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2 (월)

  • 맑음동두천 -8.0℃
  • 맑음강릉 -1.5℃
  • 맑음서울 -5.0℃
  • 맑음대전 -5.4℃
  • 맑음대구 -4.6℃
  • 맑음울산 -1.1℃
  • 맑음광주 -3.0℃
  • 맑음부산 0.2℃
  • 맑음고창 -4.1℃
  • 맑음제주 2.8℃
  • 맑음강화 -7.5℃
  • 맑음보은 -8.1℃
  • 맑음금산 -7.6℃
  • 맑음강진군 -1.7℃
  • 맑음경주시 -2.0℃
  • 맑음거제 0.3℃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교육은 지식전달이 아니다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626)

다수의 이익과 개인의 권리는 왕권시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부딪혀온 화두다. 개인보다 다수의 이익이 우선이라는 생각에서 공산주의가 나왔고,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우선시하기 위하여 경제적으로 자본주의와 사상으로 자유주의가 나왔다. 자유주의는 개인주의 사회지만, 개인주의로 인해 사회 공동체(국가)가 파멸되는 극단까지 이르면 안되는 문제를 지녔다. 따라서 공동체(국가)는 필요악으로 망하지 않는 선에서 개인적인 이익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

 

칼포머는 공산주의적 개념을 ‘열린 사회의 적’이라고 규정하고, 개인이 자유로운 개인주의 사회를 추구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4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개인주의에서 실패한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가는 필요악으로 존재해야 한다. 국가의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자유민주주의여야 한다. 비판이 수용되는 사회여야 한다. 개인주의 사회가 되어야 ‘열린 사회’가 된다. 개인이란 전체 속의 일부가 아니고, 하나의 개체로서 존재하는 것으로 고유한 자유와 권리를 지닌다. 개인은 독자적인 존재이지만 결과에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즉, 개인주의는 자유를 누리지만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한다. 그는 누군가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해도 부모 잘못도 사회잘못도 아니고, 심지어 그들 잘못이라 하여도 그들이 개인의 인생을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개인이 수용하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그가 간과한 것이 있다. 부모나 사회 잘못을 원망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이라고 수용하고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 수 있는가이다. 그것은 사회적인 분위기와 교육시스템이 갖추어져 운영돼야만 가능한 일이다. 달리 이야기하면 칼포머가 주장한 4가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열린 사회’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즉 어려운 상황에서 부모를 원망하고 사회를 원망하는 순간 자신의 인생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다. 자신이 독자적으로 내린 판단에 대해서도 책임지지 않는다. 결국 열린 사회와는 거리가 먼 사회가 된다. 열린 사회는 자유와 권리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중요하게 여긴다.

 

내 자유와 권리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자유와 권리도 그만큼 중요하다. 경제에서 자본주의는 이기는 경쟁주의기 때문에 타인을 고려해 기부제도를 만들었다. 자유주의는 타인의 자유와 권리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배려가 미덕이 되었다. 이런 사회적인 미덕과 열린 사회를 만들기 위한 개인주의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개인적인 책임은 교육으로 가르쳐야 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교육의 개념이 단순한 지식전달로 바뀌면서 학교 교육이 사라지며 지식전달을 잘하는 학원이 살아났다. 사회구성원들이 개인주의 조건인 미덕과 책임을 배울 기회 없이 사회로 배출되었다.

 

미덕과 책임을 배우지 못한 개인주의는 자기의 책임을 부모나 사회나 타인에게 돌리게 된다. 최근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이다. 무리한 투자로 망한 자들이 책임에 대한 노력을 하기도 전에 국가가 부채탕감을 해주니 영끌로 부동산과 주식 등 자본주의 사회의 근간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묻지마범죄와 패륜범죄가 증가하는 것도 책임을 자신의 문제로 수용하지 않고 타인에게 전가하는 동일한 패턴이다. 칼포머는 책 제목을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이라고 했다. 그는 사회가 어느 시점에서 열린 사회의 적들을 불러들일 것을 예측했다. 그리고 그것이 개인주의의 필수조건인 책임에 대한 의무가 약해질 것을 우려해 ‘열린 사회의 적’이라 표현했다.

 

우리 사회는 교육을 시킬 학교가 무너지고 지식전달만을 위한 교육으로 바뀌면서 그 문제가 사회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묻지마범죄를 예고하는 글이 적지 않음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안정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시 학교가 살아나서 지식전달이 아닌 자유주의가 될 수 있는 미덕과 살아있는 개인주의의 조건인 책임을 가르쳐야 한다. 교육이 무너지는 데 30년이 걸린 듯하니 다시 세우는 데도 30년이 걸릴듯하다. 교육은 지식전달이 아니라 사회구성의 필수요건을 가르치는 것이다. 교육이 살아야 개인인 자유와 개인이 살아갈 국가도 산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