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4 (일)

  • 구름많음동두천 -1.3℃
  • 맑음강릉 4.4℃
  • 구름많음서울 -0.1℃
  • 대전 1.3℃
  • 구름많음대구 4.4℃
  • 구름조금울산 5.0℃
  • 광주 3.8℃
  • 구름조금부산 6.3℃
  • 흐림고창 4.1℃
  • 흐림제주 8.0℃
  • 구름조금강화 0.2℃
  • 흐림보은 0.7℃
  • 흐림금산 2.2℃
  • 흐림강진군 5.8℃
  • 구름많음경주시 3.9℃
  • 맑음거제 6.9℃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설상가상(雪上加霜)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56)

서울시에서 6급, 연봉 5,000만원에 한의사를 모집하였는데 36:1의 경쟁률을 보였다는 기사와 더불어 변호사 초봉이 200만원이 안되며 취직이 어렵다는 글도 보인다. 더불어 1만5,000명 정도의 공인회계사 중에 5,000명 정도가 휴직상태란 글도 보인다. 은행 조사에서 신용불량자가 가장 많은 직업이 의료인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를 대다수 사람은 ‘전문직종의 몰락’이라고들 표현한다. 하지만 필자는 ‘자연적이고 당연한 현상’이라 말한다. 간단하게 경제학의 가장 기초 논리인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른 자연현상일 뿐이다. 전문직 종사자의 수는 급격히 증가했다. 물론 정책적으로 졸업생 수를 조절하기는 하였으나 고령화 현상으로 은퇴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고려는 배제돼 급격하게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졌다. 더불어 경기 침체로 고용은 증가하지 않으며 인구 또한 증가하지 않았다. 즉 공급과잉에 따른 가치하락이라는 당연한 사회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심리학에는 인구과잉에 따른 사회현상뿐 아니라 심리적 영향에 대한 연구가 많다. 실험에서 쥐 다섯 마리가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에 한 마리가 있으면 활동력이 떨어졌다. 반면 다섯 마리가 있을 때 가장 활발한 활동력을 보였다. 그런데 다섯 마리를 추가하여 열 마리로 인구과잉이 되니 활동력 감소뿐 아니라 서로 공격적으로 변하였다. 이렇듯이 공간에 따른 인구의 수는 개인이나 사회에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 결국, 지금 치과계의 가장 큰 우환인 불법네트워크의 출현도 치과의사의 과잉공급에 필연적 현상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물론 돌연변이라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 또한 개체 수가 증가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모 대학이 세종시에 치전원을 건립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지역논리와 자기이기주의에 따른 행동일 뿐 전체적인 문제를 파악하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일이 불가하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항이지만 듣기만 해도 마음이 불편하다.

 

치과의사 과잉공급에 따른 문제점은 일본에서 일찍 시작됐다. 그것을 모든 일본의 치과의사가 인식하고 1997년도에 치과의사 수를 감소하기로 협의했다. 그리고 수많은 논의 끝에 대학을 없애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나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였다. 최종적으로 내린 결정은 재정적으로 어려운 사립대학들은 정원을 유지하고 국립대학들은 최소인원만 모집하고 기존 시설과 인원은 대학원으로 전환하는 방법, 즉 ‘국립대 대학원 중심화’를 택했다. 이로 인해 치과의사 정원을 30% 감소할 수 있었다. 치과의사들의 단합된 모습의 결과물이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치과의사뿐 아니라 모든 전문직에서 공급과잉에 따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공급과잉 해결을 위해 치과대학들이 모집정원을 줄였지만 이미 과잉공급된 상태이기에 현실적인 결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금은 기존이나 신규 치과의사를 위해서도 최소의 인원만을 충원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정도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런 상황에서 치전원을 더 만들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 가뜩이나 힘든 치과의사들에게 허망한 말이다. 원래 설상가상이란 말은 불가의 말이었다. 눈이 내린 곳에 서리가 내리는 것은 아무 소용없는 무의미한 행동이란 뜻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 우리가 아는 ‘힘든데 더 힘든 일이 생긴다’로 의미가 바뀐 것이다. 이번 사건은 무용지물의 의미든지 더 힘든 일의 의미든지 두 가지 의미에 모두 해당하는 그런 ‘설상가상’이다.

 

지금의 치과계는 각자의 이익에 따른 소모적인 내홍을 접고 가장 중요한 원천적 과잉공급 해결을 생각해야 할 때다. 과잉공급을 줄이기 위해 16년 전 일본 치과의사들이 내린 결단을 이제 우리도 해야 하는 시점에 와있다. 더 이상 간과하면 실험실 속의 쥐들이 보여준 것과 같이 더 큰 문제를 불러올 것이다. 더 이상 치과의사라는 직업적 자존심에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 간절하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국내증시 코스피 분석 | 금리사이클 후반부에서의 전략적 자산배분

2025년 12월 10일, 국내 증시는 다시 한 번 중대한 분기점 앞에 서 있다. 코스피는 11월 24일 저점 이후 단기간에 가파른 반등을 보이며 시장 참여자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러한 상승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지 확신하기는 어렵다. 자산배분 관점에서는 현재 우리가 금리사이클의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는지, 그리고 그 사이클 속에서 향후 코스피 지수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를 거시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기적 자산배분 전략은 단기적인 매매 타이밍보다 금리의 위치와 방향을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은 금리 사이클의 각 국면에서 어떤 자산이 유리해지고 불리해지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2025년 말 현재 시장은 금리 인하 사이클의 B~C 구간 극후반부에 진입해 있으며, 이 시기는 위험자산이 마지막 랠리를 펼치는 시점으로 해석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산시장이 활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곧 이어지는 경제위기 C 국면은 경기 침체와 시장 조정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단계다. 따라서 지금의 상승 흐름은 ‘새로운 랠리의 시작’이라기보다 ‘사이클 후반부의 마지막 불꽃’이라는 인식이 더욱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