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는 ‘의료정책방송’과 MOU를 통해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치협은 이 사업을 위하여 총무이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TFT를 구성하여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불법네트워크와의 전쟁에서 결과를 보면 국민과 치과인 사이의 정서에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대국민 홍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부족함이 없다. 방송을 통해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는 것은 그렇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이고 오히려 늦은 감마저 있다.
아쉬운 점은 MOU를 맺은 케이블 방송이 일반인은 물론 의료인에게도 생소한 방송이고, 일반적인 케이블 방송과는 달리 인터넷을 통해 방송돼 전용 셋톱박스의 설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이번 케이블방송 사업이 대국민홍보보다는 집행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대회원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하지만 빠듯한 살림에 협회에서 거액의 비용을 들여 일반 케이블 방송에 광고하는 것도 무리가 있고, 그렇다고 일반 회원들에게 대국민 홍보비를 추가로 걷기도 힘든 상황에서 추가 부담이 없는 ‘의료정책방송’과의 MOU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지도 모른다.
모든 사업에서 그렇듯이 이번 대국민홍보 사업도 명확한 목표 설정은 물론 체계적인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치과의사와 국민의 정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다. 또, 과거 협회 집행부의 대국민 홍보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이 문제였는지 파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현 집행부가 진행했던 대국민 홍보의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철저하고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어쩌면 치과의사들은 국민의 정서에는 무관심하였는지도 모른다. 전문가집단이라는 자존심으로 국민이 치과의사 집단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하든 무시하며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직접적인 대응보다는 회피하는 방법을 선호하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아직까지 정서적인 차이에 대하여 이해조차 못하고 있는 회원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정서 차이의 갭이 깊고 클수록 접근에는 많은 시간과 정교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하다. 치협 28대 집행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이런 사업을 시작하는 것에는 연속성이 고려돼야 한다. 29대 집행부에서도 지속돼야 하기에 협회의 TFT는 정밀한 로드맵을 수립하고 시간의 흐름과 대국민 정서의 변화를 고려한 완벽한 타임테이블을 작성하여 회원들에게 미리 알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또 그렇게 하여 집행부가 바뀌더라도 사업은 이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대국민홍보 사업을 체계적이고 일관성이 있게 진행하기 위하여 이를 전담하는 이사를 상근이나 반상근 이사로 하거나,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될 때 까지는 집행부가 바뀌어도 담당이사는 계속하는 반종신(半終身)이사에 대한 고민도 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면 가장 많은 예산을 편성하는 게 맞다.
따라서 2014년 협회의 사업예산서를 작성할 때, 다른 사업비를 끌어와서라도 충분한 대국민 홍보비를 확보하여 사업비 부족으로 이 사업이 흐지부지되는 일은 없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