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30 (수)

  • 맑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28.0℃
  • 구름많음서울 24.5℃
  • 맑음대전 25.8℃
  • 맑음대구 26.1℃
  • 맑음울산 22.5℃
  • 맑음광주 25.0℃
  • 구름조금부산 21.0℃
  • 맑음고창 25.3℃
  • 구름조금제주 18.9℃
  • 구름조금강화 22.5℃
  • 맑음보은 25.4℃
  • 맑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2.8℃
  • 맑음경주시 28.3℃
  • 맑음거제 21.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다나의원 사태가 슬픈 이유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62)

양천구의 어떤 의사가 보건소에 신고를 하였다. 비정상적으로 C형 감염이 많아진 것을 발견한 의사가 역학조사의 필요성을 보건소에 알렸다. 조사결과에서 다나의원이 일회용 주사기를 반복 사용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다나의원을 다닌 환자 787명을 조사하여 현재까지 매독 항체 양성반응 4건, 말라리아 항체 양성 18건, B형 간염 양성반응 23건, C형간염 감염자는 7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에서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양성을 보인 55명이 현재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다. 실로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충격을 넘어 납득가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 7년 전인 2008년에 개원할 당시부터 주사기를 재사용하였으며 2012년에는 원장이 교통사고로 장애2급에 뇌병변 3급 판정을 받았다고 조사되었다. 대부분의 진료는 간호조무사 출신인 부인이 행하였다는 기사도 보인다.


다나의원의 사태는 의료인의 윤리나 도덕성을 논하는 수위를 넘었다. 이는 청부살인과 같은 정도의 간접살인에 해당될 수 있다. 이 사건은 의료인의 도덕성을 넘어서는 중대한 범죄사건이다. 모든 범죄에는 이유가 있다. 과연 그들 부부에게는 무슨 이유가 있었을까 궁금해진다. 가장 궁금한 것은 원장의 나이이다. 인터넷상에서 원장의 나이가 검색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련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50대에서 60대라고 추론된다. 원장은 다나의원을 개원하기 전에 다른 병원을 운영하였으며 그 당시 과로로 몇 번 쓰러져 병원 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 후 다시 개원한 것이 다나의원이라는 기사가 보인다.


필자가 가장 궁금한 것은 장애2급에 뇌병변3급으로 판정받은 원장은 본인 스스로가 환자이건만 왜 병원에 출근하며 환자를 진료하였을까하는 부분이다. 같은 의료인 입장에서 만약 필자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공기 좋은 시골에 내려가 요양을 하면서 지낼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런데 자의든 타의든 스스로 환자인 원장이 그런 몸을 이끌고 출근하여 환자를 보았다는 사실이 필자를 슬프게 한다. 인생이라는 것과 삶이라는 화두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 원장에게 인생과 삶은 무엇이었을까. 만약에 돈을 벌어야만 하는 타의적 상황이었다면 그가 처한 현실은 불가항력적인 불행한 상황으로 안타까운 처지였을 것이다. 반면 자의적인 상황이었다면 그는 인생이나 삶에 대한 가치를 모르고 살았기 때문에 더욱 비참하다는 생각이 든다. 의료인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생각하게 한다. 만약 그가 몇 번을 쓰러지고 휴식을 취하고 다나의원을 다시 개원하기 전에 인생과 삶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생각해보았다면 지금과 같은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필자도 하루하루 출근을 하고 환자를 진료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항상 머릿속에는 언젠가 병원으로 출근하지 않는 날을 생각한다. 병원으로 출근하지 않는 그때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를 그려본다. 어떤 조그만 시골집에서 앞마당에 텃밭을 가꾸며 지내는 생각, 조용한 바닷가 방파제에서 컵라면을 먹으며 바다낚시를 하는 생각, 어떤 조그만 강의실에서 전공을 강의하는 생각, 낯선 외국에서 관광을 하다가 예쁜 길거리 카페에서 시원한 맥주를 한잔하는 생각, 어떤 문화관에서 서예나 그림을 그리는 생각, 전통 춤을 추는 춤꾼들과 가락에 맞추어 살풀이를 추는 생각, 소모임에서 미소 강의하는 생각, 깊은 산사 법당에 앉아 밖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과 새소리를 듣는 생각,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서 필드에서 티를 꽂는 생각 등등 많은 또 다른 삶이 있다. 그런 또 다른 삶이 올 때를 기다리며 하루를 살고 있다. 그런데 그 원장에게는 무슨 꿈이 있었기에 그런 몸으로 그런 일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 그 사실이 슬프게 한다. 어쩌면 그렇게 살았던 그의 모습이 도덕과 윤리라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우리들의 자화상일 수도 있기에 슬프다.


꿈을 잃은 자는 의료인뿐 만아니라 누구라도 불행하다. 그에게 꿈이 있었다면 그리되지 않았다. 꿈을 꾸면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관세전쟁과 자산시장 전망 | 미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중심 분석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는 글로벌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약 10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자산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증시는 기록적인 변동 폭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국채(TLT) 금리와 달러 인덱스(DXY)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 자산 배분 전략의 관점에서 향후 대응 전략을 제시해보겠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관세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해 4월 2일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시장참여자들은 지금이 긴 하락장의 초입인지, 이벤트로 인한 단기적 주가 조정에 그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채 금리의 급격한 변화와 달러 인덱스의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