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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치과생활

100세 시대, 건강한 밥상의 기준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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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김형찬 원장(다연한의원)

 

“잘 드셔야 해요. 병이 가볍든 중하든 체력이 받쳐줘야 빨리 나아요. 먹는 게 부실하면 몸도 부실해지고, 몸이 부실하면 병이 오래가요~”

 

“뭘 먹어야 잘 먹는 걸까요? 그런데 솔직히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맛있는 줄도 모르겠어요. 무엇보다 나 먹자고 뭐 차려 먹기가 너무 귀찮아요.”

 

“뭐 먹으면 좋다, 이런 것 너무 챙기려고 하지 마시고요. 일단 때마다 새로운 반찬 한 가지는 해먹는다. 이것만 지켜보세요. 몸이 자꾸 묵어가는데, 냉장고에 몇날 며칠 묵혀둔 음식만 드시면 더 빨리 늙어요.”

 

치료를 하면서 위와 비슷한 대화를 하루에도 꼭 몇 번씩은 하게 된다. 한의원에는 수술이나 대증약만으로는 불편함이 해소되지 않는 만성질환과 퇴행성질환 환자가 많은 편이다. 대체로 고령의 분들이 많은데, 이런 분들의 치료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체력이고, 약해진 체력의 중심에는 부실한 식사가 있다.

 

어르신들에게 잘 드셔야 한다고 말씀드리면, 뭘 먹어야 건강에 좋은 것인지 묻는 분들이 많다. 그러면서 텔레비전이나 유튜브에서 본 식재료나 영양보충제를 말씀하시기도 하고, 자식들이 사다 준 기능성식품을 먹고 있다고도 하신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기본적인 영양섭취가 잘 되고 있을 때나 도움이 될 뿐, 실제 건강에는 광고 문구와 같은 효과는 나지 않는다. 집의 기둥이 무너졌는데, 멋진 벽돌을 몇 개 쌓았다고 해서 집이 튼튼해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노화라는 큰 흐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그 효과가 느리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고, 질 좋은 식사는 그 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사람은 먹지 않고는 살 수 없고, 우리가 먹은 음식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연료이자 몸을 구성하는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그럼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뭘 먹어야 할까?

 

각종 채널에서는 기적과 같은 효능을 지닌 성분, 그것과 관계된 식재료와 제품들을 소개하지만, 노화에 따른 문제를 특별한 한 가지로 해결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사람마다 타고난 바와 현재의 상황 그리고 살아온 인생이 다를 뿐더러, 좋다는 것들을 다 챙겨 먹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체질에 따른 식단도 아주 병이 중하지 않는 이상 환자들에게 권하지 않는다. 일차적으로는 꾸준히 실천하기 힘들고, 대체로 사람을 편협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뭘 먹어야 하고, 뭘 먹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이 도리어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도 많이 봤다. 이런 극단적인 식단은 휘어진 나무를 바로 잡을 때 잠시 필요할지는 몰라도, 건강을 관리하는 일상의 방법이 될 수는 없다.

 

탈무드에서 ‘물고기가 아니라 낚시를 하는 법을 가르치라’고 한 것처럼, 뜻하지 않게 오래 살 게 된 요즘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는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기준은 조금 느슨해야 한다. 너무 타이트하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꾸준히 실천할 수 없고, 내가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 나를 맞춰 살게 되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좋은 건강을 위한 음식의 첫 번째 기준은 집밥이다.

하루 한 끼라도 직접 밥을 해먹는 것은 건강을 돌보는 데 매우 중요하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식사는 해먹는 것이 기본이었고, 외식은 아주 가끔, 그리고 배달음식은 정말 드문 경우였다. 하지만 우리사회가 빠르게 산업화되면서 이제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외식과 배달음식이 주가 되었고, 집밥이 특별한 것이 되었다. 식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과 향보다는 가공된 맛과 향에 입맛이 길들여지고, 내가 먹는 음식의 식재료가 어떻게 생겼는지, 또 어디서 어떻게 자라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에 관한 감각을 완전히 잃게 되었다. 뭐를 먹으면 건강에 좋다는 식의 자극적인 정보에 솔깃하게 되는 것도, 내가 먹어야할 건강한 음식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을 잃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마트에 가거나 혹은 인터넷으로라도 장을 봐서 식재료를 다듬어 한 끼를 차리는 행위는 잃어버린 감각을 회복하는 가장 강력한 처방이 된다. 자연스럽게 제철 식재료를 알게 되고, 음식을 먹는 과정 속에서 건강한 맛에 대한 감각이 자연스럽게 깨어난다. 이것 자체로도 건강에 유익하고, 상업음식을 선택할 때도 취사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이 힘이 있어야 음식 선택의 기준이 셀럽이나 SNS의 리뷰가 아닌 내 자신이 될 수 있다.

 

 

건강한 음식의 두 번째 기준은 제철 식재료와 간단한 조리법이다.

제철 식재료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맛있고 영양이 풍부하고 저렴하다는 것이다. 나는 건강을 위해 사과와 당근을 일 년 내내 먹으라는 말에 반대한다. 사과와 당근의 제철에는 그것을 먹어야겠지만, 다른 계절에는 더 좋은 영양을 품은 맛있는 다른 식재료들이 더 많은데 왜 그것을 고집해야 할까. 인간은 계절마다 나오는 다양한 식재료들을 먹는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해 왔다. 일 년 내내 같은 것을 먹는 것은 산업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지 자연스럽거나 이로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공적인 영양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철마다 나오는 다양한 식재료들을 가능한 간단하게 조리해야 영양의 손실을 피하고 자주 해먹을 수 있다. 가공식품이 유해한 것은 식재료가 가진 영양을 가공과정에서 다 잃고,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 인위적인 맛과 향을 더하기 때문이다. 유익함은 잃고 유해함을 더했으니, 많이 먹으면 건강에 해로울 것은 당연하다. 또한 조리법이 간단해야 일상에서 자주 해먹을 수 있다. 방법이 복잡하고 특이한 재료가 많이 들어가면, 잔칫날 음식은 될 수 있어도 매일 먹는 일상의 음식은 될 수 없다.

 

집밥과 제철 식재료를 기준으로 하고 다음과 같은 음식을 자주 먹을 것을 환자들에게 권하고 있다.

 

음용 가능한 깨끗한 물을 나에게 필요한 만큼 마시고, 신선한 식물성 기름을 자주 먹기를 권한다. 모든 생명은 물에서 시작되었고 우리 몸의 2/3 이상도 물이다. 실제로 만성질환자나 고령자의 경우 검사를 해보면 물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또한 수분섭취를 음료나 차로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음료나 차는 기호식품으로 섭취하고 가능한 상온이나 약간 따뜻한 맹물로 하는 것이 수분섭취의 기본이다. 그래야 우리 몸이 소화과정 없이 쉽게 흡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좋은 기름도 중요하다. 우리 몸을 이루는 세포들은 물 위에 떠있는 섬과 같은데, 이때 세포주변의 기름성분이 막을 형성해서 물과 경계를 만든다. 세포막의 건강은 세포전체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고, 좋은 기름은 세포막을 건강하게 만든다. 한 때 크릴오일이 유행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굳이 이런 동물성 기름이나 영양보충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우리에게는 좋은 기름의 재료가 있다. 바로 들깨다.

 

들깨를 가열하지 않고 저온압착한 생들기름을 환자들에게 자주 권한다. 샐러드 드레싱으로 쓰고, 나물을 무쳐도 좋다. 몸이 건조하고 진액이 부족한 노인분들에게는 공복에 한숟가락씩 드시는 것도 권하기도 한다.

 

우리 몸 속 환경을 생각하면, 물과 기름은 건강을 돌보는 음식의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가능한 채식 중심으로 식사를 하고, 우리 몸에 산화적 스트레스를 일으킬 수 있는 철분을 많이 함유한 붉은고기는 적게 먹길 권한다. 고기를 먹고 싶다면 가능한 구워먹거나 튀겨 먹지 말고, 삶거나 끓이거나 쪄서 먹을 것을 권하는 편이다. 이와 함께 우리 몸의 해독과정에 도움이 되는 파와 부추 그리고 마늘과 같은 오신채와 양배추나 브로콜리와 같은 십자화과 식물을 즐겨 먹으면 좋다.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인공적인 화학물질에 노출되고 있고, 나이가 들수록 몸 안에서 발생한 독소들의 처리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전통적인 발효식품을 즐겨 먹으면 좋다. 된장, 청국장, 한식간장, 고추장 그리고 김치는 대표적인 발효식품들이다. 이 식품들의 건강에의 유용함은 다양한 연구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음식을 만드는 데 건강하고 맛있는 소스가 될 수 있다. 합성화학물질과 설탕과 소금 범벅의 양념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입맛과 몸을 해독하는데 우리 전통발효식품이 최고의 약이 될 수 있다.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떠오르는 문구가 있다. 바로 추사 김정희의 ‘대팽고회’ 가 그것이다.

대팽고회는 ‘대팽두부과강채大烹豆腐瓜薑菜 고회부처아녀손高會夫妻兒女孫’의 줄임말이다. 김정희가 말년에 쓴 글로, ‘훌륭한 요리는 두부와 오이와 생강과 나물이고, 최고의 모임은 부부와 아들딸과 손자와의 만남이다’라는 의미다.

 

나는 이 ‘대팽고회’를 ‘가족이 모여 소박하게 즐기는 집밥이 최고의 음식’이라고 해석한다. 건강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더 좋은 것, 남이 먹지 못하는 것 그리고 더 특별한 것을 찾으면서 정작 제일 중요한 것은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현대인의 건강에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롭고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잃고 잊어버린 소박하지만 본질적인 것의 회복이라고 생각한다.

 

고가의 선물세트가 아니라 손수 장을 봐서 지은 소박한 한 끼가 최고의 약이자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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