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2 (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내 탓 네 덕”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 (38)

목요일 저녁에 명리학 공부하며 붓글씨를 쓰기 시작한지 몇 달 되었다. 며칠 전 선생님께서 처음으로 내준 글씨가 “내 탓 네 덕”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써도 가슴에 깔린 그 무엇이 사그라들지 않아 선생님께 여쭈어 보았다.

 

“선생님! ‘내 탓 네 덕’이라 쓰려니 글이 잘 안되는데 혹시 ‘네 탓 내 덕’ 아닙니까? 속이 확 후련해지고 감이 팍팍 오는데요!”라고 하자 선생님께서 그냥 웃으시며 “골프 칠 때 그립을 편하게 잡으면 반듯하게 안가고 불편하게 잡아야 반듯하게 가는 것 아시죠?”하고 답하셨다.

 

물론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어디 사람 마음이 그리 간단한가. 팔이 안으로 굽고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고 얼마 전 인터넷에 화제가 된 ‘내가 배고픈 건 참아도 네가 배부른 것 못 본다’는 글귀도 있지 않은가. 결국 서로 다른 목적을 지닌 다양한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세상이 같은 목적으로 모인 홍대 앞 부비부비 클럽에서 부대끼는 것과는 다를 것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역시 사람은 이기적이다. 아마도 상대에 대한 배려 없는 이기심으로 인해 악인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한식 때 아버지 산소를 다녀오는 길에 차안에서 대화 도중 대학생 조카가 “성선설이 맞죠?” 하고 물어오길래 “아니”라고 답했다. “그럼 성악설인가요?” 하고 재차 묻는 질문에 또 “아니”라고 답했다.

 

의아해하던 조카가 “그럼 뭐예요?”라고 질문하여 “고등학교에서 통계학을 배웠니?” 하고 물어보고는 잠시 필자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통계학에는 표준정규분표가 있다. 양끝 부분에 악인과 선인이 분포한다고 가정할 때 대다수는 중앙 근처에 분포한다.

 

 통상적으로 유의성을 평가하는데 P<0.05를 사용하거나 P<0.01을 사용하는데 사람인 경우엔 P<0.01을 사용해 보았다.

 

이 경우, 백 명 중에 악인이 1%, 선인이 1%이고 중앙에 98%의 대다수 사람이 분포하며 중앙에서 왼쪽으로 치우쳐질수록 조금 덜 착해지고 우측으로 치우칠수록 좀 더 착한 성향을 띄는 것은 아닐까 라는 게 필자의 견해이다. 사회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또 외래에서 환자를 접하면서 느껴왔던 경험들이 “사람도 정규분표곡선을 따르지 않나”하는 생각에 이르게 하였다.

 

얼마 전 잘 아는 선배님이 이야기 끝에 “진짜로 정말 나쁜 devil같은 사람들이 있어”라고 하는 말을 들을 때 정말 가슴에 와 닿게 공감하였다. 필자 또한 언제라도 생각나는 몇 명은 있다. 어쩌면 배려가 부족하다기보다는 자신 외의 다른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탓일 것이다.

 

일본 지진과 쓰나미에서 보여주는 일본인들의 배려하는 모습은 모든 이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들에게 그것은 그냥 몸에 배인 행동이지만 이기심 많은 우리들에게는 특별한 모습으로 비쳐졌다고 생각된다. 특히 센다이가 필자에게는 3년간 유학하며 울고 웃던 지역이기에 더욱더 안타까움이 크다.

 

아직도 연락이 되는 않는 지인이 있어서 마음 졸이며 부디 무사하기를 기도 하여본다. 악인은 TV 드라마나 소설 속에서는 필수 불가결한 존재이다. 물론 삶의 현장 속에서도 없으면 좋겠으나 우리를 시험하는 것인지, 삶이 지겨워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인지, 항상 적당한 시기에 등장을 하여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한다.


‘백 명의 착한 환자보다 한 명의 안티 환자를 조심하라’는 선배님들의 금언이 떠오른다.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는데 필자는 미운 짓하는 사람을 미워하지 않기에도 너무 힘들다.

 

그래서인가, 가톨릭 성당에 가면 아주 흔하게 “내 탓이요. 내 탓이요”를 반복하여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이유가.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지나야 “네 탓 내 덕”이 “내 탓 네 덕”으로 바뀔까. 얼마나 더 많은 환자를 보아야 미운 환자가 없어질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마음고생을 해야 미워하지 않고 용서할 수 있을까.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2025년 8월 금리인하 사이클 후반부, 금 자산배분 전략

2025년 8월 현재 글로벌 자산시장은 금리 사이클의 후반부로 진입하면서 각 자산의 가격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미국 증시는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으며, 달러와 금, 미국채 등은 저점에서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금은 이번 사이클에서도 핵심적인 안전자산으로서 의미 있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바탕으로 현재 위치를 진단하고, 금 투자와 자산배분 전략을 어떻게 바라볼지 살펴보고자 한다.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은 금리 사이클을 여섯 구간으로 나누어 자산의 상대적 위치를 설명한다. 현재는 금리 인하기(A~D) 중에서 B 이후 C로 향하는 구간의 후반부에 해당하는데, 이는 첫 번째 금리 인하가 시작된 이후 경제위기 국면으로 이동하기 전의 상황이다. 이 구간에서 위험자산은 마지막 랠리를 펼치며 고점을 경신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최근 미국 증시와 비트코인은 신고가를 기록하며 시장의 위험선호 심리를 반영했다. 반면 금과 미국채, 달러 같은 안전자산은 아직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진입하지는 않았지만, 사이클상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곧 상대적 우위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이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