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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치과생활

재생근관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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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영 교수(연세치대 보존과학교실)



이 치아는 엉터리로 치료 받은 것이 아닙니다


치근단(root apex)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치아를 치료할 때 우리는 ‘apexification’이라는 방법을 먼저 생각한다. 근관개방(access opening)을 하고 근관장(working length)을 측정한 후 파일과 세척액을 사용해 세심하게 근관을 깨끗하게 한 후, Ca(OH)2를 넣고 치근단(apical barrier)이 만들어지길 기다리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50여 년 이상 사용한 검증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점점 빠른 치료를 원하는 요즘 시대에 치근단 조직 형성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은 분명한 단점이다. MTA라는 재료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치근단이 만들어지길 기다리지 않고, 그것을 아예 MTA로 대체한다는 개념이다. 근관치료에 관심이 많은 치과의사들은 요즘 이 방법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치아가 그 방법으로 치료한 것일까? 아니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분도 있겠지만, ‘근관재생치료’라는 개념을 이용해서 치료한 것이다. 이 방법에 대해서 좀 더 알아 보겠다.



여러분도 이미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재생치료는 줄기세포를 사용하는 것이다. 적지 않은 치과의사는 줄기세포를 아주 멀게 생각하고 있지만, 이미 우리는 줄기세포 기반의 치료를 많이 하고 있다. 직접치수복조(direct pulp capping)는 치수에 있는 줄기세포를 사용하는 것이고, 치주영역에서 골재생을 위한 치료도 모두 줄기세포에 기반을 둔 치료이다. 



위 사진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줄기세포를 도식화한 것이다.


치수, 치주인대 그리고 골수에 줄기세포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림에서 보듯이 심지어 치근단 염증 조직에도 줄기세포가 존재한다(inflamed periapical progenitor cells). 물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러한 줄기세포의 양이나 능력이 감소하지만, 10대 초반 환자에게는 이러한 줄기세포의 능력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이 사진은 1년 전에 찍은 것이다.

‘Apexification’이라면 방사선 사진에서 근관장을 측정해서 치근 끝까지 Ca(OH)2나 MTA를 충전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환자는 치수줄기세포(dental pulp stem cell)가 분화할 것을 기대하고, 근관 중간 부위에 MTA를 충전하였고, 결국 치수줄기세포는 ‘석회화’물질을 만들 수 있는 세포로 분화하여, 처음에 보는 사진처럼 치근단이 만들어진 것은 물론, 근관 석회화도 진행되었다.



‘근관재생치료’의 개념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증례를 하나 더 보겠다.




(가) 10세 남자 환자로 1주일 전 #45 치아 통증으로 개인 의원에 내원하였다가,  본원으로 의뢰되었다. 협측 치은에 sinus tract가 있어 가타파처를 넣고 촬영해보니,  원인치가 #45임을 알 수 있었다. 근관 개방을 하고, NaOCl로만 충분히 세척하였다.  근관 내에 치수가 부분적으로 남아있는 것이 보여, 파일은 사용하지 않았고, 괴사된 조직만 세척액으로 제거하였다. 근관을 조금 더 소독하기 위해 항생제 첩약을 넣었다.


(나) 11일 후 다시 내원하였는데, sinus tract는 없어졌다.  NaOCl 세척으로 근관 내 첩약을 제거하고 남아있는 근관 내 치수조직 위로 조심스럽게 MTA를 충전하였다.


(다) 3개월 후 촬영한 방사선 사진. 치근단 방사선 투과상은 사라지고, 치근 두께가 약간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라) 12년 후 사진. 치근단 병소는 없으며, 치근단은 닫혔고, 치근 두께 증가를 볼 수 있다.


치수가 모두 괴사되어야만 치근단 농양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증례에서 떠오르는 한 가지 궁금증은 고름이 잇몸 밖으로 나올 정도인데, 어떻게 근관 내에 살아 남은 줄기세포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일을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치근단이 넓은 어린 치아에서는 이런 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따라서, 근관 개방 후 어느 정도 배농을 하고 세척한 후 근관 안을 잘 살펴보기 바란다. 치수가 모두 괴사되어 없어도 재생치료는 가능하다. 위에서 설명해 드린 대로 SCAP이나 다른 줄기세포를 근관 내로 유도하는 것도 다소 어렵기는 하지만 가능하다. 아래 증례는 치근 밖에 있는 줄기세포를 근관 내로 불러온 증례이다.




(가) 3개월 전 개인 의원에서 #35 치아 응급처치를 받은 10세 여자 환자다. 가봉제가 빠진 상태라서 근관 오염이 심했지만, 심한 통증은 없었다.







(나) 근관 내를 현미경으로 관찰해보아도 어떤 조직도 볼 수 없었다.  파일을 넣어보니 아무런 저항 없이 치근단 조직까지 들어갔으며, 치근단 조직에 닿고 나서야  환자는 통증을 호소하였다. 2.5% NaOCl 로 근관 소독 후, 항생제 첩약을 넣었다.







(다) 1주일 후 감염 징후가 사라졌음을 확인하고, NaOCl 세척으로 첩약을 제거하였다. 이후 #30 파일로 치근단 조직 출혈을 유도해서 근관 내로 주위에 있는 줄기세포가 들어 올 수 있게 하였다.  혈전이 생길 때까지 약 15분 정도 기다리고, 그 위에 MTA를 조심스럽게 충전하였다.






(라) 1년 후 방사선 사진. 치근단 병소는 모두 사라지고 혈전이 있었던 근관 내부가 석회화된 것을 볼 수 있다.








(마) 8년 후의 방사선 사진. 치근단 조직은 여전히 건강하며 근관은 석회화되어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요약해서 지금까지 본 3 증례의 치료법을 ‘근관재생치료’라고 한다. ‘apexification’ 방법과는 달리 모두 치근이 두꺼워지고, 치근 길이도 증가하였다.


Apexification은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분명한 단점도 있습니다 


 ‘apexification’ 치료법의 주된 실패 원인은 치근파절이다. 약한 치근을 강화시키려고는 하지 않고 밀폐만을 목적으로 하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재생치료는 이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재생치료는 미국에서는 하나의 치료 술식으로 인정받아 별도의 치료 코드도 만들어져 있지만, 교과서에 소개된 지는 이제 겨우 6년 되었다. 학술적으로 연구해야 할 부분이 아직 많이 있는 것이다. 또한, 여기서 말하는 ‘재생’이 다른 조직에서 이야기하는 ‘재생’과는 다르다는 비판도 많이 있다.


우리는 물론 외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힘들겠지만, 연구가 더 진행되면, 지금보다 더 쉽고, 실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면서 확실하게 ‘재생’치료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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