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 MBA 와튼 스쿨의 인기강의인 ‘협상론’을 강의하는 스튜어트 다이어몬드 교수의 저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Getting More)’는 책 제목이나 저자의 이름만으로는 탐욕스러운 이야기를 적은 책일 것이라는 편견이 든다.
그래서인지 원리주의적 윤리관을 신봉하는 대부분 치과의사에게는 거리감이 있는 책일 수도 있지만, 이런 선입견과는 반대로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진짜 협상법은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며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리고 상황에 맞게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대립과 반목을 피하면서 상호협력을 추구하며, 상대가 한 말에 귀 기울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내가 더 많은 것을 가지는 방법”이 아니라 “우리가 더 많은 것을 누리는 방법”을 설명하고 싶었던 것 같다.
우리는 대부분 자신에게 초점을 맞춘다. 내가 가지고 싶은 것, 내가 누려야 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그리고 자기 것을 타인에게 양보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조직을 위하고 나라를 위하여 일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결국은 제 목구멍에 넘어가는 것이 없으면 돌아서는 게 보통의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이 지구 상에 일정량만 한정되어서 누군가 가지면 내가 못 가지는 것들도 있지만, 반대로 친절이나 배려나 사랑 같은 누군가 먼저 하면 핵분열처럼 연쇄적인 반응으로 더욱 커지는 것들도 많다.
각 분회나 구회 총회는 끝났고 이제 지부 총회들이 줄을 이을 것이다. 1년 살림살이를 돌아보고 새로운 일 년을 계획하려면 이래저래 바쁠 것이다. 과거와 달리 지부나 협회의 회무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도 높아져 지부에는 과거 어느 때보다 다양한 요구사항과 많은 정관개정에 대한 의견들이 모였다. 이런 요구나 개정에 대한 의견은 공감이 가는 것들도 있지만, 자신들의 것은 챙기고 남의 것은 더 가지려는 편협된 것들도 있다. 대부분의 구회나 분회 집행부는 일반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이런 것들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 사항들은 다분히 회장이나 집행부의 독단으로 밀어붙인 결과가 아닌지 의심되는 것들도 있다.
이번 치협 총회에서는 차기 협회장의 선거제도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이 부분에 대한 토론을 위한 준비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이 정도 중요한 사항이라면 지금쯤 각 분회에서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라도 이뤄지고 그 결과 자료를 모아서 분석하고 있어야 대의원이 회원을 대표한다는 명분이 설 것이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은 없다. 조사해봤자 대답도 안 할 것이라고 지래 짐작을 하여 안 할 수도, 아니면 굳이 번거롭게 조사를 하지 않아도 대의원들이 그 정도는 다 알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전 치과의사 전문의제도 개선을 위한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들은 무엇을 근거로 보류라는 결정을 회원들을 대표하여 하였는지 지금도 궁금하다. 마찬가지로 지금 이 상태로라면 다음달 치협 대의원총회에서는 대의원들이 무슨 근거로 회원들을 대표하여 협회장 선출방법을 결정할지도 궁금하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대의원 총회에서는 많은 의견이 오갈 것이다. 어쩌면 심각한 대립이 있을 것이다.
이번 총회에서만큼은 자신의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상대의 생각과 의중을 파악하고 그들을 배려한다는 인식을 주는 대화법으로 회의했으면 싶다. 상대방도 잘 되어야 내가 잘된다는 생각을 하고, 내가 아니라 우리가 ‘Getting More’하는 방법에 대하여 고민해야 할 것이다. 내 손에 움켜쥐기 위하여가 아니라 우리가 누리기 위하여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