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9 (일)

  • 구름조금동두천 18.6℃
  • 맑음강릉 16.3℃
  • 맑음서울 19.9℃
  • 맑음대전 19.7℃
  • 맑음대구 21.1℃
  • 맑음울산 17.6℃
  • 맑음광주 20.9℃
  • 맑음부산 18.7℃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19.9℃
  • 맑음강화 15.4℃
  • 맑음보은 18.5℃
  • 맑음금산 17.4℃
  • 맑음강진군 19.3℃
  • 맑음경주시 17.4℃
  • 맑음거제 18.8℃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기념일의 의미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352)

지난 일요일 필자가 20년간 활동했던 학회의 30주년 기념행사가 있었다. 원로 교수님들의 축사와 지나온 발자취 강연을 들으며 젊었던 시절의 추억과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오랜 시간을 같이 활동해온 많은 선생님들이 새삼 반가웠다. 이렇듯이 우리 주변에서 조금만 돌아보면 의미를 지닌 기념일이 많이 있다. 얼마 전 동창회로부터 내년에 졸업 30주년 행사를 한다는 편지를 받았다. 벌써 필자의 나이가 그런가하며 새삼 놀랐다.

기념일은 시간의 경과에 따른 기억 속의 이벤트로서 긍정적인 평가일 때는 개인에 있어서는 연륜이나 경륜으로, 단체나 국가는 역사로 표현된다. 반면 부정적인 경우에는 적폐, 폐단, 구습, 악습이란 표현이 따라온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평가가 유지되는 경우도 있지만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역사학자들이 역사를 팩트(역사적 사실)로 보는 이들과 평가 시점의 가치로 보는 이들로 나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념일은 작게는 개인적으로, 크게는 범국가적인 의미가 있다.

교정의인 필자에게는 의미가 있는 기념일은 올해가 현대 치과교정학의 창시자인 Angle 선생이 최초의 교정 장치인 E Arch 장치를 만든 지 110년 되는 해이다. 그의 제자이며 현대 교정학의 학문적 토대를 만든 Brodie 선생의 탄생 120주년이다. 내년은 MEAW 테크닉을 만든 자랑스러운 한국인 김영호 교수님의 10주기 해이다. 또 올해는 현재 한국 교정계를 만드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신 김일봉 박사님의 5주기가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런 분들의 기록과 추억이 필자에게는 의미가 있는 기념일이다. 생전에 일본에서 강연하며 유학생을 무료로 초청해 강의를 듣게 해 주시고 사진도 같이 찍어주시던 김영호 선생님의 모습은 지금도 자랑스럽다. 항상 멋진 모습으로 치과의사의 삶을 멋있게 사는 방법을 가르쳐 주시던 김일봉 교수님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한편 요즘 세간에서는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라고 동상 건립 찬반문제로 시끄럽다. 5000년의 빈곤을 타파한 위인이라는 주장과 독재자라는 주장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 내년이 조선을 구한 이순신 장군 420주기이다. 내후년이 안중근 의사가 메이지유신의 주역으로 일본의 심장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지 110년이 된다. 만약 이토가 살아있었다면 진주만 공격은 없었을 것이고, 근대사는 변하였으며 더불어 조선의 독립은 요원했을 것이다. 국외를 보면 지난달이 의사를 포기하고 혁명가의 삶을 살았던 체 게바라 50주기였다. 내년은 인도의 정신 마하트마 간디 70주기이다. 올해는 미국 케네디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다. 이런 모든 기록의 기원이 된 예수님 탄생은 2017년이 되었고 부처님 탄생은 2561년이 되었다. 공자는 1466년이 되었고 이슬람의 창시자 모함마드의 탄생는 1447년이 되었다. 이런 수많은 기념일들이 다양한 의미로 각자의 기억과 추억을 타고 생각과 마음속에 들어와 있다. 

기념일들은 혼자 혹은 가족이나 동료들과 같이 공유하게 된다. 추억의 공유는 심리적으로 공동체 의식을 재확인시키며 더욱 공고하게 한다. 연인이나 부부가 생일, 결혼기념일, 만난 지 100일 등을 기억하는 이유이다. 국가도 이런 의미에서 지난 일들을 기록하고, 기억한다. 그것이 역사가 된다. 그러나 국가적 사건은 개인과 달리 과거를 평가하는 역사적 기준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도 있다. 역사는 긴 시간적 의미를 지닌 듯하지만 실제로는 평가하는 자와 시대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 순간적인 의미도 지닌다. 단순히 생각하면 역사를 팩트(역사적 사실)의 연결로 인식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은 팩트를 역사로 보지 않고 현 시대에서 평가되어질 때를 비로소 살아있는 역사로 본다.

즉, 팩트는 냉장고에 들어 있는 요리 재료이고 그것들이 조리되어 음식이 되었을 때를 비로소 역사라고 보는 것이다. 교정과 의사 대부분이 이름을 모르는 Brodie 선생이 필자에게만 의미 있는 것은 스승의 스승님이셨기 때문이다. 기념일이란 각자 마음속에서 소중할 때 비로소 그 가치가 살아나는 것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데이트폭력의 심리
수능만점자였던 의대생이 데이트 폭력을 넘어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사건이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최근 데이트폭력이 급증했다. 3일에 1명꼴로 데이트 사망이 발생한다고 한다.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은 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평생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겪는 것이다. 통상 데이트폭력 가해자는 친절하게 잘해주다가 서로 간에 트러블이 생기는 날부터 조그만 폭력이 시작된다. 그리고 점점 강도가 증가하며, 항상 ‘폭력→사과→애걸→맹세→협박’이란 동일한 패턴을 반복한다. 심리학적으로 데이트폭력 원인은 간단하다. 집착이다. 어려서 사랑하거나 신뢰했던 사람으로부터 강제적으로 멀어졌거나, 심리적으로 버림받았다고 느꼈거나,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한 경우에 집착이 심해진다. 이들은 헤어짐을 이별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버림받음으로 인식한다. 버림받는다는 인식은 단지 상상만으로도 절망에 빠지고 결국 극단적인 행동으로 치닫게 될 수 있다. 인기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악역 배우의 마지막 대사인 “내 것이 아니면 남의 것도 될 수 없다”가 집착 심리의 전형적인 말이다. 심리적으로 그는 경계성 성격장애에 속한다. 이들은 과거에 버림받은 경험에 대한 반발심리로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

재테크

더보기

2024년 미국배당 투자에 대한 생각 feat.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부채위기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배당 투자에 대해서 지난 시간에 최근 1~2년 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배당투자 인기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당성장 ETF인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와 JEPI(JP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의 최근 수익률이 S&P500 지수 대비 저조했다는 사실을 알아봤다. 다른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의 cash flow(현금흐름)를 기반으로 한 미국 배당투자가 기대에 못 미쳤던 이유는 인플레이션과 화폐가치 절하 때문이다. 전 세계 명목화폐의 기축통화인 달러를 사용하는 미국마저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가고 있는 길목에 있는 지금 현금흐름의 가치와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투자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시간에는 최근 금융 환경의 변화가 배당 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뤄 보겠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미국 정부의 대규모 경제 부양책과 연준의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로 인한 통화정책이 초래한 인플레이션은 기준금리 사이클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1970년대 인플레이션을 고금리 통화정책과 지정학적 위기 해소(소련 붕괴와 미중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