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8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미운오리새끼의 딜레마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71)

The Ugly Duckling은 안데르센 동화의 대표적인 작품이고 치과의사에게는 친숙한 단어다. 동화는 오리 둥지의 여러 개 알 중에 유독 크고 못생긴 알 하나가 끼어있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알에서 부화된 새끼는 다른 오리와는 달리 회색에 몸집도 크고 못생겼다. 모습이 다른 이유로 형제 오리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다가 엄마오리에게까지 야단을 맞고는 집을 떠난다. 가출 후에 많은 고난을 겪고는 어느 날 강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아름답고 우아한 백조인 것을 알고 백조무리에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이다.

 

안데르센은 어려서 다른 학생들보다 유독 마르고 키가 컸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을 동화로 만들었다고 한다. 동화와 달리 현실이었다면 내용은 완전히 달라진다. 조류는 각인과 모성 본능이 있고 오리는 집단행동을 하기때문에 미운오리새끼는 형제 오리들과 엄마오리에게 차별받을 일도 없고 백조가 되어도 독립 전까지 무리를 떠날 일도 없다. 이 동화는 자연계가 아닌 사람들 마음속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완도서 실종된 초등학생가족사건이 경제적 어려움에 의한 극단적 선택이란 결론이 나는 것이 안타깝다. 아이도 어리고 아직 젊은 부부여서 더욱 안타깝다. 타고 있던 아우디A6를 팔아 빚을 청산하고, 개인회생신청을 하고, 적극적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면 안 되었을까. 살다 보면 어느 날인가 자신이 미운오리새끼가 되는 상황이 있다. 이때 미래가 끝없이 미운오리로 남는다고 생각하면 절망에 빠진다. 미운오리가 스스로 상황을 받아들이고 정체성을 찾을 수는 있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사실 미운오리새끼의 딜레마는 나중에 백조가 될지 거위가 될지 모르는 것에 있다. 버티고 살다가 백조가 아닌 거위가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이 현실을 포기하는 선택을 하게 한다. 미운오리는 스스로 정체성을 찾고 나서 거위든 백조든 오리든 모두 같은 조류라는 깨달음을 얻으면 된다. 세상은 우아한 백조도 있지만, 거위도 있고 오리도 있고 기러기도 있다. 수많은 꽃들이 색깔도 다르고 모양도 크기도 다르지만, 그냥 꽃이라 부른다. 나뭇잎도 똑같이 생긴 것이 없지만 크게 다른 것도 없다. 세상이 그렇게 되어있는 것을 모른 어린 부부가 못내 안타깝다.

 

필자가 최근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 양적 축소 등으로 경제적 상황이 점점 나빠지면서 영끌한 MZ세대를 걱정하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많이 쓴 이유가 있다. 행여 가난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에 대한 우려였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 마음이 아프다. 어려서 후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경험한 필자세대는 삶의 대부분이 늘 미운오리였기 때문에 선진국이 된 지금도 백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려서 가난을 경험했기 때문에 비록 불편하겠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 살 수 있다.

 

하지만 선진국이라 믿고 살아온 MZ세대는 다르다. 경험하지 못한 가난이 죽음보다 더 두려울 수도 있고, 구질구질하게 사는 것보다 한번 용기내서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 사건에서 아이에 대한 선택이 더욱 아쉽다.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부모들이 자식들과 헤어지거나 죽음으로 사수하면서 꼭 살아남으라고 하던 모습과 너무 대조되기 때문이다. 전쟁 당시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후진국이었고 더욱 미래가 없었지만, 부모는 그래도 살아남으라고 했다. 지금 아이가 살 세상은 선진국이다.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 같은 사건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세월이 머물지 않기 때문에 삶 또한 고정된 것이 아니다. 미운오리든 예쁜 오리든 그냥 오리다. 오리든 거위든 백조든 모두 조류일 뿐이다. 포르쉐를 타든 아우디를 타든 벤츠를 타든 그냥 차라는 것을 알면 마음이 걸리지 않는다. ‘어리다’라는 표현이 있다. 아직 통찰에 의한 깨달음을 얻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맛이 있든 없든 무엇을 먹든 배는 불러진다. 삶의 공평성이다. 배부르기 위해 굳이 맛있는 것을 먹어야 할 이유가 없음을 아는 것이 통찰이고 깨달음이다. 들판에 예쁜 꽃이 굳이 우리 집 거실 화병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음을 알면 되는데…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2025년 2분기 미국 장기 국채 TLT 자산배분 전략

필자는 연준의 기준금리 위치와 방향을 바탕으로 한 금리 사이클을 기준으로 주기적 자산배분 투자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2021년 이후의 이번 금리 사이클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사이클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대응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자산배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안전자산 중 하나가 미국 국채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국채는 전통적으로 경기침체에 대비해 위험자산의 리스크를 헤지(hedge)하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미국 장기 국채 ETF 중 하나인 TLT(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는 과거 금리 사이클에서 투자자들의 자산배분 헤지 전략에서 큰 역할을 했고,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ETF다. 이번 칼럼에서는 2025년 2분기 기준으로 미국 국채, 특히 TLT를 활용한 자산배분 전략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금리 사이클과 자산배분 전략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을 활용하면 기준금리의 상승과 하락 국면에서 어떤 자산군이 유리한지 판단할 수 있다. 2023년 7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마지막으로 인상한 이후, A → B → C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진행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