형 간염 양성반응 23건, C형간염 감염자는 7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에서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양성을 보인 55명이 현재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다. 실로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충격을 넘어 납득가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 7년 전인 2008년에 개원할 당시부터 주사기를 재사용하였으며 2012년에는 원장이 교통사고로 장애2급에 뇌병변 3급 판정을 받았다고 조사되었다. 대부분의 진료는 간호조무사 출신인 부인이 행하였다는 기사도 보인다.


다나의원의 사태는 의료인의 윤리나 도덕성을 논하는 수위를 넘었다. 이는 청부살인과 같은 정도의 간접살인에 해당될 수 있다. 이 사건은 의료인의 도덕성을 넘어서는 중대한 범죄사건이다. 모든 범죄에는 이유가 있다. 과연 그들 부부에게는 무슨 이유가 있었을까 궁금해진다. 가장 궁금한 것은 원장의 나이이다. 인터넷상에서 원장의 나이가 검색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련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50대에서 60대라고 추론된다. 원장은 다나의원을 개원하기 전에 다른 병원을 운영하였으며 그 당시 과로로 몇 번 쓰러져 병원 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 후 다시 개원한 것이 다나의원이라는 기사가 보인다.


필자가 가장 궁금한 것은 장애2급에 뇌병변3급으로 판정받은 원장은 본인 스스로가 환자이건만 왜 병원에 출근하며 환자를 진료하였을까하는 부분이다. 같은 의료인 입장에서 만약 필자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공기 좋은 시골에 내려가 요양을 하면서 지낼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런데 자의든 타의든 스스로 환자인 원장이 그런 몸을 이끌고 출근하여 환자를 보았다는 사실이 필자를 슬프게 한다. 인생이라는 것과 삶이라는 화두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 원장에게 인생과 삶은 무엇이었을까. 만약에 돈을 벌어야만 하는 타의적 상황이었다면 그가 처한 현실은 불가항력적인 불행한 상황으로 안타까운 처지였을 것이다. 반면 자의적인 상황이었다면 그는 인생이나 삶에 대한 가치를 모르고 살았기 때문에 더욱 비참하다는 생각이 든다. 의료인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생각하게 한다. 만약 그가 몇 번을 쓰러지고 휴식을 취하고 다나의원을 다시 개원하기 전에 인생과 삶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생각해보았다면 지금과 같은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필자도 하루하루 출근을 하고 환자를 진료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항상 머릿속에는 언젠가 병원으로 출근하지 않는 날을 생각한다. 병원으로 출근하지 않는 그때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를 그려본다. 어떤 조그만 시골집에서 앞마당에 텃밭을 가꾸며 지내는 생각, 조용한 바닷가 방파제에서 컵라면을 먹으며 바다낚시를 하는 생각, 어떤 조그만 강의실에서 전공을 강의하는 생각, 낯선 외국에서 관광을 하다가 예쁜 길거리 카페에서 시원한 맥주를 한잔하는 생각, 어떤 문화관에서 서예나 그림을 그리는 생각, 전통 춤을 추는 춤꾼들과 가락에 맞추어 살풀이를 추는 생각, 소모임에서 미소 강의하는 생각, 깊은 산사 법당에 앉아 밖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과 새소리를 듣는 생각,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서 필드에서 티를 꽂는 생각 등등 많은 또 다른 삶이 있다. 그런 또 다른 삶이 올 때를 기다리며 하루를 살고 있다. 그런데 그 원장에게는 무슨 꿈이 있었기에 그런 몸으로 그런 일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 그 사실이 슬프게 한다. 어쩌면 그렇게 살았던 그의 모습이 도덕과 윤리라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우리들의 자화상일 수도 있기에 슬프다.


꿈을 잃은 자는 의료인뿐 만아니라 누구라도 불행하다. 그에게 꿈이 있었다면 그리되지 않았다. 꿈을 꾸면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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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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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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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