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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놀고먹은 베짱이가 천국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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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11)

천국은 예쁜 사람, 행복한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열심히 일한 개미는 손도 꺼칠하고 투박하고 굳은살이 박히고 얼굴은 햇빛에 그을려 새까맣고 자외선에 노출되어 나이에 비해 더욱 늙어 보이고 광택 또한 없다. 또 과다한 업무에 시달리고 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되어 웃을 일이 적고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개미는 정서적 스트레스에 잠을 못 잔다. 반면 놀고먹는 베짱이는 햇볕에서 일을 안 하니 얼굴이 곱고 동안이다. 서비스업에 종사하지 않으니 정신적 스트레스도 없다. 결국 천국의 컨셉에서 보면 열심히 노동한 개미는 맞지 않고 베짱이의 얼굴이 맞다. 그러기에 이 시대에는 아마도 베짱이가 천국에 갈 것이다.

 

4살짜리를 강간한 성추행범에게는 최고형을 15년 밖에 못주는데 잠재적 성범죄자를 가려내기 위한 법은 구직을 원하는 모든 의료인을 경찰서에 보낸다. 그냥 간단하게 성추행자를 면허정지 시키면 될 것을 모든 의료인을 잠정적 범죄자로 본다. 결국 개미는 천국에 못가고 베짱이가 천국에 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조금만 생각해보자. 강간범을 처벌하는 법은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졌는데 아직도 수정하거나 업그레이드하지 않은 과거 60~70년대 법이다. 그 당시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법 규정 또한 허술했다. 그러나 지금은 극악의 범죄로 발전했음에도 법규정을 고치는 일이 뒷받침이 안 되고 있다. 아마도 도가니법 같은 인기법을 만들기 바쁘다보니 지난 것을 수정하기는 메리트가 적고 시간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에 새로이 만들어지는 법은 사회정의의 구현이라기보다는 정권창출을 위한 포퓰리즘적 성격이 더욱 강하다.

 

그러다 보니 국민에게 퍼주기 좋은 것이 의료이다. 의료인들에게 강탈해서 국민에게 퍼주면 홍길동 같은 의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받는 사람은 억울할 것이 없으니 방관자이다. 큰소리 한번 제대로 못 내고 네 가지나 강탈당하였다. 일명 ‘의료 4대 악법’이라고 한다. 포괄수가제 당연적용, 전문의 응급실 당직 의무화, 도가니법, 환자의 권리 게시 의무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홍길동이 나쁜 탐관오리를 털었지만 탐관오리는 다른 데 가서 또 나쁜 짓으로 돈을 벌면 사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그러나 의료인은 다르다. 갈 데가 없다. 홍길동에게 털린 탐관오리가 아니고 강도에게 4가지의 생필품, 즉 일용한 양식을 털린 것이기에 문제가 된다. 의료인들의 입지가 작아지다 보면 결국 의료계는 회피직업으로 변하고 의료기술의 후진화를 거쳐서 결국엔 의료후진국이 되어 모든 것이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오버해서 나가는 새로 만들어지는 선진화 법과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후진화 법을 보고 있으면, 이 역시 개미와 베짱이란 생각이 떠나지를 않는다.

 

일반적인 의료인은 한 번도 베짱이가 되어본 적이 없다. 물론 일부 극소수의 장사꾼으로 전락한 의료인을 제외하고 말이다. 항상 개미처럼 일탈하지 않고 집과 병원만을 왔다 갔다 했건만 이젠 취업할 때 경찰서까지 다녀와야 한단다. 미국 어느 주에는 전기 청소기에 ‘이 청소기로는 하늘을 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반드시 적어야 한다고 한다. 해리포터에서 빗자루로 하늘을 나는 것을 본 아이가 전기 청소기를 타고 뛰어내려 다친 후에 소송을 하여 이긴 다음부터 생긴 법이라고 한다. 이제 의료인이 무어라 이야기해도 변하지 않는다. 결국 의료 4대 악법은 진행될 것이다. 문제는 빌미를 항상 의료인들이 주었다는 것이다. 과도한 탈세, 마취 후 성추행, 심지어 공항에서 차 세워 놓고 지나가는 스튜어디스를 보면서 자위행위를 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의료인들의 자정작용도 필수 선행 조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극소수 의료인들의 문제가 점점 전체 의료인의 입지를 줄어들게 하는 것이 실로 안타깝다. 이러다 진정한 의료인인 개미들이 자신들의 의지와 다르게 점점 베짱이화 될 것이 안타깝다. 개미가 점점 천국의 컨셉에서 멀어지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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