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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계의 통화질서와 자산배분(2) | 스태그플레이션과 자산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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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68

레이 달리오 ‘미국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가고 있다’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의 설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레이 달리오(Ray Dalio)가 10월 4일(현지 시간)에 브리지워터 경영권을 이사회에 넘기고 CIO 자리에서 사임했다.

 

레이 달리오가 이끄는 브리지워터는 1975년 설립돼 자산 규모가 1,510억 달러(약 215조원)에 이르며 2005년부터 세계 1위 헤지펀드 자리를 이어왔다. 특히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를 무려 1년 전에 1~2개월 오차로 예측하고 금융위기에 대응해 큰 명성을 얻었다. 금융위기 당시 전 세계 금융회사가 파산하던 경제위기 속에서 브리지워터는 2009년과 2010년에 막대한 투자 수익률을 올린 바 있다.

 

브리지워터의 대표 헤지펀드인 ‘퓨어알파(Pure Alpha)’는 2020년 코로나 위기를 맞아 12%의 손해를 입으며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21년에 138억 달러의 수익을 거둬 다시 정상의 자리를 차지했고 2022년 상반기에도 수익률이 32%에 달하며 부활을 알렸다.

 

레이 달리오의 브리지워터는 글로벌 매크로 자산배분 전략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고 과거 금융위기와 현재 인플레이션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어 자산배분 투자자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런 그가 은퇴 전후로 인터뷰한 내용과 과거 발표한 자료를 참고해 앞으로의 세계 경제 전망과 대응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겠다.

 

지난 10월 4일 레이 달리오는 인터뷰를 통해 미국 경제가 1970년대와 유사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향해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실업률 상승이 동반되는 시기로 미국 경제는 지난 1970년대에 유가 상승과 통화정책 실패를 겪은 경험이 있다. 레이 달리오는 현재의 경제 상황이 1970년대와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에는 너무 낮고 실물 경제가 견디기에는 너무 높은 진퇴양난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결국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적절히 다루기 위해 충분한 긴축에 나설 수밖에 없으며, 이는 경제와 시장에는 지나친 긴축이 될 것이다.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약 5% 부근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이 최근에 발표한 인플레 목표치는 2%로 괴리가 있다. 그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물가만 끌어올릴 것이며 채권에서 자산이 빠져나가고 근로자들은 높은 임금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과 스태그플레이션 그리고 1970년대 미국

2020년 코로나 위기를 변곡점으로 전 세계 경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는 중이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40년 만의 디플레이션 사이클(통화 사이클마다 기준금리의 고점과 저점이 낮아지는 시기)을 마감하고 직전 기준금리 고점(2.5%)보다 높은 3.25%까지 올랐다. 그리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기준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

 

전 세계 패권국인 미국이 도전 받고 있는 현재의 지정학적 변화도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부추기고 있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의 시작과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 발발은 냉전이 종결되는 1980년 이후로 서방과 미국이 주도해온 새로운 세계질서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1944년 7월 미국 뉴햄프셔 주의 브레튼우즈에서 44개 연합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후의 국제통화질서를 규정하는 협정을 체결한 ‘브레튼우즈 체제’가 시작됐다. 브레튼우즈 협정으로 미국 달러화는 금과 고정환율로 교환이 가능하게 됐고 달러는 전 세계 기축통화가 됐다.

 

1950년대에는 2차 세계대전이 종전되고 재건으로 어려워진 유럽 국가들에 비해 미국은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미국과 서방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진영과 소련이 주도하는 공산주의 진영이 대립하는 냉전이 시작됐고 1970년대까지 지속됐다.

 

1960년대는 전후 세대(베이비 붐)를 맞이하게 되면서 경제적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의 상흔을 극복하며 발전하는 성장기였다. 인권의 개념이 구체화되고 대중화된 시기이며 현대 서구사회의 표준이 정립된 시기이기도 하다. 군사적으로는 미소 냉전이 격해지기도 했다. 1962년에는 쿠바 미사일 위기에서 미국과 소련이 정면으로 충돌하며 핵전쟁의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1960년대 말에 이르러 베트남 전쟁(1960년~1975년) 참전 이후로 천문학적인 군비 사용으로 미국의 부채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경제 성장도 소득의 성장보다는 부채로 인한 성장에 의존하게 된다. 미 연준(Fed)은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며 개입했지만 물가는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1960년 초반 2%대에 머물던 기준금리는 1960년 말에 9%까지 상승하게 된다.

 

1970년대는 격동의 시대였다. 정치적으로는 1945년부터 시작된 냉전이 지속되던 시기였고 중동전쟁으로 인한 석유 파동이 동시에 찾아왔다. 소련과의 냉전과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늘어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은 달러 발행을 늘리며 해결하려 했다. 화폐가치가 하락하며 이전까지는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물가도 베트남 전쟁 이후로 크게 뛰었다.

 

세계 각국은 금과 교환할 수 있는 달러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자국이 보유한 달러를 금과 교환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1971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달러의 금태환 정지를 선언(닉슨 쇼크)하며 금본위제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이후 달러를 중심으로 한 화폐 통화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된다.

 

1970년대 이전에는 물가에 대한 걱정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70년대 들어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이렇게 바뀐 패러다임은 약 10년간 지속됐다. 1979년에 연준 의장에 임명된 폴 볼커는 긴급 FOMC를 통해서 단번에 기준금리를 4%를 올리고(11.5% -> 15.5%) 최종적으로 연 20%대까지 끌어올리는 초 고금리 정책을 쓰고 나서야 물가가 잡히게 된다.

 

 

2022년 들어 연준(Fed)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지금 투자자는 시장을 바라볼 때 과거의 통화정책의 틀 안의 시각에서 벗어나 지정학적 관계까지 사고를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레이 달리오의 말처럼 ‘정치와 경제는 분리할 수 없고, 정치만큼 경제와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없다’.

 

대공황과 이어지는 2차대전 이후로 이례적으로 지정학적 요인의 영향력이 커진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세계는 더 이상 강한 하나의 미국에 지배 받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과 더불어 러시아와 유럽도 서로 갈등하고 있다. 기존의 지배적인 세계질서가 재편되는 과정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시대는 과거 70년대와 비교하면 비슷한 점이 많다. 당시 주식과 채권 시장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하락했다. 베트남 전쟁 이전에는 물가에 대한 걱정이 없었지만 전쟁 이후로 70년대 물가는 크게 뛰었다. 하지만 70년대 들어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이렇게 바뀐 패러다임은 약 10년간 지속됐다. 그렇게 80년대 초 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물가가 잡혔다.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경제성장률까지 저하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어떤 자산이 상대적으로 견고한 흐름을 보일까? 채권은 이자율이 높아지므로 가치가 우하향하게 된다. 채권의 비중은 줄이는 것이 좋다. 주식은 영업이익을 잘 내고 해당 분야에 얼마나 경쟁력 있는 기업인지, 그리고 재무구조는 얼마나 튼튼한지에 따라 명암이 갈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성장주 보다는 가치주와 원자재 관련 주식이 유리할 수 있다.

 

금이나 은 같은 대체자산이나 원자재 자체나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과거 70년대에는 높은 물가상승률과 중동 전쟁, 그리고 달러의 금태환 정지선언으로 화페가치가 하락했고 금이나 은, 원자재가 상대적으로 강세였다. 역사상 가장 높았던 금과 은 가격 역시 이시기에 나온 가격이다.

 

각 자산군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자산들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면 성공적인 자산배분 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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