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네트워크치과척결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이 바뀌었다.
그동안 위원장을 맡았던 김세영 협회장은 특위의 위원장에 협회 법제담당 최남섭 부회장을 위촉하였다. 많은 기대가 된다. 과거 특위를 직접 꾸려오던 협회장은 협회장으로서의 바쁜 업무와 더불어 특위의 일에도 매진하여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또, 불법네트워크척결사업이 협회의 업무 중에 탑 프라이어리티를 가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협회장이 그것에만 매달리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리고 법제담당 부회장이 특위의 위원장을 맡는 것이 전체적인 회무의 흐름상 더 매끄러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지난해 말 통과된 1인 1개소 법안은 치과계로서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고 특히 특위의 성과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지금은 이 법의 8월 시행을 앞둔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법의 집행주체인 복지부도 개정 의료법과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에 대하여는 모호한 입장을 밝히고 있고, 협회의 주 타깃이 되는 UD치과는 오히려 자기들은 별 걱정이 없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으며, ○플란트도 별다른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다. 또 임대치과니 MSO니 하는 정체불명의 꼼수들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려고 하고 있다. 몇 개의 불법네트워크 치과들은 폐업을 하였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치과들이 평범한 동네치과의 생존을 위협하면서 버젓이 진료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거기에 양심을 운운하는 치과가 나타나서 졸지에 기존 치과들을 마치 비양심적인 것처럼 만드나 싶더니, 그 양심치과를 비양심적이라고 비웃는 듯 더 낮은 수가를 내세운 치과들이 줄지어 오픈하는 것도 요즘의 상황이다.
난세의 치과계에 필요한 사람은 영악한 모사가도 아니고, 모두에게 우호적인 협상가도 아닐 것이다. 이성 앞에 주저하는 지략가도 아니고, 누구에게나 듣기 좋은 소리를 하는 달변가도 아닐 것이다. 우리에겐 화살이 날아오고 칼날이 앞뒤에서 허공을 가르는 전장에서 적토마를 타고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며 적진 깊숙이 들어가 적장의 목을 잘라올 전사가 필요하다. 우리에겐 여기저기 베이고 찔려서 피가 철철 흘러도 선봉에서 적을 향해 주저 없이 칼을 휘두를 영웅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협회장은 이런 모습이었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단 석 달 동안 서울에서만 50개의 치과가 폐업하였다.
많은 치과의사들이 야간이다 휴일근무다 해서 하루 평균 10시간 넘게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더 많은 치과의사들이 그달의 생활비를 걱정하며 진료를 하고 있다. 물론 협회와 특위가 잘해서 이 땅에 불법네트워크와 그 아류들이 모두 사라진다고 해서 치과계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협회는 적어도 정말 양심적인 진료가 폭리를 취하는 파렴치한의 행위로 폄하되는 시각은 차단해줘야 할 것이다. 적어도 교과서에 준한 진료를 하는 치과의사들이 밥걱정하는 일은 없게 해줘야 한다.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 힘든 책임을 맡은 신임 특위 위원장의 활약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