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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사 설] 멘붕의 치과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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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일 조선일보 경제면은 탑기사로 미국에서 유디치과의 성장에 관한 기사를 실었다. 치협의 방해로 한국에서 확장에 발목이 잡힌 유디치과가 미국에서 급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미국에 처음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5년 반 동안 치과 8곳을 오픈한 것을 가지고 무슨 근거로 급성장이라는 표현을 썼는지 모르겠고, 한국에서 수배를 받고 있는 대표원장의 인터뷰를 싣는 것이 우리나라 대표 일간지에 어울리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이 기사만 보면 유디치과는 대단히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한국의 위상을 빛내는 기업처럼 보인다.

 

또, 7월 5일에는 서울고등법원에서 지난해 공정위가 유디치과와 관련하여 치협에 부과한 5억 원 과징금에 대한 판결이 있었다. 법원은 네 가지 사안 모두에 대하여 원고신청을 기각하고 재판비용 모두를 원고인 치협이 부담하라고 판결하였다.

 

두 가지 모두 유디치과에 관련된 내용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치협이 잘못했고, 유디는 잘했다는 것이다. 정말로 조선일보 기자의 판단이나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이 맞다면, 치협의 불법네트워크와의 전쟁을 지지하는 대부분 치과의사는 집단최면이라도 걸린 것이다. 그것도 아주 단단히 걸려서 사리분별도 못하고 상식 수준의 문제를 반대로 생각하는 것이 되고, 이러한 집단최면을 유도한 현 치협 집행부는 아주 대단한 최면술사가 된다.

 

그러나 공정위든, 고등법원이든, 조선일보든 그들이 나름의 지식과 공명한 판단 기준을 가지고 있더라도 치과의료에는 비전문가다. 그들이 자신들의 잣대로 의료행위를 저울질하고 전문지식인의 행동에 대해 결론을 내리고, 사회적으로 패널티를 가하여도 우리는 스스로 전문가적 지식과 양심에 근거하여 행동하였고 우리의 판단과 행동이 옳다는 것을 안다.

 

결국, 이 문제는 사회의 일반적인 가치관과 기준에 반하는 치과의사들의 편협된 의식의 문제가 아니라, 치과의사들의 전문적인 가치관을 사회적으로 일반화하는데 실패하여 두 집단 간의 판단기준에 괴리를 가져온 치과의사들의 부족함으로 돌리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전문적 지식에 근거한 가치관의 평균화에 가장 책임이 있는 협회의 부족함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지난 사건들을 되짚어 보면 협회의 정책에 비해 유디치과의 정책은 효과적인 부분이 있었다. 옳고 그름의 문제를 밥그릇 싸움으로 격하시킴으로써 치과의사 전체를 탐욕스런 집단으로 격하시켰다. 대중은 도덕적이지 못한 전문가들에게 많은 돈을 주고 좋은 결과를 기대할 필요가 없다. 결국 바른 진료로 정직한 진료비를 받던 대부분의 치과는 위축됐지만 싸구려를 외치는 유디치과와 이른바 유디 아류(亞流) 치과들이 오히려 그나마 가격이라도 착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어 승승장구하게 되었다.

 

반면 치협의 전략은 영악하지도 치밀하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언론을 활용하여 대국민 정서를 유리한 쪽으로 가져오는 능력은 유디치과의 그것과는 확연하게 비교될 정도로 초라하였다.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에 대해 협회가 대법원에 상고함은 옳다. 이것은 단순히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다. 돈의 문제도 아니고 자존심의 문제도 아니다. 정의(正義)의 문제이다. 전시에는 모든 자원을 전쟁에 투입한다. 총알 살 돈이 부족하다면 돈을 더 모아달라고 국민만 바라볼 게 아니라 다른 모든 사업을 접어서라도 전쟁에 돈을 우선 지출해야 한다. 회관을 팔든지, 관용차를 팔든지 하다못해 사무집기라도 팔아서라도 돈을 만들어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 적의 목을 벨 수 있다면 팔이라도 내어 주어야 하는 것이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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