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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Planet of the A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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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74)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1968년에 개봉된 명작 ‘혹성탈출’은 핵전쟁으로 인류가 멸망하면서 원숭이가 지능을 지닌 종족으로 살아남아 인류를 노예로 종속시킨다는 내용이다. 원작자인 프랑스의 피에르 불은 냉전시대를 비롯한 인류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비꼬아 제목을 ‘Planet of the Apes:유인원들의 행성’이라 하였다. 영화 속 주인공은 어느 행성에 불시착한 후에 바닷가를 지나다가 부서진 미국 자유의 여신상을 닮은 조형물을 본다. 이것으로 감독은 자유가 무너졌음을 복선으로 깔았다.


얼마 전 서울 미대사관 건물 전면 외벽에 2일간 대형 배너가 걸려있었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문구였다.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인종차별 항의시위의 슬로건이다. 시위는 미 경찰이 저항하지 않는 흑인 남성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무릎으로 목을 눌러 사망시킨 사건이 동영상으로 퍼지면서 시작됐다. 미국 내에 뿌리 깊은 인종차별이 밖으로 표출된 사건이다. 현재 미국 인종차별은 백인우월주의, 미국식 노예제도, 이민자 배척주의(반이민 정서 Nativism)가 만들어낸 산물이다. 백인우월주의는 금발, 파란 눈, 큰 신장을 지닌 북부 유럽족과 게르만족들이 만들어낸 것이지만, 그 시작을 필자는 키 작은 남부 로마인에게 오랫동안 지배당하면서 생긴 키 큰 북부 유럽인들의 열등의식이 시작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백인우월주의는 민족주의(순혈주의)를 만나 독일 나치즘을 만들어냈고 그 잔재가 미국, 유럽, 남아메리카 등지에 아직도 뿌리 깊게 남아 있는 것이다.


미국식 노예는 일반 노예제도와 다르다. 노예제도의 시작은 인류가 농경사회로 들어오면서 많은 땅을 경작하기 위해 타인을 수용하면서 생겼다. 채무 관계에서 빚을 못 갚으면서 시작됐다. 그 후에는 전쟁에서 패하면 노예가 됐지만, 로마는 노예 재산권을 인정하는 등 기본적 인권은 주었다. 최악은 납치를 통한 인신매매이다. 빚이나 전쟁에 의한 노예는 반발이 적어 심한 탄압이 불필요했지만, 납치와 인신매매에 의한 경우는 심한 탄압과 감시가 필요했다. 미국식 노예는 대부분 납치와 인신매매로 시작됐기 때문에 강한 탄압을 필요로 했다. 미국식 노예는 인류 역사상 가장 최악이었기에 아직도 뿌리 깊게 남아 있는 것이다.


반이민 정서는 1830년대에 이민자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두려움에서 시작된 오래된 정서이다. 1830년대에는 아일랜드인에 대해, 1840년대는 독일 이민자에게, 1882년에는 중국인 배척법으로, 1907년에는 일본인 대상으로, 1970년대는 미국 이민줄이기 운동으로, 지금은 불법 이민자들(주로 불법체류 멕시코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 인종주의를 이해하려면 앞서 언급한 세 가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미국은 1776년 독립한 지 200년 만에 세계 최강국이 됐다. 상당히 짧은 기간 이룩한 업적이다. 급격한 발전은 그만큼 많은 부작용을 안고 있다는 증거다. 그중 하나가 인종차별이다. 인종차별은 자기우월 심리에서 시작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내면에는 열등감이 자리잡고 있다. 자존감이 높으면 자존심을 내세울 이유가 없다. 상대편 행동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인종주의자들의 내면 깊이 들어가면 열등의식과 자존감이 낮음을 볼 수 있다. 뉴욕 공원에서 강아지 목줄을 걸라는 흑인의 충고를 위협한다고 거짓 신고한 백인 여성이나, 고급 주택가에서 흑인이 자신의 담벼락에 BLACK LIVES MATTER라고 쓰는 것을 목격하고 ‘비싼 집이 너의 집이 아닐 것’이라고 신고한 백인 여성이나 모두 내면적으로 우월하지 않으면 안 될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무언가에 계속 쫓기면서 살다 보면 자신의 정체성을 외부에서 찾게 된다. 하지만 내면에서 자신을 만나면 더 이상 외부에 흔들리지 않는다.


미국 인종차별의식에 변화가 오기를 기대하며 응원을 보낸다. “ALL LIVES MA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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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의 심리
수능만점자였던 의대생이 데이트 폭력을 넘어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사건이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최근 데이트폭력이 급증했다. 3일에 1명꼴로 데이트 사망이 발생한다고 한다.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은 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평생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겪는 것이다. 통상 데이트폭력 가해자는 친절하게 잘해주다가 서로 간에 트러블이 생기는 날부터 조그만 폭력이 시작된다. 그리고 점점 강도가 증가하며, 항상 ‘폭력→사과→애걸→맹세→협박’이란 동일한 패턴을 반복한다. 심리학적으로 데이트폭력 원인은 간단하다. 집착이다. 어려서 사랑하거나 신뢰했던 사람으로부터 강제적으로 멀어졌거나, 심리적으로 버림받았다고 느꼈거나,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한 경우에 집착이 심해진다. 이들은 헤어짐을 이별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버림받음으로 인식한다. 버림받는다는 인식은 단지 상상만으로도 절망에 빠지고 결국 극단적인 행동으로 치닫게 될 수 있다. 인기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악역 배우의 마지막 대사인 “내 것이 아니면 남의 것도 될 수 없다”가 집착 심리의 전형적인 말이다. 심리적으로 그는 경계성 성격장애에 속한다. 이들은 과거에 버림받은 경험에 대한 반발심리로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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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미국배당 투자에 대한 생각 feat.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부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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