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함께 근무했던 직원이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돌아와서 다시 일하게 됐다. 스탭 입장에서는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고 치과 입장에서는 정부 지원금을 받으며 필요한 시간대에 고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메리트다.”
정부지원으로 필요한 시간에 고용 가능 ‘장점’
서울의 한 개원의는 몇 달 전 치과위생사를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고용했다. 몇 년 전 함께 일했던 스탭이었지만 그 사이 공백이 길어 신규로 고용한 것. 한 스탭의 퇴사로 인해 자리가 비었던 참에 고용노동부의 설명을 듣고 시간선택제로 스탭을 고용했다는 한 개원의는 시간선택제 스탭에게는 근무시간 외에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치과 입장에서는 정부 지원금으로 경제적 부담을 덜어가며 필요한 시간대에 고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장점으로 꼽았다. 뿐만 아니라 육아, 건강 등 개인사로 풀타임 근무가 어려울 경우 시간선택제를 이용해 전환형 시간선택제로 근무할 수 있는 것과 갑작스런 퇴사에 따른 업무공백도 신규고용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점도 시간선택제의 장점으로 평가했다.
스탭 “일과 가정 병행···삶의 만족도 높아져”
서울의 한 치과에서 치과위생사로 근무하는 30대 A씨는 하루에 4시간만 근무한다. 결혼 전 풀타임으로 근무했던 A씨는 출산 이후 가정에 충실해야겠다는 마음에 하고 있던 일을 그만뒀지만 우연히 시간선택제 공고를 발견, 재취업 후 지금은 일과 가정에 둘 다 충실하고 있다. A씨는 “전일제 근무보다는 적지만 안정적인 급여를 받고 오전에는 치과, 오후에는 아이를 돌볼 수 있어서 좋다”며 “가정에 충실할 수 있고 근무지에서는 전일제와도 차별 없는 대우를 받아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A씨는 당분간 시간선택제로 일할 생각이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20~60대까지 누구나 활용 가능한 근무 형태이지만 주로 20~30대 경력단절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출산 이후에 아이 양육과 일을 병행할 수 있기 때문. 이로 인해 젊은 여성들이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문을 많이 두드리고 있는 추세다.
고용노동부-치협, 개원가에 제도 홍보 나서
이처럼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전문적으로 능력을 살릴 수 있는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주 15~30시간 이내로 일하는 노동자에게는 최저임금의 120~130% 이상 지급하며 채용하는 사업주에게는 임금의 50%, 최대 80만원까지 1년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사업 대상 인원은 기존 인원을 포함, 2013년 5,738명에서 올해 4월 기준으로 6,970명까지 증가했다. 참여한 기업도 2013년 328개에서 올해 2,328개로 늘어났다.
이처럼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최남섭·이하 치협)도 시간선택제 일자리 설명회를 권역별로 개최하고 있다. 치협이 지난 4월 고용노동부 노사발전재단이 진행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사업주단체 협력사업’ 단체에 선정되면서 치과계에도 시간선택제 일자리 바람이 불고있다.
지난 17일 치과의사회관에서 개최된 설명회에도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개원의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번 설명회에서 개원의들은 시간선택제 스탭을 고용, 대기시간이 줄고 환자의 수가 늘어났다는 사례에 공감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적용한 인건비 지원제도에 대해서는 “개원가 실정을 모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응도 상당했다.
원칙안에서 유연한 근무조건 적용 필요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스탭을 고용하고 있는 한 개원의는 “주4일 30시간만 지킨다면 탄력적인 근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해 고용했으나 고용노동부에서는 처음 제출한 계획서와 실제 근무 일시가 다를 경우 지원금을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아 매우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당초 계획된 시간에만 근무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환자가 몰리는 시간에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고용한 치과 측에서는 너무 까다로운 규정이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아직은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낯선 개원가에 전일제근무를 벗어나 유연한 근무형태인 시간선택제가 잘 스며들기 위해서는 개원 현장의 목소리가 제도에 반영돼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찌됐든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통한 스탭 고용을 잘 활용한다면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원가에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지호 기자 jhhan@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