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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의료를 상품으로 파는 시대는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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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368)

글을 잘 쓰는 방법 중의 하나로 주어를 잘 정하는 방법이 있다. 주어에 따라서 문장과 문맥 그리고 강조되는 것과 주장하는 것의 강약이 달라진다. 물론 끝맺음도 마찬가지다. 영화 ‘내부자들’의 명대사 중 “끝에 단어 세 개만 좀 바꿉시다. ‘볼 수 있다’가 아니라 ‘매우 보여진다’로”에서처럼 단어 사용 방법에 따라 전달되는 느낌이 달라진다. 말도 이와 유사하다. 주체를 누구로 정하느냐에 따라서 대화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대화 주체는 자신(본인)이다. 본인이 주체가 되어 대화가 진행되면 생각의 흐름도 의도한 것과 무관하게 무의식적으로 자기중심적이 된다. 대화 중에 나와 너로 구분된다. 나와 너로 구분되는 순간 대립관계가 성립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반면 대화의 주체가 내가 아닌 상대방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상대방이 주체가 되면 생각도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객관성을 띠게 된다. 이때 상대방과 ‘너와 나’가 아닌 ‘우리’의 개념으로 대화가 진행될 수 있다. 

치과의사는 일단 ‘환자의 욕구’에 의해 환자를 처음 만나게 된다. 환자들은 자신들의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치과에 내원하면서도 마음은 마치 상점에 물건을 사러 갔을 때처럼 흥정의 개념으로 경각심을 갖고 대화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 상황에서 치과의사는 환자에게 의료라는 물건을 파는 입장이 아닌 상대 욕구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조력자임을 설득하여야 한다. 의사나 치과의사가  도덕적으로나 전문인으로서 존중되고 존경받던 과거시절에는 당연한 일이었으나, 지금처럼 단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전문직으로 인식되는 현실에서는 이런 설득은 반드시 필요한 단계다. 단순히 의료상품을 파는 것이 아님을 인식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를 대하는 모든 직원이 동일한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의료는 판매상품이 아니고 환자의 욕구해소에 도움을 주는 조력행위임을 인식해야 한다. 고민을 상담해주는 상담사와 같은 도움자이지 문제를 완전히 개선시키는 해결사가 아니다. 의료를 상품화하여 판매했기 때문에 반품되며 분쟁이 발생하였다. 완전한 해결사를 자처하였기 때문에 불완전한 해결에 대한 책임논란이 발생하였다. 결국 의료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의료를 판매하지 않고 환자의 욕구 해결을 위한 조력자로 생각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의료인들은 스스로 의료를 서비스로 상품화시킨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의료가 상품화되기 이전에는 ‘선생님’이었다. 의료 상품을 팔면서 ‘전문상인’이 되었다. 이젠 ‘전문 조력자’로 변해야 한다.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의료분쟁과 의료인을 상대로 한 폭력은 더욱 증가될 것이다. 의료인 폭행사건은 대체로 2008년 이후에 급격히 증가하였다. 2008년에 사회적으로 리먼사태가 있었다. 우리 사회는 1997년 말에 IMF로 심한 경제적인 타격을 받았고 10년 후인 2008년에 리먼사태로 또 다시 충격을 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사람들의 분노 조절장애가 급격히 증가된 것은 경제적인 어려움과 관련돼 보인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젠 치과의사가 스스로 변해야 한다. 생각을 바꾸어 환자와 대화를 해야 하는 시대이다. 대화 주체(주어)를 환자로 시작하여 자연스럽게 환자 욕구 해소를 도와주는 조력자로 인식되어야 한다. 예전에는 환자가 내원하면 그가 누구든지 어떤 사람이든지 단지 치료만 해주면 끝났다. 대다수 환자가 정상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상식이 통용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환자의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서 환자와 사전에 조율된 치료를 선택하여야 한다. 

초진환자를 만나는 것이, 과거에는 조건보다 외모였던 소개팅의 의미였다면 지금은 조건을 따지고 재고 맞추고 해야 하는 맞선의 의미다. 맞선을 보듯이 초진상담에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하여 최대한 조율을 하여야 한다. 초진상담에서 발생 가능한 최악의 상태를 점검하고 토의되면 의료분쟁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제 의료를 상품으로 파는 시대는 지났다. 의료상품을 팔수록 의료인 삶의 질은 점점 하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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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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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전쟁과 자산시장 전망 | 미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중심 분석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는 글로벌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약 10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자산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증시는 기록적인 변동 폭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국채(TLT) 금리와 달러 인덱스(DXY)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 자산 배분 전략의 관점에서 향후 대응 전략을 제시해보겠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관세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해 4월 2일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시장참여자들은 지금이 긴 하락장의 초입인지, 이벤트로 인한 단기적 주가 조정에 그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채 금리의 급격한 변화와 달러 인덱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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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