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비트코인은 다시 한 번 중대한 사이클의 갈림길에 서 있다. 2024년 4월 반감기 이후 약 1년 6개월이 흐르며, 시장에는 반감기 사이클에 따른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하락장 진입에 대한 경계심이 공존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ETF 자금 유입과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가격을 지지하고 있지만, 금리 사이클 측면에서는 이미 위험자산이 정점에 근접한 국면에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비트코인의 반감기 사이클과 연준의 금리 국면을 함께 살펴보며, 현재 시장의 위치를 진단하고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필요한 전략적 대응 방안을 모색해본다.
연준의 기준금리 흐름을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으로 단순화해보면, 현재는 금리 인하기의 후반부, 즉 B~C 구간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경기 둔화와 물가 안정이 동반되는 시점에 시작되지만, 이번 사이클은 물가가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위기 국면이 도래하기 전까지 유동성 확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으며, 암호화폐 시장의 반등 역시 점차 피로감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제 더 이상 리테일 중심의 투기 자산이 아니다. ETF 승인과 기관 자금의 유입으로 주식시장과의 상관관계가 높아졌으며, 금리 사이클의 영향권 안에 완전히 편입됐다. 즉, 연준의 정책 전환이 비트코인 가격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은 것이다. 현재 국면은 경기침체를 방어하기 위한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의 마지막 구간으로, 과거 사이클에서 위험자산이 정점을 형성하던 시기와 매우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4년마다 찾아오는 반감기를 기점으로 뚜렷한 상승과 하락의 사이클을 반복해왔다. 이번 4차 반감기 사이클 역시 예외가 아니다. 2020년 3차 반감기 이후 약 18개월간 상승세를 이어간 뒤 장기 조정 국면에 들어섰으며, 2024년 4월 발생한 4차 반감기 이후에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8월 초 110K 부근에서 조정을 받았던 비트코인은 10월 초 126K로 고점을 높인 뒤 하락하며, 상승세 유지를 위한 지지 구간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는 2021년 사이클 후반부의 흐름과 매우 유사하다. 당시에도 두 차례의 고점을 형성한 후 120EMA를 이탈하며 중기 조정 국면에 진입했었다. 현재 일봉 기준으로는 108K 지지선을 중심으로 단기 반등을 시도하고 있으나, 120EMA(112K) 지지 구간을 확실히 방어하지 못할 경우 다시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비트코인은 이번에도 2021년처럼 반감기 사이클의 종료와 함께 약 1년간의 하락장을 맞이하게 될까? 이번 4차 반감기 사이클의 핵심은 단순히 반감기 자체보다, 과거보다 훨씬 많은 기관 자금이 유입되며 구조적인 수급이 개선됐다는 점에 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사이클의 진폭은 이전보다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반감기 사이클의 방향성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며,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지금은 상승 주기의 후반부에 해당하는 구간으로, 금리 인하 사이클의 C 국면 직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산배분 투자 관점에서는 장기적으로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할 시기로 해석된다.
비트코인은 오랫동안 ‘디지털 골드’로 불려왔지만, 실제 자산시장에서는 금과 경쟁 관계에 있다. 글로벌 M2 유동성이 확장될 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자산은 금이며, 평균 약 80일의 시차를 두고 비트코인이 그 뒤를 따른다. 즉, 금이 저점에서 반등하면 일정 기간 후 비트코인이 상승하고, 반대로 금이 고점에서 조정을 받을 때는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반복되는 것이다.
금 가격은 강한 상승 추세로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4,000달러 부근에서 지역 고점(local top)을 형성한 뒤 조정을 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비트코인 입장에서 단기 반등과 4분기 상승장의 피날레 구간을 노릴 수 있는 기회를 시사하지만, 반감기 사이클 전체 관점에서는 이미 상승장의 후반부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비트코인의 상승을 막연히 펀더멘털과 장기적인 우상향 기대에만 의존해 장기적으로 투자하기에는 사이클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된다.
자산배분의 핵심은 마켓 타이밍을 맞춰 매매하는 데 있지 않다. 금리 사이클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고,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본질이다. 비트코인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10% 이내에서 운용하는 것이 적절하며, 현재 구간은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릴 시점이 아니다. ‘무릎 아래서 사고 어깨 위에서 판다’는 원칙에 따라 본다면, 지금은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할 구간에 가깝다.
다가올 경제위기 C 구간(2025년 말~2026년 초)은 경기침체형 조정 국면으로 예상된다. 이 시기에는 달러와 금 등 안전자산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으며, 현재 이러한 흐름이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자산배분 투자자는 달러 현금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확대하고, 위험자산은 상승이 이어지는 동안 리밸런싱을 통해 점진적으로 감축하며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2025년 4분기는 비트코인 상승장의 마지막 단계이자, 다음 사이클을 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 될 것이다. ETF 시대의 비트코인은 이제 글로벌 금융 시장의 흐름 속에서 움직이며, 그 리듬은 여전히 금리와 유동성에 의해 좌우된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은 언제나 위험하다. 패턴은 변할 수 있지만, 사이클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자산배분은 예측의 기술이 아니라 생존의 기술이다. 시장의 방향을 맞추려 하기보다, 변동성 속에서도 균형을 유지하며 장기적으로 수익을 누적시키는 것이 진정한 투자자의 역량이다. 자산배분 투자자는 위험자산의 마지막 상승 구간에서 다음 유동성 사이클을 대비해 점진적으로 위험자산의 비중을 조정하고, 동시에 안전자산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 본 칼럼에서 다룬 BTC 분석은 패시브 자산배분 투자자의 전략적 참고용으로 작성됐으며, 실제 투자 시에는 시장을 충분히 분석하고 신중히 대응해야 합니다. 특히 이 분석을 레버리지 투자나 단기적인 트레이딩 매매의 기준으로 삼지 마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