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경제는 금리 인하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금리는 경제와 자산시장에 깊은 영향을 미치며, 금과 채권 같은 안전자산에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2024년 10월 기준으로 금리 인하기 초입단계에서 금 가격의 향방과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금리 인하기와 금 사이클 분석: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
금리 인하기는 중앙은행이 경제가 둔화됐을 때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는 기간을 말한다. 금리 인하기 동안 금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데에는 다양한 분석 방법이 존재하지만, 이번 칼럼에서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활용해 현재 금의 위치를 파악하고, 앞으로의 금 가격 방향을 전망해 보겠다.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은 연준의 기준금리가 경제주기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기준금리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앞으로 자산의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상할 수 있다.
이번 금리 사이클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2023년 여름(7월 FOMC)부터 금리 인상을 이어오다 2024년 9월 첫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따라서 현재 우리는 첫 번째 금리 인하가 시작된 B 지점과 경제 위기 시점인 C 지점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기준 금리는 향후 경제 위기(C) 국면에서 다시 큰 폭으로 인하(big cut)될 수 있으며, 금리 저점인 D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금은 경제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안정적인 자산으로 주목 받으며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시중 자금이 늘어나고 대출비용이 줄어들면서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다. 이 과정에서 금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대체자산으로 주목받는다. 또한 금리 인하 구간에서 금은 채권과 함께 안전자산 선호 흐름에 의해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금리 인하기에서 금이 유리한 이유
금리 인하기 동안 금이 유리한 자산으로 평가 받는 이유는 첫째, 기준 금리(명목 금리)는 실질 금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질 금리란 명목 금리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값으로, 실질 금리가 낮아지면 금과 같은 이자가 없는 실물 자산의 매력이 높아진다. 금리 고점 A에서 실질 금리가 낮아지는 시점이 바로 금의 상승 사이클이 시작되는 시기다. 현재 우리는 실질 금리가 하락하는 구간에 있으며, 이는 금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둘째, 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다. 금리 인하와 동시에 시중에 유동성이 늘어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1970년대에도 스태그플레이션 기간 동안 금은 20배 이상 상승하며 주식과 채권보다 훨씬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현재 경제 상황에서도 인플레이션 우려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금은 다시 한 번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금 사이클 프랙탈 분석
금 가격의 흐름을 예측하는 다른 방법으로 프랙탈 분석을 사용할 수 있다. 프랙탈 분석을 통해 과거의 특정 패턴을 현재 상황과 비교해 앞으로 금 가격 흐름을 전망해보자.
중장기적인 금 가격 흐름에 대해서는 본지 8월 22일 칼럼 기고에 다뤘으니 참고하자. 지난 금리 사이클은 금리 고점 A에서 첫 번째 금리 인하 B까지 8개월의 기간이 걸렸다. 첫 금리 인하 B 이후 다시 8개월이 지나고 경제위기 C 직전까지 금은 추세적으로 상승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금 가격은 금리 고점 A(2018/12) 이후 장기적인 상승 삼각형 저점에서 반등해 상단 저항을 돌파했다(그림에 6/20로 표기). 이후 또다시 상승 삼각형으로 수렴하던 금 가격은 첫 금리 인하 B(2019/8)에 크게 올랐고, 이후 상승 채널로 수렴한 후 조정을 받았다. 조정 기간은 대략 B ~ C 기간의 절반 정도였다. 조정을 마친 금 가격은 B 전후 전 고점을 돌파하며 C까지 추세적으로 상승했으며, 2020년 3월 유동성 위기로 인해 짧은 시간 변동성이 확대됐다. 하지만 이내 반등해 금리 저점 D까지 고점을 더 높이고 상승했다.
이번 사이클에서도 과거와 비슷한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첫 금리 인하 A(2023/8) 이후로 장기 상승 삼각형의 상단 저항을 돌파했으며(차트에 3/4 로 표기) 이후 상승 채널을 그리며 오르다가 첫 금리 인하 B(2024/9)를 지났다. A~B 동안 금 가격 흐름은 지난 사이클과 프랙탈적으로 거의 동일하며, 앞으로도 유사한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일정 기간 금은 수렴 상승을 마친 후 조정이 시작될 것이다. 조정 이후 다음 경제위기 C 수개월 전에 저점에서 반등하고, 결국 B 전후 고점을 돌파하며 추세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다.
금은 금리 고점 A 이후부터 저가에 매수하기 시작해 금리 저점인 D 지점에서 매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A~D 금리 인하기 동안 금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금 가격이 금리 고점 A 이후 저점을 높이며 과거 고점을 돌파할 때 강한 매수 신호임을 확인할 수 있다. 금 가격 분석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필자의 유튜브 영상을 추가로 참고하길 바란다.
금리인하기 금 투자 전략과 자산배분
금 투자에 대한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금리 인하 초기 단계(A~B)에서 금을 매수하고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것이다. 이는 자산배분을 통해 안전한 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금리가 인하되면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금은 대체 자산으로서의 매력이 커지기 때문에 이 시기를 위해 금을 미리 저가에 선점하는 것이다.
2) 금리 인하 중반 이후 금이 조정을 받을 때 추가 매수 기회를 찾는 것이다. 과거 사이클의 금 가격을 분석해보면 금은 첫 번째 금리 인하 B 이후에 한동안 상승하다가 조정을 받는다. 하락 폭이 크지 않은 기간 조정을 받는데 이 시기를 활용해 추가 매수를 고려해볼 수 있다.
다만 금리 인하기가 마지막인 금리 저점 D에 도달했을 때는 금의 상승폭이 줄어들고 조정과 하락의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이 시기에는 점진적인 매도를 고려해야 한다.
현재 금리 인하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 금과 같은 안전 자산을 일정 비중 포함 시키는 것이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 금은 실질 금리 하락과 인플레이션 위험 속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자산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특히 매력적이다. 과거 프랙탈 분석에 따르면 이번 금리 사이클에서도 금의 강한 상승을 기대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금리 인하 초기부터 금을 매수하고, 조정을 받을 때 추가 매수를 고려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금리 인하가 진행되며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게 되면 투자자들은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금리 인하기 중반 이후 경제위기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산 배분 전략을 수정하며 대응해야 한다. 금과 같은 안전 자산은 이러한 경제적 위기 시기에 포트폴리오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을 헤지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