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9 (화)

  • 맑음동두천 9.5℃
  • 맑음강릉 7.7℃
  • 맑음서울 11.9℃
  • 맑음대전 10.4℃
  • 맑음대구 14.5℃
  • 맑음울산 10.8℃
  • 맑음광주 10.1℃
  • 맑음부산 14.3℃
  • 맑음고창 6.8℃
  • 맑음제주 12.2℃
  • 맑음강화 12.5℃
  • 맑음보은 7.2℃
  • 맑음금산 8.2℃
  • 맑음강진군 9.5℃
  • 맑음경주시 10.9℃
  • 맑음거제 12.8℃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청주 치과의사 피습사건을 접하며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365)

청주 치과의사 피습사건에 대해 생각하면서 참담한 심정에 한동안 이 글을 시작하지 못했다. 우선 피해 선생님이 빨리 회복하시기를 기원한다. 2016년 광주에서 발생한 피습사건 이후 2년 만에 재발한 흉기 피습이므로 걱정이 앞선다. 광주와 청주라는 연관성이 없는 지역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우연적 일과성이 아닌 향후 전반적이면서 반복될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하기 때문에 그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이 글이 치과의사들에게 범인들의 심리상태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다시는 유사한 형태의 사건이 발생되지 못하게 예방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두 사건을 비교해보면, 크게 범인이 흉기를 사용한 점, 40대와 60대의 성인남자, 지속적인 불만을 토로해온 것, 치료 중인 의사를 뒤에서 공격한 것 등이 유사하다. 이 4가지 요소를 분석해보면, 40대 이후의 성인 남자가 등 뒤에서 흉기를 사용했다는 것은 상대가 강자이고 자신이 약자라는 동물적 본능을 암시하고 있다. 이 두 사건의 두 번째 유사성은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범인들은 자신들의 요구나 주장이 더 이상 개선될 객관적 가능성이 없음을 인지했기 때문에 미리 흉기를 준비하고 피해자들이 모르게 접근해 가해한 것이다. 이것은 순간적 분노조절장애보다는 보복이나 복수 심리에 가깝다. 또 현장에서 도주하지 않은 것은 안중근 의사와 같이 자신들의 행위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심리이다. 

이런 일련의 사건에서 치과의사들이 가장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범인들이 치과의사를 강자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의료분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양 쪽이 모두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데 있다. 분쟁이 발생하면 치과의사는 공격을 받고 당하는 을의 입장이라 생각하기 쉽다. 또한 불만을 제기하는 환자들도 자신들이 을이라서 불리하다고 생각한다. 치과의사는 협상하는 과정에서 공격을 방어하는 을이란 입장에서 금전적 보상이나 법적인 공권력의 도움을 받는다. 반면 공격을 해야 하는 환자 입장에서는 객관적 협상이 끝난 후도 뒤돌아보아 주관적으로 억울함이 남을 수 있다. 그 억울함은 다양한 형태의 복수로 실행될 수 있다. 작게는 인터넷 악플부터 피습까지, 특히 자존감이 떨어지는 사람이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으면 극단적인 행동을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진료만 하는 치과의사가 잠깐 만나는 환자의 개인적인 성향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치과의사가 할 수 있는 것은 환자 불만이나 불평이 유발되었을 때 환자 입장에서 그 타당성을 평가해보는 것이다. 환자 불만에 타당성이 있다면 긍정하고 문제를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해결하면 된다. 하지만 환자 불만이 객관적 타당성이 없다면 긴장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그것은 환자가 이성적 판단에 근거한 것이 아니고 감정적인 문제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감정에서 출발한 문제를 이성적으로 해결하려 하면 사건은 해결되지 않고 더욱 어렵게 꼬여가며, 환자는 무시당하고 피해당한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진다. 따라서 감정적인 문제를 보이는 환자는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감정문제의 가장 핵심에는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있다. 40대 이후 남성이 범인인 이유 속에는 ‘지금은 비록 이렇지만, 내가 누구였는데, 니들이’라는 지난 세월 동안 사회에서 겪은 패배에 대한 반발심리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환자 불만에 대하여 접근할 때에 두 가지 생각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우선 환자에게 감정적으로 존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야 하며, 최소한 무시한다는 느낌은 절대 피해야 한다. 그 후 이성적인 접근을 통해 협상을 해야 한다. 상대가 감정적인 접근을 하면 같이 감성적 해결 방법을, 이성적이면 이성적으로 대응을 하고, 가장 피해야 하는 것은 상대가 감정적 접근을 하는데 이성적 판단만을 앞세우고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막무가내에 대책 없이 무리한 경우도 많을 것이다. 감정에 대한 감성적 해결 방법은 심적으로 억울하겠지만 그래도 사태가 최악으로 가는 것은 막을 수 있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관세전쟁과 자산시장 전망 | 미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중심 분석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는 글로벌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약 10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자산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증시는 기록적인 변동 폭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국채(TLT) 금리와 달러 인덱스(DXY)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 자산 배분 전략의 관점에서 향후 대응 전략을 제시해보겠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관세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해 4월 2일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시장참여자들은 지금이 긴 하락장의 초입인지, 이벤트로 인한 단기적 주가 조정에 그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채 금리의 급격한 변화와 달러 인덱스의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