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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우리는 아름다운 은퇴를 준비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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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편집인

영화 ‘인턴’은 2015년 개봉한 영화로 주로 로맨틱 코미디를 연출했던 여성 감독 낸시 마이어스가 각본을 집필하고 연출했다.

 

창업 1년 만에 성공 신화를 이룬 열정적인 30세 여성 창업자 줄스(앤 헤서웨이)는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인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오랜 기간 직장 생활을 하다가 은퇴하고 나이만큼 풍부한 인생 경험이 무기인 70세의 벤(로버트 드 니로)을 채용하게 된다. 과거 전화번호부 출판 회사 임원으로 재직하다 정년퇴직했고 아내와 사별 후에는 그동안 쌓인 마일리지로 여행을 즐기던 70세의 벤 휘테커는 다시 사회로부터 자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인턴 프로그램에 지원해 합격한다. 벤은 줄스의 개인 인턴으로 배정돼 업무를 시작하지만, 정작 줄스는 인턴 프로그램에 회의적이다. 그러나 줄스는 벤의 연륜에서 묻어나는 처세술과 삶의 지혜에 점점 신뢰를 갖게 되고, 벤은 나이가 어린 회사 동료들에게 연예 상담, 고전적인 스타일 등을 전수해 주며 친근한 인생 선배와 같은 관계를 맺어나간다.

 

은퇴와 노후 준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지 오래된 시기에 시니어 인턴 프로그램으로 인턴 생활을 시작하는 노신사가 주인공인 설정은 신선했고, 인생의 사건·사고를 ‘현명함’으로 이겨내게 하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따뜻한 영화였다.

 

벤이 경험 많은 인생 선배로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동료들에게 순식간에 호감을 사고 별다른 갈등 없이 잘 어울리며, 어떤 상황에도 느긋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만능 캐릭터’였기 때문에 영화 평론가들에게서는 사회적 문제점을 잘 짚고 넘어가질 못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한국에서 유독 흥행이 성공한 원인에는 젊은 상사가 나이 많은 인턴을 통해 성장한다는 유교적 사고방식과 일맥상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한 성깔하고 남성적인 역을 많이 연기했던 ‘로버트 드 니로’의 팬으로서 이전과 다른 이상적인 노신사의 연기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치과를 경영하는 원장이자, 치과의사인 우리는 과연 영화 속 벤과 같은 아름다운 은퇴를 할 수 있을까? 우리 주변에 나이를 불문하고 “빨리 치과를 접고 은퇴해야겠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가 많다. 하지만 “은퇴를 이렇게 준비하고 있고, 은퇴 후에는 이런저런 일을 할 거야”라고 자신있게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는 이는 본 적이 별로 없다.

 

새로운 일을 향해 도전하는 영화 속의 벤은 자신의 나이에 대해 딱히 이렇다 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나이가 들었다고 위축되거나 자신이 예전에 이룬 업적을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바 없이 그저 지금의 현재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당당히 도전하는 멋진 어른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강요하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요청할 때까지 끝까지 기다리는 배려심도 갖췄다. 모든 업무를 노트북으로 처리하는 인터넷 의류 업체에서도 업무에 적응하지 못해 돌봄을 받아야 할 인턴이 아닌, 조직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인간관계에서의 ‘인싸’로 자리 잡아 간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완전캐’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공감하였듯이 아름다운 은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한다.

 

예전 전화번호부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사라졌다. 하지만 벤이 보여주듯이 예나 지금이나 사람 간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본질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비록 정년이 없는 치과의사이자 원장인 우리도 언젠가는 은퇴를 할 것이고, 나머지 인생을 어떻게 하면 보다 가치 있고 의미있게 보낼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인생의 여정을 살아가면서 치과가 아닌 다른 가치로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야 할 이유를 갖고,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인생의 비전을 준비해야 한다. 소중한 인생의 마지막 나날이 만족스럽고 충만하게 되기를 준비해야 한다. 나를 비롯한 주변 세계가 모두 의미 있게 변화시킬 수 있는 은퇴를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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